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하고 추측하기

1. 이 집 뜰의 별채는 한때 동산 옆에 있어서 ‘산정채’로 불린다. 산정채는 용마루 선(지붕의 등성이 선)이 아름답다. 원래 용마루를 만들 때 두 사람이 줄을 팽팽히 잡아당겨도 자연스럽게 약간 늘어진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용마루의 선은 가장 자연스러운 곧은 선인 셈이다. 이 선을 계속 바라보면 하늘 위에 중심을 둔 커다란 원의 일부처럼 보인다.(그림 2) 작게 보면 직선이던 것이 크게 보면 원의 일부처럼 보이는 것일까

2. 안채로 들어서면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방울들이 하나의 면을 만든다. 마치 하나의 벽처럼 보인다.(그림 3) 비가 오는 중인데도 안채 마당에 깔린 하얀 모래가 눈길을 끈다. 왜 하얀 모래를 깔았을까 마당에 하얀 모래를 깔면 빛이 모래에 반사되어 방안으로 전달된다고 한다. 한옥의 어두움이 하얀 모래 때문에 밝아지는 셈이다. 또 안채와 산정채를 통하게 하는 작은 문은 신비로움을 더해 준다.(그림 4) 반원 모양의 돌 배열은 무지개를, 회오리 모양의 무늬 문은 우주의 질서를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조금 더 생각하기

1. 우주의 은하 중엔 시계방향 반대로 중심을 향해 말려 들어가는 회오리바람 모양이 있다.(그림 5) 아름답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하다. 이 집 안채의 방문과 창문엔 온통 회오리 모양의 무늬뿐이다. 큰 정사각형 가운데 회오리 모양 문자가 12개의 도형에 둘러싸여 있고, 네 귀퉁이엔 작은 정사각형이 있다.(그림 6) 곧은 선으로 곡선의 효과를 낸 것이 창의적이다. 자연의 모습을 집 안에 들여 놓는 발상이 놀랍다.

2. 두꺼운 도화지 위에 적당한 크기의 정사각형을 그린 뒤 오린다. 정사각형의 각 꼭지점에서 시계방향 반대로 그 무게 중심(두 대각선이 만나는 점)으로 말려 들어가는 곡선을 그려 보라. 곡선을 따라 이 정사각형을 가위로 오리면 서로 합동인 네 개의 조각으로 나누어진다.(그림 7) 이것을 적절하게 배열하면 고려청자 모양을 만들 수 있다.(그림 8) 정사각형이 고려청자 모양으로 변신을 한 셈이다. 도형의 변신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