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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방법 및 사례
[사례] 작은학교가 아름답다 - 전북 남원시 송동중
△ “난 가야금 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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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라 오나라 아주 오나~.”
지난 9일 오후 전북 남원시 송동면 신평리 송동중 2층 음악실. 드라마 〈대장금〉의 주제가 ‘오나라’를 부르는 여학생들의 목소리가 구성지다. 외부 전문 강사의 장구 장단에 맞춰 가야금을 타며 가야금 병창 솜씨를 한껏 뽐낸다. ‘오나라’에 이어 경기 민요 ‘고향의 봄’, ‘꽃타령’ 등이 가야금 가락에 실려 호젓한 교정에 울려 퍼진다. 같은 시간 복도 반대쪽 맨 끝 교실에서는 신명나는 사물놀이가 펼쳐지고, 1층 멀티미디어실에서는 서예반 학생들이 숨을 죽인 채 ‘송죽처럼 굳센 절개’라는 글귀를 써 내려 간다. 강당에서는 태권도반 학생들이 발차기 연습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한가지 골라 3년간 지도
학력 고민은 좀 있지만…
교사-학생들 정 돈독하고
개별지도도 받을수 있죠
이 학교 학생들은 매주 화요일 7교시와 목요일 7, 8교시에 이렇게 특기적성 활동을 한다. 2001년부터 4년째 이뤄지고 있는 연중 방과후 교육 프로그램이다. 전교생 50명이 한 명도 빠짐없이 한 과목씩을 선택해 3년 동안 꾸준히 전문 강사의 지도를 받는다. 과목은 가야금, 사물놀이, 서예, 태권도 4개다. 강사료와 재료비 등 모든 비용을 학교 운영비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별도의 수강료는 일절 받지 않는다. 특기적성 활동을 통해 자기의 소질을 발견한 가야금반의 한 3학년 학생은 현재 국악고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이 학교 선신영 교사는 “학교 쪽의 의지만 있다면 특기적성 교육 프로그램을 내실있게 운영할 수 있는 것도 작은 학교의 장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중학교에서도 이처럼 작은 학교가 가진 장점은 많다. 전형적인 농촌의 소규모 학교인 송동중을 봐도 그렇다. 우선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의 정서적 유대감이 매우 돈독하다. 학생 수가 적어 ‘인격적인 만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학교 연구부장 한상숙 교사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장단점과 성격, 소질, 학업 능력, 가정형편 등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미(13·1년)양은 “유치원 때부터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계속 한 반에서 공부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아서 그런지 서로 너무 친하고, 선후배 사이에도 전혀 스스럼이 없다”고 자랑했다.
△ “넌 붓글씨 쓰고” |
개별 지도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국어를 담당하는 선 교사는 “수업시간에 모든 아이들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학생들과 좀 더 활발하게 상호작용을 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처지는 학생들에게 좀 더 많은 배려를 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선 교사는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마다 45분 동안 쓰기와 말하기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따로 모아 놓고 보충수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게 마련이다. 다른 소규모 중학교와 마찬가지로, 송동중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의 ‘학력’이다. 농촌 학교라고 해서 ‘대학 입시’라는 현실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농촌 학교가 도시 학교에 비해 학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뭘까? 교사와 학생들의 진단은 일치한다. 한마디로 “학생들 사이에 경쟁 의식과 공부에 대한 의욕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박유진(15·3년)양은 “우리 학교는 학생 수가 적다 보니 서로 너무 친하고, 그러다 보니 서로를 경쟁 상대로 여기지 않는다”며 “몇 백 명 중에 몇 등인지 전교 석차가 나오는 시내 학교에 비해, 우리 학교는 기껏해야 20명 안팎밖에 되지 않는 한 반의 등수가 전교 등수가 되니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작은 학교의 장점이 점수 따기 위주의 입시 교육 현실 앞에서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는 셈이다.
선 교사는 “이농과 전학에 따른 지속적인 학생 수 감소가 학생들의 학습 의욕 저하로 이어지고, 농촌 경제가 너무 어려우니 부모들도 먹고살기에 바빠 자녀 교육에 관심을 둘 여력이 없어 갈수록 농촌 학생의 학력이 떨어지고, 자녀의 학력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이농과 전학을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씁쓸해 했다. 〈끝〉
남원/글·사진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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