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희 학교에 어떤 분이 찾아 왔습니다.
음악실을 묻더군요. 가르쳐 들였죠.
그분은 음악실로 올라가시더니 교사 테이블에 안는 것이었습니다.
잠시 후 음악 선생님이 올라오시더군요. 서로 초면인 듯 했지만 사뭇 진지한 대화를 하시더군요.

얘기가 끝나고 음악선생님과 간단한 인사를 하더니 그냥 교사 테이블에 앉더라고요.
음악 선생님께 물었습니다. 누구시냐고. 그랬더니 하시는 말씀이 “국악협회에서 오신 분이에요.” 라고 하면서 앞으로 1학년 음악 수업을 하실 분이라고 하더군요. 그것도 34시간을 음악과 한 학기 분 수업입니다. 말로만 듣던 산학 겸임 교사였습니다. 교사 자격증은 당연히 없지요.
음악 선생님들은 그분이 수업 하고 있을 때 휴게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참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본래는 그 시간이 바로 그분들 음악 수업이었는데 다른 분이 와서 자기 수업을 해주니 얼마나 그 시간이 여유롭고 기분 좋은 시간이 아니겠습니까. 어떤 선생님은 이제 살맛난다더군요.

그런데 말이죠. 저희 학교는 내년에 특별실 확보를 위하여 학급수가 줄어든답니다. 그렇다면 교사 수급 또한 달라지겠지요. 흔히 말하는 ‘티오감’ 그렇다면 우선순위는 교과 수업시수가 적은 쪽에서 감축 되겠지요. 바로 음악과가요. 왜냐면 산학겸임 교사가 수업 시수의 일부분을 맡아 하기 때문이지요.
올 한 학기는 산학겸임 교사 때문에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만 내년이 되면 다시 원점입니다. 한명의 음악 교사가 줄어들 태니까 그 공백을 매꿰야 하찮아요. 그러면 또다시 수업 시수 많다고 불평하다 산학겸임교사 한명 더 불러오게 되고 또 티오감 되고 또 불러오게 되고……. 이러면서 음악교사는 점점 우리 학교에서 실종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산학겸임 교사는 누가 신청 하냐고요? 음악 선생님들이 학교에 필요한 산학겸임교사를 신청하면 된답니다.
봉급은 어디서 주냐고요? 교육청에서 준답니다.
이미 국악협회에서 교육청과 다 협의를 해 놨더라고요.

어찌 보면 자업자득입니다.
수업하기 싫다면 당연히 그 사람이 교사의 자격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학교에 있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요즈음 학교는 수업 하고 싶다고 애원만 하면 자격이 없는 사람들에게 까지 그 자리를 내어주는 세상입니다. 신자유주의 세상 아닙니까.

우리 체육은 어떻습니까?
체육수업이 많다거나 또는 힘들다고 산학겸임교사를 쓰면서, 산학겸임 교사가 내 수업을 하는 동안 여유 있게 커피라도 한잔 하시겠습니까? 그 커피 맛 참으로 달콤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