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조(時調)에서 조상의 지혜 배우고, 현대 시조로 창의력 길러요."

서울 안평초등학교(교장 심강룡) 전교생 900여 명은 옛 시조를 외우며 조상들의 지혜와 얼을 배우고, 현대 시조를 지으며 우리말 사랑과 창의력을 기르고 있다.

"어버이 살아 신 제 섬길 일란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이하리..."

3일 안평초등 6학년 1반 어린이들은 담임 김창남 교사가 조선 시대 정철이 지은 시조 '어버이 살아 신 제'의 초장을 읊자, 곧 재잘거림을 멈추고 차분하게 중장ㆍ종장을 이어 외웠다. 어린이들은 저마다 시조 카드를 가지고 있지만 보지 않고도 막힘 없이 술술 암송했다.

이 학교 전교생은 매달 옛 시조 한 편, 현대 시조 한 편을 외운다. 옛 시조를 통해서는 옛 선조들의 올곧은 정신과 지혜를 마음 속에 새기며, 현대 시조에서는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마음을 배운다.

이 어린이들이 시조에 맛들인 것은 서울초등시조교육연구회 부회장으로 8 년 째 시조 지도를 해 오고 있는 김창남 교사의 노력 덕분.

김 교사는 '안평 시조 교실'이란 교재를 직접 만들어 다달이 전교 어린이들에게 나눠 준다. 여기서는 암송할 시조와 어린이들이 쓴 본보기 시조를 소개하고, 시조 짓는 법을 알려 주는 '시조 길라잡이'도 연재하고 있다.

이렇게 시조와 가까워진 어린이들은 시조로 일기 쓰기, 동시를 시조로 바꾸기 등 다양하게 공부를 한다.

김창남 교사는 "시조를 통해 표현력ㆍ창의력을 기르는 것은 물론 어린이들을 감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년한국/강옥지 기자 ojka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