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볼, 츄크볼, 티볼, 소프트발리볼, 게이트볼, 세팍타크로, 음악 줄넘기….
서울 영남중은 체육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를 가르치는 곳으로 유명하다. 예체능부장을 맡고 있는 이민표 교사를 중심으로 체육교사들이 교과 협의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네트볼은 여학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종목이다. 2학년 교육과정에 편성된 농구 단원 수업 때 여학생들은 농구 대신 네트볼을 한다. 네트볼은 골대를 세워놓고 공을 그물에 넣는 것은 농구와 비슷하지만, 드리볼을 할 수 없고 패스만으로 공격을 해야 하며, 각자 자기가 맡은 구역에서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등 여성들이 즐기기에 적합하도록 규칙과 방법을 바꾼 여성 전용 ‘변형 농구’이다. 이 교사가 네트볼 수업을 처음 시작한 지난 2002년부터 3년째 방과후 특기적성반이 꾸려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교사는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인 네트볼 특기적성반 1기 학생들은 ‘드림 넷볼’이라는 클럽팀을 만들어 지금까지 틈틈이 네트볼을 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아줌마가 된 뒤에도 계속 네트볼을 하겠다’는 말을 할 때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1학년 학생들이 핸드볼 대신에 하고 있는 츄크볼은 탄력성이 있는 네트에 공을 던져 튀어 나오는 공을 상대방이 잡지 못하면 점수를 얻게 되는 이색 스포츠다. 티볼은 티자형 받침대에 공을 올려 놓고 방망이로 친다는 점을 빼고는 소프트볼과 비슷하다. 소프트발리볼은 3학년 학생들이 배구 대신에 하고 있는 스포츠인데, 배구공보다 가볍고 부드러운 공을 사용해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도 쉽게 할 수 있다.

이 교사는 “교과서에 나오는 기존 스포츠 종목은 선수들에 비해 기술과 체력이 떨어지는 일반 학생들이 햐기에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아이들 수준에 맞게 규칙을 완화하고, 공을 비롯한 운동 도구도 쓰기 편하게 개량한 새로운 스포츠를 많이 접하게 해야 아이들이 흥미와 성취감을 맛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겨레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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