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약한 메뉴·비위생·적은 양 꼽아
우리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현재 제공되는 급식에 대해 어떤 생각을 품고 있을까

참교육학부모회가 지난 7~8월 학부모와 학생 3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 급식의 질에 만족하는 학생의 비율은 12.8%에 불과했다. 매우 불만족이 17.3%, 불만족이 30.3%, 보통이 39.6%였다. 급식에 만족하지 않는 이유는 메뉴가 다양하지 않다(29.9%), 비위생적이다(28%), 반찬양이 적다(17.1%) 등이었다. 급식의 위생상태에 대한 의견은 보통이다(44.2%), 비위생적이다(33.%), 위생적이다(10.7%)로 위생상태에 대해서도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위생적이라고 대답한 이유는 음식에서 벌레, 머리카락 등 이물질이 자주 나온다(39.3%), 설거지 상태가 비위생적이다(38.6%) 순으로 조리인력과 시설·관리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급식 교육과 관련해 식습관 지도, 식사예절, 영양교육을 받아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60.6%가 ‘없다’라고 대답함으로서 교육현장에서 급식이 교육의 연장이 아니라 단순히 ‘밥을 주는 것’으로 한정되는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돈이 더 들더라고 급식재료로 우수·친환경농산물로 사용하자는 의견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65%가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학부모들은 바람직한 학교급식 형태에 대해 88%가 ‘직영’을 꼽아 압도적으로 직영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식 질에 대한 학부모의 만족도는 그저 그렇다(44.3%), 만족(25.5%), 불만족(23.5%)로 급식에 대한 신뢰가 그리 높지 않았다. 학교급식 예결산에 대한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76.9%), 학교급식 운영에 참여해 본 적이 없다(81.2%)는 대답은 학부모들의 낮은 급식 참여도와 함께 급식에 대한 정보가 차단돼 있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한겨레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2003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