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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논문
현장교육연구의 반성과 전망
[현장교육의 개선을 위한 질적연구] |
‘교사’라는 위치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반성적 실천주의’에 입각한 교육현장 개선연구들이 이루어져야, 교사에 의한 연구가 교수에 의한 연구에서는 따라가기 힘든 독특한 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이러한 반성적 실천 연구에 적합한 것은 양적연구방법보다는 질적연구방법이다. 이 용 숙 / 덕성여대 교수·교육과정 |
현장교육연구가 교사 자신의 발전이나 수업의 개선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러한 현장교육연구의 중요성에 대해서 미국의 경우에는 비교적 최근에야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장교육연구action research의 출발은 1940~195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1960년대 초까지 어느 정도 주목을 받던 현장 교육연구는 그 이후 거의 주목받지 못하다가 1980년대에 와서야 다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는 주로 영국 Elliot 등과 호주 Kemmis와 McTaggast 등 에서 교육개혁의 주요 수단으로 현장 연구를 성공적으로 활용한 것에 자극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영국과 호주에서는 현장 교육연구의 아이디어가 현직 교사들의 전문성 개발을 위한 목적으로 주로 이용된 것에 비해서, 미국에서는 주로 전직 교사교육, 특히 현장실습 시에 이용되었다 정택희, 1998; 최의창, 1998. 현장교육연구의 현황과 문제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교사들이 현장 중심의 연구를 하도록 권장되었다. 교원단체총연합회는 1952년부터 전국 현장교육 연구대회를 개최하여 왔으며, 교육부와 각 교육청에서는 매년 시범학교와 연구학교를 지정하여, 교사들이 현장연구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교사들에 의한 현장교육연구가 끊임없이 권장되어 왔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교사들에 의한 현장교육연구들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대부분의 현장연구들은 ‘기능적 합리주의’ 논리에 기초하여, 대학의 전문연구자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객관적, 실증적 연구를 수행해왔으며, 이들의 연구를 안내하는 ‘교사를 위한 현장연구, 교육연구방법’ 류의 서적들은 객관성을 보장하는 양적연구 방법론 일색으로 되어 있었다 최의창, 1998 : 575. 교사들이 일반 교수들의 연구와 같은 방식의 연구를 수행한다면, 전문연구능력의 부족으로 인하여 그 수준이 약간 낮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연구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 이보다는 ‘교사’라는 위치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반성적 실천주의’에 입각한 교육현장 개선연구들이 이루어져야, 교사에 의한 연구가 교수에 의한 연구에서는 따라가기 힘든 독특한 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이러한 반성적 실천 연구에 적합한 것은 양적연구방법보다는 질적연구방법이다. 물론 가장 바람직한 것은 두 가지 연구방법을 통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지만, 둘 중 한가지만 사용할 수 있다면 질적연구방법이 교사에 의한 현장 개선연구에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현장연구들이 평상시의 수업에서는 하기 어려운 특별한 프로젝트를 적용해 보고, 그 효과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이 프로젝트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는 점이 주로 강조될 뿐, 프로젝트의 수행과정에서 어떠한 크고 작은 문제들에 부딪혔으며,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또는 극복하지 못했는지를 밝히는 경우가 많지 않다. 따라서 50여년에 걸쳐서 수많은 현장연구가 이루어지고 우수사례가 소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례들을 다른 교사들이 활용하여 교육의 개선을 가져왔다는 보고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즉 현장연구가 개선을 위한 연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연구를 위한 연구의 의미만 가지며, 특히 교사의 승진에 필요한 점수를 따기 위한 연구에 그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세 번째 문제는, 현장 연구가 대부분 협동적 연구가 아니라 교사 개인의 연구로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현장연구가 같은 학교의 교사에게도 확산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뿐 아니라, 연구의 효과 자체가 불분명해진다. 현장연구에서 어떠한 교육프로그램이 활용되건 이 연구를 수행하는 교사의 학급에서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교사가 이 프로그램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성공시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할 뿐 아니라, 프로그램의 성격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덕성여대 교육대학원의 초등교육 석사학위 논문들은 대부분 연구자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자신의 학급에서만이 아니라 다른 교사들 같은 학교 또는 다른 학교 의 학급에서도 적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협력 교사의 학급에서는 연구 교사의 학급에서보다 프로그램의 긍정적 효과 학생들의 성취도, 프로그램에 대한 선호도, 실제학습시간의 비율 등으로 측정 가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협력교사가 초임교사이거나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도가 특히 낮은 경우에는 프로그램 자체가 교사에게 이미 익숙하거나 편한 수업방법에 가깝게 변질되어 적용되는 경우까지 있었으며, 이런 학급에서의 프로그램의 효과는 특히 낮았다. 협력교사의 학급에서 프로그램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원인을 분석해본 결과 다음의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판단하였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대부분의 연구교사들이 자신이 아는 것은 다른 교사들도 알고 있다고 착각하여, 프로그램 적용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 번째 원인은 대부분의 협력교사들은 연구교사만큼 프로그램의 성공에 집착하지 않으므로, 프로그램 적용상의 세부적인 어려움이 있을 때 그 부분을 쉽게 포기한다는 점이다. 세 번째 원인은 연구교사들은 프로그램 적용 이전에 이미 프로그램 적용에 필요한 학습 분위기가 쉽게 형성되도록 학생들을 사전 훈련시켜 놓은 반면 예를 들어서 다양한 협동 학습의 훈련, 협력 교사의 학급에서는 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프로그램의 성공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현장교육 연구의 개선을 위해서 고려할 사항들 일상적인 수업의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주제의 선정 현장교육연구를 통해서 연구교사가 더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현장교육연구는 가치가 있다. 연구과정에서의 반성에 따라 수정이 가능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연구설계 많은 교사들이 실제 수업에 적용할 가능성이 높은 현장교육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교육개선 프로그램을 일단 개발했다고 해도, 실제 적용과정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위의 연구 절차에 제시된 각종 자료수집 방법 및 자료분석 방법에 대해서는 지면 관계상 일일이 소개하지 못한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출판된 《교육에서의 질적연구 : 방법과 적용》 김영천·이용숙, 교육과학사, 1998 등 다른 자료들을 참고할 수 있으며, 이와 함께 이미 이러한 연구 설계에 따라서 실천된 연구 사례를 참고하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연구과정에서 수집된 자료의 다목적 활용 이상과 같은 연구설계로 반성적 실천연구를 수행한다면 연구 과정에서 다양한 질적 자료가 수집되는데, 이러한 자료들을 연구만을 위해서 활용한다는 것은 커다란 낭비라고 할 수 있다. 수집된 질적 자료들은 당장의 교수·학습 개선과 수행평가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학생들에게 학습일지를 쓰게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중요한 학습활동이며, 교사가 학습일지를 읽고 알맞은 피드백을 줌으로써 바로 다음 차시부터의 학생들의 학습을 개선할 수 있다. 특히 학습일지에 ‘수업 중에 갖게된 의문’이나 ‘더 알고 싶은 점’등에 대해서 쓰도록 유도한다면, 학습일지로부터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을 알 수 있으므로 수업을 개선하게 된다. 또한 교사들은 꾸준한 수업일지 작성을 통해 자신의 수업을 반성하고 개선을 모색하는 것을 습관화 할 수 있다. 이처럼 연구과정에 대한 기록 자체가 수업과정에서 활용된다면, 연구교사는 자연히 연구과정에 대한 기록을 더욱 철저히 하게 될 것이고, 이는 더욱 충실한 연구를 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즉 훌륭한 실천적 현장 연구는 연구와 함께 수업 자체의 개선을 가져오게 된다. 더구나 위에서 언급한 질적 자료들은 상당 부분 수행평가 자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수업 중에 5∼10분 정도 시간을 주고 쓰게 하는 학습일지에서 ‘이 시간에 배운 것 또는 이 시간에 토론한 것 중 나에게 가장 의미 있는 것’을 쓰게 한다면,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수업일지 작성시에 수업 중 관찰·메모해두었던 개별학생에 대한 기록을 포함시켜 놓는다면, 2∼3주 후에는 상당수의 학생들에 대한 교사관찰기록을 갖게 된다. 이를 학생별로 정리해 보면 거의 관찰이 되지 않은 학생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으므로, 다음 1주 동안은 그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관찰 평가를 한다고 해서 한 시간동안 교수활동을 전폐하고, 모든 학생들을 조금씩 탈맥락적으로 관찰하기보다는,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관찰결과를 피드백을 주는데 활용하는 한편, 학생평가 자료로도 활용하는 것이 의미 있는 수행평가가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덕성여대 교육대학원에서 최근에 나온 석사학위 논문 중에는 질적연구자료의 수행평가를 위한 활용을 주제로 한 경우가 있으므로 아래에 소개한다. ·안경미 2001 〈질적 수행평가 방법개발을 위한 실행연구〉 협동적 연구의 활성화 실천적인 현장교육연구를 통해서 학교교육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사 개인의 독립적인 연구에만 의존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선 협력교사를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최소한 다음과 같은 3가지의 장점이 있다. 협동적 연구를 활성화한다는 것은 교사들끼리의 협동만이 아니라 전문연구자와 연구교사와의 협동도 활성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장연구를 하는 교사들 중에는 전문 연구자 못지 않은 연구 능력을 가진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전문연구자와의 협동을 통해서 연구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전문 연구자와의 협동은 다음과 같이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첫째, 처음부터 공동 연구를 계획하여 실천한다. 둘째, 연구의 계획 및 진행 단계에서 전문 연구자들의 자문을 받는다. 셋째, 현장연구 대회에서 전문연구자들을 심사위원으로서만이 아니라 자문위원으로도 활용한다. 맺는 말 ; 교사현장연구 전통 계속 이어야 우리나라처럼 이미 교사현장연구의 전통을 오랫동안 갖고 있는 나라는 그렇지 않은 나라에 비해서, 연구자로서의 교사들에 의한 반성적 실천연구를 통해서 학교교육을 개선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위에서 논의한 바와 같은 방향으로 현장연구의 방향이 수정된다면, 우리나라의 교육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뿐 아니라 교사들의 이미지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즉 교사들은 주어진 교육과정, 교과서, 수업안에 따라서 수업을 하는 수동적 존재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서, 자신의 학급에 가장 적합한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을 스스로 찾고 개선해 나가는 능동적 ‘연구교사’로서의 이미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장교육연구의 전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교사들만이 아니라 교육부, 교육청, 대학 특히 교육대학원, 전문 연구기관, 교육관련 학회 등에 소속된 사람들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최근 조금씩이나마 실천적 현장교육연구에 관심을 갖는 교사와 전문 연구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장교육연구의 미래를 밝게 전망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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