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를 앞두고 익명의 2학년 학부모(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요지는 작년에 학교에서 개설되었던 외부강사의 강의를 올해에도 유지해달라는 부탁이었죠.

이 문제는 논술에 대한 회의에서 빠지지 않고 거론되어 왔을 뿐 아니라 제 자신에게도 늘 고민거리입니다.

그 어머니께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1. 아직 믿을 만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학원을 보지 못했다.

2. 교과통합논술은 학원이 감당해 낼 만한 성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3. 한 두 개의 좋은 강의로 해결될 일도 아니다. 전체적인 과정이 짜여져야 한다.

4. 만족스러운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어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며 최선을 다할 것이다.

5. 그래도 학원수강을 원한다면 개인적으로 학교 밖의 프로그램을 이용하시라.

6. 학교 내의 외부강사 도입은 장기적으로 학교의 논술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행히 학부모께서 저의 취지를 잘 이해해 주셨지만, 전화를 끊고 나자마자 찾아오는 부담이 어깨를 짓누르더군요. 저만 겪고 있는 일은 아니겠죠? 선생님들과 저, 모두 올 한 해 서로 격려하고 의지하며 힘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