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을 찾아라

좋은 생각을 하기 위해 목욕재개하고 좋은 장소를 골라 눈을 감고 기다릴 필요는 없다. 물론 좋은 생각이 잘 떠오르는 장소와 시간이 있기는 하다.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지 않고 스스로 반성하면서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시간과 장소가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은 어차피 어떤 자극을 받으면 그에 맞춰 적절히 반응하기 때문에 생각이 분출되는 적절한 자극을 주면 좋은 생각이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자극하기에 좋은 조건을 만드는 것이 창의성 교육활동이다.

이번 주에는 별로 관계가 없으면서도 일상적으로 서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특성들을 조합하여 하나의 구체적인 단어로 나타내는 활동을 통해 사물과 사물의 특성들을 연상하는 능력을 키워 본다. 창의적 사고력이 뛰어난 사람의 공통적인 특성은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개 이상의 사물을 자유자재로 결합시키는 능력에 있다. 이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상상할 수 없는 관계를 찾아낸다.

예를 들어 ‘빨강’하면 떠오르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치한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상식이 서로 공유되기 때문이다. ‘빨강’과 ‘원’을 말하면 떠오르는 것도 큰 차이가 없다. 여기까지는 상식적으로 서로 가까운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빨강’, ‘원’ 그리고 ‘딱딱함’이라고 하면 사람마다 다른 반응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여러 특성을 서로 연결짓는 활동을 통상적으로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빨강’, ‘원’, ‘딱딱함’ 그리고 ‘어머니’라고 하면 그만큼 더 개인의 독특한 생각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제 아래의 활동을 통해 특정한 자극을 토대로 다양한 것을 생각해내는 능력 즉 연상능력을 키워보자. 연상활동을 더 잘하도록 하기 위해 일종의 머리풀기 활동인 워밍업 활동으로 특정한 단어를 보고 떠오르는 것들을 의무적으로 5개씩 쓰는 활동을 한다. 워밍업 활동이므로 가능하면 빨리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임선하/현대창의성연구소장 creman@creman.net

<함께 해봅시다>

1. 아래의 각 단어들을 가장 잘 나타내는 특성들을 5가지씩 써라. 가능하면 빨리 빨리 해야 한다. 모든 사람의 답이 다 같지 않다는 점에 유의하자.

봄→ 컴퓨터→

할머니→ 장난감→

버스→ 동화책→

2. 네모 안의 왼쪽에 있는 특성들을 다 가지고 있는 것을 써보자. 천천히 온 정신을 모아 잘 생각해야 한다. 모든 사람의 답이 다 같지 않다는 점에 유의하자.

빵강 노랑

공 봄

태극기 → 노래 →

소리 꽃

텔레비전 아가

매니큐어 화약

꽃 화약도감

손톱 → 대포 →

소녀 왜구

반달 인내

폭포 허수아비

우산 참새

119 → 농부 →

쓰레기 노랑

사람들 홍시

이런 활동이 창의성을 자극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근거는 이렇다. 사물은 매우 다양한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들 특성 중에서 특정한 특성 만을 가려내어 빨강은 사과 또는 사과는 빨강으로 단순화시키고 있다. 이 활동을 통해 사물이 가진 다양한 특성을 파악하고 주시하는 태도를 갖게 된다. 이 특성들 중에서 어떤 특성은 무시되어 왔을 것이기 때문에 중심적인 위치에 있지 않은 특성을 파악하는 자세가 생길 것이다. 이런 자세로부터 비롯되는 민감성과 호기심 그리고 탐구심은 창의적 사고의 중심되는 성향이 된다. 한겨레 함께하는 교육 2002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