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인구 집중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서울시에 이어 경기도 인구가 지난해 말 1000만명을 돌파했다. 또 올 연말께 경기도 인구가 서울시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구 집중에 따른 삶의 질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19일 행정자치부에 보고한 주민등록 통계인구에서 지난해 12월31일자로 내국인 992만7473명과 외국인 7만3800여명 등 도내 인구가 1000만127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통계청 조사와는 별도로 자치단체가 분기별로 조사하는 주민등록 통계인구에서 경기도가 1000만명을 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980년 인구 100만명을 넘은 뒤 불과 22년 만에 10배로 늘어난 셈이다.

경기도 이한대 자치행정과장은 “경기도의 경우 해마다 3.4% 안팎으로 인구가 느는 반면 서울시 인구는 줄어드는 경향”이라며 “이러한 추세라면 지난해 말 주민등록상 통계인구가 1030만명인 서울시 인구를 올해 말께는 경기도가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오는 2004년 경기도가 서울시 인구를 추월할 것이라는 통계청 인구추계보다 1년 앞당겨진 것이다. 인구 증가와 함께 경기도의 자동차 등록대수도 2000년 말 248만여대로 서울시의 244만여대를 추월했으며, 학생 수는 물론 지난해 경기도내 학교 수가 전국의 16%인 1635개교로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등 급격하게 양적 팽창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경기개발연구원 조사 결과, 폭증하는 인구 수용을 위한 각종 택지개발로 지난 20년 동안 사라진 경기도내 산림은 726㎢로 서울시 전체(605㎢)에 수원시(121㎢)를 합친 것과 같다. 또 해마다 18만5000대 가량 늘어나는 자동차의 대기오염물질을 흡수하려면 아황산가스의 경우 연간 890만그루, 이산화질소는 11억그루의 나무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내 교사 1인당 평균 학생 수는 25.06명으로 전국 21.77명, 서울시 22.53명보다 높고 학급당 평균 학생 수 역시 38.79명으로 전국의 35.1명, 서울시의 35.49명보다 높아 열악한 교육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그림>)

경실련 도시개혁센터의 권용우 교수(성신여대 대학원장)는 “서울의 2차산업 비율이 80년대 82%에서 최근 20%로 낮아지면서 탈공업화를 이뤄냈지만 경기도는 서울에서 빠져 나온 산업체가 몰리면서 인구 집중과 함께 삶의 질은 엉망진창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2차산업의 비수도권 이전을 포함해 녹지축 보전 등의 지속가능하면서도 친환경적 중장기계획을 수립해 1000만명 시대에 삶의 질을 회복하는 일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겨레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