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생각이 부지런한 사람은 대상을 다양하게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만질 수 있는 물건을 갖고 있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할까 머릿 속으로 장면을 생생하게 그려가면서 생각할 것이다. 특정한 구체물이 없어도 머릿 속에서 대상물을 회전시키는 능력, 즉 공간 회전 능력은 창의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문제> 1l짜리 되가 있다. 이 되로 0.5l의 물을 뜨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은 되라는 대상물을 머릿 속에서 회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은 1l짜리 되로 0.5l의 물을 뜨는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다. 되를 기울여 안쪽 모서리까지 보이게 하면 정확히 1l의 반인 0.5l의 물을 뜰 수 있다. 시장에 가서 곡물을 파는 상인이 되를 이용하는 방법을 살펴 보자. 위와 같이 할 것이다.

<문제> 그림과 같은 상자가 있다. 이 상자의 안쪽 사선인 대각선 A와 B의 길이를 알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보면 볼수록 복잡한 문제이다. 하지만 머릿 속에서 대상물을 잘 회전시킬 수 있는 사람에게는 별로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뒤집어 보면 쉽게 보인다. B 위에 30cm의 수직선을 세운다. 그런 다음 수직선 꼭지와 C를 잇는다. 이 선의 길이는 문제에서 요구하는 A와 B의 길이와 같다.

사물의 방향을 마음대로 바꾸는 경험을 한 사람은 다양한 해결책을 금방 찾아낸다.

임선하/ 현대창의성연구소장, creman@korea.com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