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부시 대통령이 왜 나빠”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느닷없이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어떻게 대답해 줘야 할까

남북어린이어깨동무 평화교육팀 최혜경 간사는 “아이들에게 전쟁에 대해 얘기할 때는 갈등 당사자들의 개별적인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전쟁 때문에 아이 또래의 어린이들이 겪을 고통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경우 죄없는 이라크 어린이들이 죽거나 다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된다는 얘기다. 이 때 아이와 함께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한 책(표 참조)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더욱 이해를 높일 수 있다

현재의 갈등 상황을 아이들 상황에 대입시켜 설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강대국인 미국과 약소국인 이라크를 아이 반 친구들 중 힘 센 아이와 약한 아이에 비유해, 자기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고 해서 약한 아이를 함부로 때리는 것이 과연 옳바른 일인지, 폭력을 쓰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것이다.

북한 핵 문제의 경우, 우선 핵무기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한 뒤, 북한 핵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 할 수 있는 북한의 에너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눠볼 수도 있다. 경제 제재나 군사적 위협을 통한 해결보다는, 전기가 끊겨 추위에 떨고 있는 북한 어린이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평화인권연대 최정현진 상임활동가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부모의 감정과 가치 판단을 개입시키지 말고 아이들 눈높이에서 있는 그대로 전달만 하면 아이들은 스스로 판단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 사건의 경우, 여학생들이 왜 죽었으며, 가해자인 미군들은 어떻게 됐는지 등을 이야기하면 아이들은 “왜”라는 질문을 통해 자기들 수준에서 뭐가 문제인지를 깨닫는다는 것이다.

한겨레 이종규 기자

평화교육 관련 책

<생각의 힘을 키워주는 철학 맛보기>(브리지뜨 라베 지음, 소금창고 펴냄)

<세계 어린이와 함께 배우는 시민학교>(로라 자페 지음, 푸른숲 펴냄)

<여섯 사람>(데이비드 매키 지음, 비룡소 펴냄)

<나는 평화를 꿈꿔요>(유니세프 엮음, 비룡소 펴냄)

<엄마 없는 날>(이원수 지음, 웅진닷컴 펴냄)

<전쟁과 소년>(윤정모 지음, 푸른나무 펴냄)

<북한에서 온 내 친구>(정진경 등 지음, 우리교육 펴냄)

<난 두렵지 않아요>(프란체스코 다다모 지음, 중앙M&B 펴냄)

<무기 팔지 마세요>(위기철 지음, 청년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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