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04-02-11 21:18:00]

[중앙일보 강홍준 기자]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가 대학입시에서 갈수록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대와 고려대 등이 정시모집 1차 합격자를 분석한 결과 특목고교생들이 내신성적의 열세를 만회하고 합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올해부터 앞다퉈 특목고를 신설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데다 입시에서도 점점 강세를 보임에 따라 특목고 과열 현상도 우려된다.

◆ 수능 비중이 강세 원인=서울대의 경우 특목고 출신 합격자 비율이 2002학년도 5.2%(1백54명), 2003학년도 6.5%(1백96명)에 이어 올해 9.3%(2백76명)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비해 일반고 출신자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고려대 역시 특목고 출신 합격자는 올해 정시모집에서 13.8%(5백10명)로 2003학년도 입시의 10.9%(4백23명)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성균관대도 특목고 학생 비율이 2003년 3.8%에서 올해 5.4%로 높아졌다.

정시모집에서 특목고 강세는 수능 반영 비율이 늘어난 데서 비롯됐다는 게 대학 측의 설명이다. 서울대는 2002학년도부터 정시모집에서 학생부와 심층면접만으로 뽑던 종전의 2단계 전형을 고쳐 수능을 1단계에서 1백% 반영했다. 고려대 역시 올 입시에서 수능 반영비율을 총점의 50%로 두는 한편 특목고교생이 동일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할 때 수능 성적을 기준으로 내신성적을 매겼다.

◆ 유.불리 논란 커질 듯=2005학년도 대입에서도 특목고 강세가 예상된다. 서울대가 정시모집에서 1단계로 학생부 성적과 수능 성적을 반반씩 반영한 뒤 2단계에서도 1단계 성적을 80%나 반영하는 등 두단계에 모두 수능 성적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연세대도 2004학년도까지는 수능을 47.9~54% 반영해 왔으나 2005학년도에서는 1단계에서 50%, 2단계에서 다시 47.9~50% 등 이중 반영한다. 고려대 역시 자연계에서 수능 반영비율을 현행 50%에서 55.6%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2008학년도다. 교육인적자원부와 교육혁신위원회 등은 올해 중3이 진학하는 2008학년도 이후엔 수능 비중을 낮추고 학생부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3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특목고 입학의 유.불리를 저울질하고 있다.

강홍준 기자 kang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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