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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신나는 거 없어요?" 삶이 바람 한 점 없이 건조하다던 여형사 박솔미가 자칭 예술가인 이성재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성재는 대뜸 자이브를 권하고, 둘은 병원 옥상에서 흥겨운 자이브 스텝을 밟는다. 영화 <바람의 전설>의 한 장면이 캠퍼스로 옮겨왔다. 따스한 4월의 햇살이 내리쬐는 서울 흑석동의 중앙대 캠퍼스에서 남녀 대학생 40명이 짝을 이뤄 자이브를 추고 있었다. "원, 투, 퀵~ 퀵~! 팔은 수평으로! 중지는 내리고!" 댄스스포츠 수업의 강사인 이선우 대한댄스스포츠진흥회 회장의 힘찬 구령과 스윙 리듬에 맞춰서 학생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아메리칸 스핀, 힙 범프 등 자이브의 동작들을 하나하나 익혀나갔다. 자이브는 1927년께 뉴욕의 흑인 거주지에서 생겨나 제 2차 세계대전 중 미국 군인들에 의해 유럽으로 퍼져나간 춤. 볼룸 댄스로 불렸던 댄스스포츠는 현재 대한체육회에 등록돼있는 어엿한 스포츠 종목이다. 댄스스포츠는 크게 남녀가 붙어서 추는 모던 댄스와 남녀가 떨어져서 추는 활동적인 춤인 라틴 댄스로 나뉘어진다. 모던 댄스에는 왈츠, 폭스트롯트, 퀵스텝, 탱고, 비에니스왈츠가 있고, 라틴 댄스에는 룸바, 삼바, 파소도블, 차차차, 자이브가 있다. 국내에는 구한말 러시아 공사에 의해 처음 소개됐지만 새마을 운동의 여파 속에 교습이 금지되면서 음지로 스며드는 바람에 본래의 형태나 의미가 크게 훼손됐다. 이회장은 "영화 <쉘위댄스> 이후 국내에서도 댄스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저변도 크게 넓어졌다"며 "퇴폐적이라는 편견과 달리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는 건전한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끊임없이 스텝을 밟아야하기 때문에 운동량이 많고, 음악이 곁들여지기 때문에 감성적으로도 좋으며 두 사람이 하모니를 이뤄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협동심을 키울 수 있다는 것. 춤을 좋아해서 댄스동아리에서도 활동하고 있다는 김수진씨(아동복지학과 3학년)는 "파트너와 함께 추기 때문에 쑥스럽기도 하지만 생소한 춤을 배우는 게 너무 재밌다"며 "수강 신청 첫날 마감될 만큼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소개했다. 음악과 춤, 젊음이 어우러진 댄스스포츠 수업은 2시간 내내 활기가 넘쳤다. 재미있는 것은 여학생 숫자가 훨씬 많다는 것. 파트너를 정할 때도 여학생들이 마음에 드는 남학생을 찍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지성씨(체육학과 3학년)는 "춤을 잘 못춰서 그런지 거의 맨마지막으로 낙찰됐다"고 웃은 뒤 "한 학기 동안 자이브와 차차차를 배우는데 기회가 되면 다른 춤도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댄스스포츠 배울 만한 곳 서울=댄스스포츠 진흥회=02-566-1114 =댄스스포츠 교사협회=02-322-2301 =보라매 댄스스쿨=02-2181-2000 =이계창 댄스스포츠=02-874-2214 =이만호 댄스스쿨=02-588-6979 부산=백종열 댄스스포츠=051-556-6219 대구=김영호 댄스스포츠=053-554-8001 대전=조&박 댄스아카데미=042-628-2253 경기=상록수 댄스스포츠=031-408-7803 경기=김정곤·조아라 댄스=031-425-412 전남=임정심 댄스스포츠=061-742-1230 경북=댄스스포츠 경북연맹=054-458-2933 경남=강월규 댄스스포츠=055-273-8559 울산=한국댄스 스포츠=052-268-3875 춘천=올림픽 댄스스포츠=033-243-2575 제주=탑 댄스스포츠=064-702-3354
김지원 기자 eddie@hot.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