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건반악기인 피아노의 건반 색깔은 검은색과 흰색이다. 피아노 음계의 한 옥타브는 검은 건반 5개와 흰 건반 8개로 이루어진다. 다시 검은 건반은 2, 3개의 묶음으로 구별된다.(그림 1) 결국 피아노에서 한 옥타브는 13개의 건반으로 이루어지는 셈이다. 여기서 생각할 수 있는 수 2, 3, 5, 8, 13은 피보나치 수열(연속한 두 수의 합이 다음 수인 수열)의 일부라는 점이 신기하게 여겨진다. 악기에 담긴 또 다른 수학적 의미를 살펴보자.

관찰하고 추측하기

1. 음악에서는 보통 도, 레, 미, 파, 솔, 라, 시를 각각 C, D, E, F, G, A, B로 표기한다. 계이름에서 미와 파, 시와 도 사이는 반음이고 도와 레, 레와 미, 파와 솔, 솔과 라, 라와 시 사이는 온음이다. 피아노에서 도와 레, 레와 미, 파와 솔, 솔과 라, 라와 시를 나타내는 흰 건반 사이에 있는 검은 건반은 각각 반올림한 음인 C#, D#, F#, G#, A#을 나타낸다.(그림 2) 결국 검은 건반과 흰 건반은 반음 간격의 음을 만들어 낸다. 바하(1685-1750) 이후 모든 건반악기들은 같은 음정을 갖는 음계로 조절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서양음악의 12음계에서 음의 주파수는, 반음 올라갈 때마다 일정 비율로 높아져, 12반음 올라가면 2배가 된다. 일정 비율을 r이라고 하면 r의 12승=2 즉, r=2의 12분의1승이다. 이 값은 무리수(분수로 표현할 수 있는 수인 유리수가 아닌 수)로, 유리수로 나타내면 약 1.05946이다.

2.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 학파는, 길이가 1인 줄을 울려서 소리를 내고 처음 길이의 3분의 2인 줄을 울리면 처음의 소리보다 5도 높은 소리가 되고, 처음 길이의 2분의 1인 줄을 울리면 8도 높은 소리가 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오늘날 이것을 기초로 만든 음계가 피타고라스 음계이다. 기타의 한 줄을 고정해 도(C)음을 내는 줄의 길이를 1이라 한 뒤, 줄의 길이가 9분의 8, 5분의 4, 4분의 3, 3분의 2, 5분의 3, 15분의 8일 때 줄이 내는 소리는 각각 레, 미, 파, 솔, 라, 시이다.(그림 3) 실제로 이 비율을 이용해 한 개의 낚시줄로 된 전자기타를 만들 수 있다.(그림 4) 실험을 통해 소리의 수학적 조화를 느껴 보라.

결국 건반악기인 피아노에는 수학적으로 무리수가, 현악기인 바이올린에는 수학적으로 유리수가 관련되어 각각의 악기가 내는 음은 유리수와 무리수처럼 아주 가까운 듯하지만 서로 음의 차이를 갖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