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한바퀴 직접 돌지 않고도 지구의 둘레를 잰 사람이 있다. 에라토스테네스는 같은 시각 두 지점에 비치는 태양빛의 각도를 이용해 지구의 둘레를 계산했다. 지구의 전체 둘레에 비추어보면 아주 가까운 거리인 8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두 지점에서의 태양의 각도를 토대로 원(지구가 둥그니까)의 전체 각도에 해당하는 거리를 계산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지구 둘레가 4만㎞였는데, 오늘날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지구 둘레인 4만75㎞와 거의 같은 수치이다.

길이를 재는 자는 다른 곳에 있지 않고 바로 문제를 해결하는 우리의 마음 속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들이다. 아래의 문제도 마음 속에 자를 그린 다음에 해결하면 쉽게 풀리는 문제이다.

모눈 종이의 눈금은 가로 세로 1㎝이다. 그렇다면 모눈종이 위에 그려진 정사각형의 넓이는 각각 얼마인가? 자를 들이댈 필요는 없다. 모눈 종이의 눈금을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빗금으로 이어져 있어서 정사각형의 한변의 길이를 알기 어렵다. 어떻게 알아낼까? 이것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다.

사각형 그림을 잘 보면 넓이를 이미 알 수 있는 정보를 가진 삼각형이 여러 개 들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왼쪽 삼각형의 한 변의 길이는 2㎝이고, 다른 한 변의 길이는 3㎝이다. 이런 삼각형이 몇 개인지 마음 속으로 그려 보자. 네 개가 있다. 그리고 가운데 부분에 가로 세로 1㎝ 크기의 빈 공간이 있다. 그렇다면 이 사각형의 넓이는 삼각형 네 개와 가운데 사각형 하나의 넓이를 합한 것이다. 그렇다고 복잡한 삼각형의 넓이를 계산하는 사람은 없기를 바란다. 삼각형을 두 개 합하면 사각형이 된다. 두 변의 길이를 알고 있는 사각형의 넓이는 쉽게 구해진다. 오른쪽의 큰 사각형의 넓이도 이런 식으로 계산해 보자.

한겨레 임선하/현대창의성연구소장 creman@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