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중퇴 10년새 10배로

학교를 그만두는 초등학생이 최근 10년 사이 10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또 중고교에서 퇴학과 정학이 없어진 97년 이후에도 중도탈락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개발원 박창남(朴昌南) 박사가 17일 교육인적자원부에 제출한 ‘초중고교 중도탈락생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교 중퇴생은 90년 1461명에서 지난해 1만4734명으로 크게 늘었으며 재학생 대비 중퇴생 비율도 학년 별로 1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초등학생〓90년 초등학교 1학년생의 중도탈락 비율은 0.08%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2%로 15배 가량 늘었다. 2∼6학년생은 90년 0.02%에서 지난해 0.2%로 10배로 늘었다.

초등학교는 의무교육이어서 법적으로 자퇴가 허용되지 않아 중도탈락률의 급증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1학년생의 경우 조기입학생의 학교 부적응으로 인한 중도탈락이 많지만 2∼6학년생의 경우 40대 이혼과 맞벌이 부부 등이 늘어나면서 부모가 제대로 자녀를 돌보지 못해 가출이나 학교 등교 거부 등으로 인해 중도탈락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40대 초반(40∼44세) 이혼율은 91년 인구 1000명 당 5.4명에서 지난해 12.2명으로 높아져 가족해체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몇년간은 불법 조기 유학이 중도탈락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초등학교의 불법 유학생 수는 99년 1650명에서 지난해 3728명으로 늘었다.

▽중고교생〓중학생보다 고교생의 중도탈락률이 높았다. 실업고의 중도탈락률은 일반고의 4배 가량이었다. 지난해 중학교 중퇴생은 1만7338명(전체 학생 대비 0.9%), 일반고는 1만6520명(1.2%), 실업고는 3만2188명(4.3%)이었다.

지난해 학년별 중도탈락률은 △중학생은 1학년(0.7%)<2학년(1.1%)<3학년(1.3%) △일반계 고교는 1학년(2.0%)>2학년(1.9%)>3학년(0.6%) △실업고는 1학년(8.3%)>2학년(5.8%)>3학년(1.6%) 순이었다.

연도별 중고교 중퇴생은 △95년 6만4962명(1.4%) △97년 9만433명(2%) △99년 6만9116명(1.7%) △2000년 6만6046명(1.7%)으로 정학제도가 없어진 97년 이후에도 중도탈락률이 줄지 않았다. 교육부는 97년 정학 등 처벌 위주의 징계 대신 특별교육 사회봉사 등 선도제를 도입했지만 이 제도가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박사는 “획일적이고 관료적인 학교에서는 중도탈락생을 줄이기 힘들다”면서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중도탈락생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를 교과과정에 포함시키는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법무부 문화관광부 등과 함께 범정부 차원의 중도탈락생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아 박용기자>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