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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 서울대도 ‘여성학’에 눈떴다
[경향신문 2004-02-08 19:12:00]
서울대가 올해부터 여성학 강의를 대폭 강화한다. 서울대는 올해 2학기부터 학부 과정에 여성학 강의 4개를 한꺼번에 신설할 것이라고 8일 밝혔다. 신설되는 과목은 ‘한국문학과 여성’ ‘여성과 미학’ ‘여성학의 이해’ ‘섹슈얼리티와 성평등’ 등이다.
또 대학원 여성학 협동과정에서도 이번 학기부터 ‘여성주의 인식론’ ‘성과 사회통제’ ‘페미니즘 이론’ ‘양적 연구방법’ 등이 개설된다. 특히 학부생도 4학년은 이 강좌를 들으면 학점이 인정된다.
대학 규모에 비해 그간 여성학 연구와 강의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서울대가 이처럼 여성학 강의를 강화함에 따라 타 대학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간 학교측에 줄기차게 여성학 강의 확대를 요구해왔던 관악여성모임연대 등 여학생 자치단위는 이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이들은 “이화여대·외국어대 등 타 대학에 비해 빈약한 커리큘럼 때문에 외부 세미나를 통해 여성학을 접할 수밖에 없었던 학생들에게 올해는 반가운 해가 될 것”이라며 “그간 서울대에서 상대적으로 도외시돼 왔던 여성학의 위치를 진전시키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서울대에는 기존에 ‘여성사’ ‘종교와 여성’ ‘여성과 사회’ 등 3개의 여성학 강의가 있었으며 지난해 법대에 첫 여교수가 임명되면서 ‘법여성학’ 과목이 신설된 바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여성학적 토대없이 각 과에서 여교수에게 떠넘기기 식으로 여성학 강의가 이뤄져왔다”며 “남성작가의 작품만 다루는 문학수업을 개선하고, 성폭력·섹슈얼리티 등 여성학 현안에 대한 강의를 개설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서울대 변창구 교무부처장은 “여성학은 시대적 추세인 데다 학생들의 요구로 강의를 확대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이는 여학생들만을 위한 강의가 아니며, 남학생들에게도 균형적인 사고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대학원 여성학 강의 계획안도 모두 수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여성학 강의를 더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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