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은 무한한 자유라고 한다.

그렇다. 그 어떤 제약도 허용되지 않는 상태가 바로 창의성의 세계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상태를 동경하면서 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예술가들의 삶은 이 세계에 매우 근접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들이 추구하는 자유는 예술의 속성과 맞아떨어져 예술 작품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예술가들은 그 누구보다 더 많은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이들의 삶 자체는 거의 고통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고독한 자신과의 싸움이다.

이들은 무엇을 위해 자신과 싸우는가 예술에서의 자유를 위해 싸운다. 이들이 추구하는 자유가 느껴지는 상태, 곧 대가의 경지에 도달하면 하찮아 보이는 단 한 번의 붓놀림만으로도 거작을 쏟아내는 공력을 갖게 된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이 무한한 자유인 창의성은 무한한 자유의 상태에서는 길러지기 어렵다. 무한한 자유는 이상이고 지향점인 것이다. 그러니까 무한한 자유는 지금 현재의 것이 아니라 다가오는 미래의 것인 셈이다. 예술가들이 자신을 단련하는 과정은 피나는 수련과 반성의 연속인 것이다. 창의성을 이렇게 받아들이게 되면 지금까지 인류가 쌓아올린 창의적인 성취에 대한 이해는 물론 그에 터한 창의적인 아이디어 개발법을 구안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구안된 창의적인 아이디어 개발법이 강력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인류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라 할 창의성의 전개 과정을 살펴보자.

아주 편안하고 평화스러운 상태보다는 어느 정도 적절한 긴장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창의적인 업적들이 더 많이 나왔음을 알 수 있다. 일례로 불안감을 느낀 섬나라가 대체로 창의적인 업적을 많이 낸 것이라든가(영국이나 일본의 경우) 전쟁 중에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타난 사례(독일, 일본, 미국, 옛소련)를 보면 된다. 섬나라의 경우 제한된 환경 속에서 살다 보니 다른 나라의 정세에 어두울 수밖에 없고, 이런 긴장감이 궁리를 하게 만들고 그 결과 창의적인 산출물을 얻게 되는 것이다. 전쟁도 마찬가지 상황을 이끈다.

조건에 맞게 구성하기 활동은 기본적으로 둘 이상의 사물을 하나의 의미로 결합하는 ‘사고에서의 연합’에 기반을 두고 있다. 주어진 조건은 이 세상을 다 포함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나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이 제한된 조건 속에서 온갖 궁리를 하게 된다.

임선하/현대창의성연구소장 creman@creman.net

〈함께 하기〉

아래의 사물을 이용하여 구성할 수 있는 장면을 쓰자. 그런 다음 각각의 사물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활용되는 것인지를 글로 쓰자. 가능하면 여러 가지 사물을 이용해 장면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

운동화, 종이컵, 연필, 안경, 인형, 접착테이프, 신문, 동전, 머리빗.

(예) 신문기자-운동화, 연필, 안경, 신문, 머리빗.

‘운동화’를 신고 머릿결이 휘날리게 뛰어 사건 현장에 도착한 기자는 ‘머리빗’으로 머리를 빗고, ‘안경’을 끼고 다음 종이에 ‘연필’로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한참 뒤 ‘신문’을 받아든 그는 좋아했다.

위의 예는 사물을 다섯개 선택해 신문기자의 취재 장면으로 구성한 것이다. 여기에 종이컵을 추가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신문을 받아든 그는 기분이 좋아 종이컵에 든 물을 마셨다라고 할 수 있다.

〈평가하기〉

주어진 상황에 맞는 물건을 하나만 고르는 경우보다는 여러 개를 고르는 경우가 더 창의적이다. 그리고 사물을 활용해 전개하는 글이 재미있고 기발하면 좋다.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