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든 음식물을 부수는 대장입니다.” 서울 동의초등 6학년 2반 어린이들이 모둠별로 우리 몸의 소화 기관이 하는 일 등을 연극으로 꾸며 표현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이나 장관도 되어 보고, 귀뚜라미ㆍ작은창자가 되기도 해요.”

서울 동의초등학교(교장 최형순) 6학년 어린이들은 국어ㆍ사회ㆍ과학 가운데 주요 내용을 연극으로 재구성해 발표하는 색다른 활동을 통해, 깊이 이해하고 그 원리까지 깨치며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다.

“나는 음식왕이다. 내가 다니는 길은 식도(食道)다. 하하하~.”ㆍ“25 ㎝나 되는 이 길을 지나면 나의 궁전인 위가 나오느니라.”

21일 오전 동의초등 6학년 2반 교실에서는 소화 기관을 주제로 5 분짜리 토막 연극이 잇달아 펼쳤다. 입ㆍ식도ㆍ위ㆍ십이지장ㆍ작은창자ㆍ큰창자 등 소화 기관들의 하는 일과 얼개를 소개하는 연극을 모둠별로 선보였다.

이에 앞서 어린이들은 모둠 단위로 소화 기관을 하나씩 맡아 인터넷이나 백과사전 등에서 자료들을 찾고 토론 등을 통해 그 기관에 대해 확실히 이해한 다음, 연극 대본을 썼다.

이어 대본에 맞춰 그 소화 기관을 시각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무대 장치나 다른 소도구들을 준비했다. 그러고 나서, 그 기관의 특징을 나타낼 수 있는 몸짓 등을 연구하며 연습을 거듭한 끝에 이 날 공연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에 어린이들은 먼저 자신들이 맡은 기관을 제대로 알고, 공연으로 다른 친구들이 바로 이해하도록 이끌어 주게 된다.

이 어린이들은 지난 주 사회 시간에 행정 부서의 장관이 되어 ‘우리글 바로 쓰기 방안’ 찾는 연극을 펼쳤다. 이 밖에도 과학ㆍ환경 공부를 할 때는 식물ㆍ동물 되어 그들의 입장(立場)을 발표하고, 국어 시간엔 발렌타인 데이ㆍ화이 트데이ㆍ블랙 데이 등을 주제로 연극을 꾸몄으며, 사회과에서 정약용ㆍ김정호ㆍ유관순 누나 등 역사 인물 되어 그 시대를 되살려 공부했다.

연극으로 공부하기는 어린이들에게 입장을 달리해서 보는 자세를 길러 주고, 역사나 현상 속에 들어가 생각하는 능력까지 길러 주고 있다.

김선희 교사는 “어린이들끼리 서로 경쟁자가 아니라 공부를 돕는 사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 것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소년한국/글ㆍ사진=강옥지 기자 ojka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