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국립대학들이 서로 구실을 나눠 6개 국가전략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을 맡는다는 정부 방침이 겉돌고 있다.

7일 교육인적자원부의 용역을 받아 작성된 연구보고서 ‘국립대학 역할분담방안 수립’(연구책임자 남궁근 서울산업대학교 교수)을 보면, 지난 2001년 10월 현재 전국 26개 국립대학과 산업대학 가운데 각각 3분의 2 정도인 17개 대학과 16개 대학이 정보통신(IT)과 생명공학(BT) 분야를 중점육성분야로 선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6개 전략분야 가운데 나노공학(NT)은 순천대와 전북대 등 2개 대학, 환경공학(ET)은 안동대·삼척대·충주대 등 5개 대학, 문화컨텐츠(CT)는 공주대·전북대·목포대 등 4개 대학에서 각각 중점육성분야로 선정했다. 또 우주공학(ST)은 경상대만 유일하게 중점육성분야로 선정하는 등, 일부 분야에서는 인력수요에 견줘 양성 대책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교육인적자원장관 간담회에서 오는 2005년까지 나노공학에서 42.5%, 문화컨텐츠에서 39.3% 우주공학에서 33.6%의 전문인력 부족사태가 나타날 것(그래프 참조)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보통신 분야 등에서는 교수요원 부족 등 실제 육성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학부과정의 교수 1인당 학생수를 보면, 생명공학 분야는 13.7명이었으나 환경공학과 정보통신 분야는 각각 51.7명과 38.7명으로 매우 열악했다.

특히 충남대의 경우, 중점육성분야로 선정된 정보통신 분야의 교수확보율이 57.7%에 그쳐 교수 1인당 학생수가 89.7명에 이르렀다. 역시 중점육성분야로 선정된 경북대 정보기술 분야의 교수확보율은 37.07%, 전남대 정보통신 및 생명과학 분야는 각각 34.0%에 지나지 않았다. 또 한경대의 경우 교수와 학부학생의 86.0%가 중점육성분야 학과 소속이지만 정작 이들에 대한 연구비와 장학금은 각각 전체의 32.0%와 21.0%에 지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2000년 12월 발표한 ‘국립대학발전계획’을 통해 국립대학마다 중점 육성분야를 정하기로 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6개 국가전략분야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아 체계적으로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국가전략분야 인력양성 종합계획’을 마련했다.

20021008 한겨레 여현호 기자 yeop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