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호 교수의 중학생 공짜 사이트 www.linguastudy.net

인천대 수학과 황인호 교수(사진)가 중학생들에게 온라인 수학강의를 무료로 제공하는 사이트인 링구아스터디( www.linguastudy.net )를 운영해 화재가 되고 있다. 사이트가 비교적 정돈돼 있고 강의 질도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무료임을 내세우기 때문에 ‘뭔가 눈속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모든 강의가 정말로 ‘공짜’다.

황 교수는 “온라인 강의 교재를 사이트에서 판매하고 있지만, 교재를 구입하지 않아도 강의 듣고 공부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중학생들이 수학공부를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로 3년 전부터 ‘수학119’(math119.incheon.ac.kr)를 개인적으로 개설해 운영해 왔다. 콘텐츠가 제법 알찼기 때문에 회원수가 2만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남의 힘을 빌리지 않은데다 이용자들로부터 돈을 받지 않고 사이트를 운영하다 보니 상당액의 사비를 털어 넣어야 했고, 기술적인 문제에도 늘 부딪혀야 했다. 그러다가 올해 초 황 교수는 한 교육업체에 중학생용 수학 학습서를 무료 집필해 주는 대신 새로운 수학공부 사이트인 링구아스터디의 제작과 운영을 맡겼다. 사이트 관리와 유지는 업체가 하지만, 교육 콘텐츠를 짜고 만드는 일은 그가 한다.

이 사이트에는 중학교 수학 전 과정과 학년별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 대비 특강 등이 모두 동영상 강의로 올라 있다. 강사진은 연세대 박사학위자 등 수학 전공자들로만 구성했다. 그는 중학생들이 이 사이트를 이용하면 학교수업 외에 학원수강이나 문제집 풀기를 따로 하지 않아도 높은 수학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사이트 안에 있는 ‘교실 밖 수학여행’ 등에는 수학을 싫어하거나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에 대한 흥미를 북돋워 주는 내용을 담은 온라인 강좌가 올라 있기도 하다.

적지 않은 학생들이 수학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기존의 수학공부 방식이 크게 잘못됐기 때문이란 게 황 교수의 지적이다. 특히 그는 학생들 사이에 ‘수학 혐오증’을 퍼뜨린 주범으로 몇몇 학습서를 들었다. 제법 오랜 세월 동안 ‘수학 바이블’로 인정받아 온 책들이다. 수학 전공자인 자신도 중·고교생 시절에 그런 학습서로 공부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는 “과정은 소홀히 하고 결과에만 집착하는 공부방식은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떨어뜨린다”며 “바르고 재미있게 수학을 익힐 수 있는 방법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무료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황 교수는 머지않은 시일 안에 초등학생 대상 수학콘텐츠 및 동영상 강의도 개발할 계획이다. 하지만 고교생용 콘텐츠는 당분간 만들지 않을 작정이다. 대학입시를 목전에 둔 학생들에게 ‘과정을 중요시하는 바른 수학공부’를 권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적 한계 때문이다.

한겨레 신일용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