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과 대안교육의 공존을 모색하며

-강남공고의 대안교실 ‘꿈이 있는 교실’에 대한 소고(小考)-

                                         김진우 (강남공고 교사)

 강남공고에서는 날로 증가하는 중도 탈락생을 줄이고자 학교 안의 대안교실인 ‘꿈이 있는 교실’을 운영하였다. 교육청 시범학교로 지정 받아 2000년 9월부터 2001년 7월까지 운영되었는데, 대상은 주로 장기 결석생들이었다. 장기결석생들을 분석해 본 결과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공부에 취미를 못 붙이고, 생활습관이 학교와 맞지 않고,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으며, 가정에서 부모님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아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에 대해 학교에서 대응하는 방식은 다소 소극적이었다. 결석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보니 담임이 개인적인 관심을 충분히 기울이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고, 그대로 방치된 상태에서 결석이 누적되어 학칙에 의해 잘리는 식이었다. 담임교사에게 주어진 업무가 많기 때문에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해 충분한 상담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웠고, 단순한 상담만으로는 아이들의 생각에 많은 영향을 주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

 이런 이유로 대안교실을 구상하였다. 2주 동안의 집중적인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주고자 한 것이다. 프로그램의 내용은 심리검사, 집단상담, 소시오드라마, 장애인봉사활동, 독서, 영화감상, 체육활동, 글쓰기, 특강 등으로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수서청소년수련관과 인근 사회복지기관과 연계하여 협력하였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아이들은 매우 만족하였고, 과거보다 출석률이나 생활습관이 개선을 보인 학생들이 많았다. 그러나 여전히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탈락한 학생도 있다. 이러한 학생들에게는 학교 바깥의 다른 과정을 연결해 주었으면 했는데 마땅한 기관을 알지 못해 안타까웠다. 얼마 전 수서청소년수련관에서 중도탈락생을 위한 디딤돌 학교를 개교했다고 하여 매우 반갑게 생각한다.

 나는 어차피 현재의 교육과정과 학교 체제가 다양한 개성과 욕구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다 데리고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학교 본연의 교육기능에 충실하되 생활지도의 측면을 강화하여, 학교 교육과정에 적응할 수 있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것이다. 학교 교육과정에 적응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보는 탈학교 운동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학교 교육과정이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인 경우도 많다. 일반적으로 대안학교는 비용이 비싸다. 그리고 수용인원도 한계가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어떤 진로를 개척한다는 것이 실패할 확률도 높다. 그렇기 때문에 공교육제도를 통해 자신의 진로를 개척하는 것이 적합한 아이들이 더 많다고 본다. 중도 탈락생의 대부분은 자신이 주체적으로 갈 길을 찾아 나가는 경우는 드물다.

 학교 바깥의 다양한 대안교육은 분명히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집안 형편이 안 되어 대안이 없는 아이들은 여전히 공교육에서 감당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최근 7차 교육과정이 교육의 다양성이라는 목적 하에 도입되고 있는데 현재 상태로 보아 제대로 성공할지 의문이다. 하여간 한 해에 6-7만에 이르는 중도 탈락생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학교 전체적인 교육과정을 혁명적으로 바꾸기 어렵다면 작은 영역에서부터 변화를 도입해야 한다.

 현재의 학교체제에 적응하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대안교실을 운영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청소년단체 등의 학내 진입이 필요하다. 그리고 학교가 이러한 부분을 받아들일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어차피 교사가 만능이 아닌 이상 전문가들의 협조를 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더 나아가 그래도 탈락하는 아이들을 위해 사회적인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본다. 현재 교사들은 학교에서 퇴학을 시키는 것을 아주 어려워한다. 학교에서 벗어나면 인생을 망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끝까지 인내하고, 관용하지만 규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자르는 경우가 많다. 그 과정에서 교사도 힘들고 학생도 고통을 겪는다.

 그러나 학교가 유일한 구원의 방주일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앞으로 사회가 중도탈락 학생을 담을 수 있는 보다 저렴하고 적합한 과정을 갖추고 있다면 학교는 사회와 협력할 영역이 넓어질 것이다. 그러자면 결국 국가적인 차원의 투자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학교 바깥의 교육은 또 다른 의미의 공교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여간 일개 교사의 입장에서 국가적인 대책을 논하기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바는 학교는 분명히 좀 더 학생들의 욕구를 존중해 주는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다양한 교육과정이 학교에 들어와야 한다. 한 편으로는 학교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학교가 담장을 허물고 나가는 것이기도 하다. 즉 공교육과 대안교육은 함께 공존을 모색해야 할 단계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