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계에서 생산된 정보는 1천9백만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는 미국 의회도서관 50만개와 맞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 정보의 40% 이상이 미국에서 생산·저장돼 정보생산 및 전달의 지역간 편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 정보통신전문지 ‘PC벨트’는 3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정보경영시스템 대학원 연구팀이 지난달말 펴낸 ‘2003 세계 정보량 보고서’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생산·저장된 정보량은 54억 기가바이트(GB)로 1999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또 세계인구 1인당 평균 정보 생산량도 800메가바이트(MB)로, 3년전(250MB)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1GB는 픽업트럭 한대분량 책의 정보량에 해당된다. 1MB는 얇은 소설책 한권 분량의 정보량으로 1인당 정보생산량 800MB는 소설책 800권과 맞먹는다.

54억GB의 정보량 가운데 40%가 미국에서 생산·저장됐다. 또 전세계 인터넷 인구 6억명의 92%가 북미(30%)와 유럽(31%), 아시아·태평양지역(31%)에 집중돼 정보편차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사용자들의 한달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은 11시간 24분이며 미국 인터넷 사용자들은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25시간25분으로 나타났다. 미국 인터넷 사용자들은 집보다 회사(74시간26분)에서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넷 사용자 대부분은 e메일(52%), 뉴스(32%), 검색엔진(29%), 웹서핑(23%), 리서치(19%), 메신저(14%) 등을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가장 즐겨찾는 검색엔진은 구글과 AOL서치였으며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글을 올리는 1인 미디어 블로그(2백90만개)가 인터넷 정보 생산량의 81GB를 차지했다.

인쇄물에 의한 정보 생산량은 인터넷시대의 도래로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36%가 늘었으나 대부분이 컴퓨터 프린터를 이용해 출력한 업무문서였다. 온라인 뉴스신문과 저널의 등장으로 신문의 정보 생산량은 지난번 조사에 비해 12% 늘었으나 저널 등 전문지의 정보 생산량은 33%가 줄어들었다.

생산된 정보를 유통하는 매체로는 유·무선 전화가 단연 앞섰지만 이 가운데 저장되는 것은 3분의 1도 채 못됐다. 지난해 전자장치를 통해 유통된 새로운 정보량은 약 1백80억GB로 이 중 98%가 유·무선 전화로 전달됐다. e메일(4억4천만GB), 메신저(27만4천GB), 인터넷(17만GB)이 그 뒤를 이었다.

연구팀의 피터 라이먼 교수는 “갑자기 우리 삶의 모든 측면이 몇가지 정보형태로 기록·저장되고 있다”며 “이는 인간 생태에 있어서 중요한 변화”라고 지적했다.

그는 집계된 정보량이 “지식이 아니라 단순한 정보”일 뿐이라며 주의를 요구했다.

〈경향 윤민용기자 artemix@kyunghyang.com 2003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