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통에 명함이 많이 들어 있다. 한 장을 꺼내서 긴 쪽의 길이를 재니 9㎝다. 그렇다면 자를 이용하지 않고 짧은 쪽의 길이를 알아 보자. 명함을 찢거나 접어서는 안된다.”

명함을 찢거나 접어서는 안된다는 조건 때문에 어려워 하는 문제다. 명함을 대각선으로 놓아 보기도 하고 포개 보기도 하지만 답이 나오지는 않는다.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해결하면 된다.(그림)

짧은 쪽의 길이를 자로 재지 않고 알아 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앞과 같이 명함의 가로와 세로를 일치시켜 배치하면 된다. 명함 5장의 짧은 쪽 길이는 27㎝이기 때문에 한 장의 길이는 5.4㎝가 된다. 꽤 통찰력을 요구하는 문제였던 것 같다. 이런 성격의 문제를 아이들에게 제시하면서 카드의 짧은 쪽 길이를 제시해 보자.

 “카드가 있다. 한 장을 꺼내서 짧은 쪽의 길이를 재니 5㎝다. 그렇다면 자를 이용하지 않고 긴 쪽의 길이를 알아 보자. 카드를 찢거나 접어서는 안된다.”

 위의 문제에서 보듯이 생각할 때 모든 조건이 열려 있는 것보다는 의도적으로 조건을 가혹하게 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자유스럽고 풍부한 조건이 갖추어진 환경에서 좋은 생각이 많이 나온다고 하는 일부 학자들의 주장과는 다른 내용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주어진 조건이 열악하더라도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에 의해서 얻어진다.

 임선하/현대창의성연구소장 www.creman.net (한겨레 함께하는 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