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2003-06-08 18:09:00]

'소규모 실험수업 모델' 보급나선 과학교사협회 현종오회장 “실험수업, 쉽게 하자.” 과학 실험수업의 ‘거품 제거’에 앞장선 과학교사단체가 있다.
바로, 전국에서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과학교사모임 20여개가 모여 지난달 창립한전국과학교사협회다.

이 협회는 “크고 거추장스런 실험기구, 복잡한 실험과정이실험수업 활성화를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라며 ‘소규모 실험수업 모델’의연구·보급에 힘쓰고 있다.

3일 서울 성동기계공고 과학실.

전국과학교사협회장을 맡고 있는 이 학교현종오(47) 교사의 책상 위에는 1회용 스포이트, 손가락만한 수용액병 등 작은실험기구들이 ‘아기자기하게’ 놓여 있었다.

현 교사가 ‘소규모 실험수업모델’에 대한 시범을 보였다.

“고1 화학에서 ‘수용액 속 이온들의 반응’에 대한 실험입니다.” 현 교사는셀로판 위에 염화나트륨·질산나트륨 등 4개 물질을 1회용 스포이트를 이용해한방울씩 떨어뜨린 뒤 각각에 질산은·탄산나트륨 한방울씩을 섞었다.

질산은을섞은 염화나트륨과 염화칼슘의 색깔이 하얗게 변하는 등 한눈에 화학반응이확인됐다.

“기존수업에서는 이 실험을 각각의 용액이 든 시험관과 스포이트로 했어요.

그러다 보니 시험관도 많이 필요하고, 용액도 많이 들고, 실험과정도 번잡했죠.

하지만 이렇게 하니, 쉽지 않아요” 뒷처리 과정도 깔끔했다.

독성이 있는폐실험용액을 ‘위험을 무릅쓰고’ 따로 버리는 절차 없이, 화장지로 한번 쓱문지르니 끝이었다.

현 교사는 황산구리·질산니켈 등의 전기분해 실험도 9V짜리 건전지, 집개달린전선, 샤프심 등으로 간단하게 해결했다.

또 96개 홈이 있는 ‘96구판’에 비티비용액을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산성·염기성 수용액의 변색범위에 관한 수업도손쉽게 선보였다.

현 교사는 “이렇게 하면, 교사의 실험부담을 크게 줄기 때문에 조별실험이 아닌개인별 직접 체험 수업도 어렵지 않다”며 “실험수업이 정착되려면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의 개발·보급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국과학교사협회는올해 말까지 초·중·고교 수업와 과학캠프 등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소규모실험수업 모델’ 11개를 개발해 보급에 나서는 등 이런 사업을 계속 펼쳐나갈계획이다.

전국과학교사협회 (02)3453-3781, stsc.or.kr 글·사진 김종태 기자 jt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