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없는 사진만 보고 어떤 사실 알수있나
지난번엔 어린이들이 논리적 사고를 하는 데 경험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공부했습니다. 이번에는 어린이들의 인지(認知)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험에 대해 공부합니다.

놀이터에서 어린이들이 엄마놀이를 하는 것을 구경한 적이 있습니다.

"착하지. 이제 약 먹을 시간이에요.아~ 하고 입을 크게 벌려 봐요"라며 엄마 역할을 하는 소녀가 약 먹이는 시늉을 합니다.

아기 역할을 맡은 소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얼굴을 찡그립니다. 약은 쓰니까요.

그러자 엄마 역할을 하는 소녀가 "약 먹으면 엄마가 사탕 줄게요"라고 어릅니다.그제서야 아기 역할을 하는 소년은 입을 벌리고 약을 먹는 시늉을 합니다. 사탕은 달콤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어린이들은 어떻게 약은 쓰고 사탕은 달콤하다는 사실을 알았을까요?

어린이들은 관찰을 통해 주변 세계를 이해하게 됩니다. 여기서 관찰이란 넓은 의미로 '보고 듣고 느끼며 겪는' 감각기관의 경험을 말합니다. 즉 쓰거나 단맛은 혀로 알아낸 결과죠.

미국의 실용주의 철학자이자 교육학자인 존 듀이(1859~1952)는 "교육이란 경험을 개조하는 것이요, 경험을 갱신하는 것이요, 경험을 재구성하는 것"이라며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어린이들은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알기 때문에 주변 세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이해하고 싶다면 더 많이 경험하고 관찰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①사진(본지 9월 16일자 S1면)은 지난달 15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육상연맹(IAAF) 그랑프리대회 남자 1백m 경기에서 1등을 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된 미국의 몽고메리(27) 선수의 질주 모습입니다.

먼저 사진을 눈으로 관찰한 후 알게 된 사실을 말해보세요.

☞'입을 다물고 있다''오른손은 주먹을 쥐고 있다' 등.

②우리는 관찰을 통해 사물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몽고메리의 사진을 보며 사람의 특징을 들어봅시다.

☞'팔이 두개다''다리가 두개다''얼굴에는 눈.코.입이 있다' 등입니다.

신문에서 인물 사진을 몇 장 더 고른 뒤 알아낸 특징을 확인하도록 하면 좋습니다.

③신문에서 다양한 사물의 사진을 고른 뒤 각각의 특징을 말해봅시다.

☞새의 사진을 관찰하고 알아낸 새의 특징은 '깃털이 있다', 강아지의 경우 '다리가 네개다' 등입니다.

고학년이라면 '가을의 특징'이나 '육상경기의 특징' 등을 찾아도 좋습니다.

박미영 <통합교육을 위한 NIE연구소장> --중앙일보 2002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