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중등/미술] 주 1시간으로 미술수업?
표류하는 예체능 교육-②입시 현실에 치인 중등교육
“예술·체육교육 공교육 배제정책을 철회하라.” 교육부가 예체능교육 평가방식 변경검토를 발표하자, 전국음악·미술교과모임 등 10개 관련단체들이 반발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문화적 소양이 중요한 21세기에 예체능교육은 강화돼야 한다”며 “다만 평가방식을 바꾸자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동안 예체능교육정책 변화과정을 살펴보면, 교사들의 반발과 당국에 대한 불신이 엄살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7차교육과정 들어 예체능과목이 선택과목으로 바뀌면서 필수 수업시수가 크게 줄었다. 고등학교의 경우 음악·미술 총 8단위에서 1단위, 체육 14단위에서 2단위로 무려 7~12단위가 줄었으며, 중학교는 음악·미술 주당 4~6시간에서 4시간으로, 체육 주당 3시간에서 3(1·2학년)~2시간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남아도는 고교 교사들이 중학교로 옮겨졌다. 신분불안도 느끼게 됐다. 그렇지 않아도 입시에 치여 ‘설움’받던 예체능교사들의 사기가 떨어졌을 것은 불보듯 뻔하다. 홍진표 전국음악교과모임 회장은 “정부가 겉으로는 창의성교육, 전인교육을 말하면서 실제로는 예체능교과 축소정책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물론 교육당국은 “고교 2학년부터 선택과목의 폭을 넓힌 것일뿐 시수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입시에 바쁜 일선 학교에서 2학년부터 예체능과목을 선택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 7차교육과정 들어 수업시수가 크게 줄고, 시설 등 여건이 더욱 악화하면서 예체능 교사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구일고 학생들의 창의적인 음악시간. 김정효 기자
시설기준에서도 예체능교과는 ‘찬밥신세’다. 음악·미술실 부족은 교사들의 오래된 ‘민원’사항이다. 그러나 당국의 정책은 문제해결은커녕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6차교육과정에 적용된 학교시설설비기준령에는 음악·미술실을 30학급마다 1실씩 설치하도록 돼 있었으나, 7차교육과정 들어 뚜렷한 이유없이 그 최소기준마저 없어졌다. 교육부가 일선 학교의 음악·미술실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학급당 학생수 감축에 따른 교실부족에 따라 그나마 있던 음악·미술실마저 없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예체능교육의 질 저하는 당연하다. 서울 ㅂ중 미술담당 김아무개(36) 교사는 “주 1시간(45분)으로 미술수업을 하라는 것은 말이 안되는 얘기”라며 “출석확인하고, 수업내용 소개에 이어 실기에 들어가면 물떠서 준비하고, 찰흙주무르다 시간이 끝나고 만다”고 했다. 여기에 교사들은 1학기 2차례 정도 평가를 해야 하는 부담도 떠안고 있다. 때문에 수업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그림그리기, 만들기 등 단순한 기능평가 위주로 진행된다. 창의적 예체능교육은 역부족인 셈이다.
학생, 학부모, 학교 등 교육주체들의 인식부족도 큰 장애요인이다. 서울 ㅅ중 음악담당 양아무개(41) 교사는 몇년전 ‘음악회 감상’ 숙제를 냈다가 곤욕을 치렀다. “우리 애가 돈도 시간도 없는데, 그런 것을 하라고 하느냐”는 학부모들의 항의가 학교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선생님, 이거 성적에 들어가나요”라는 말도 예능교사들이 과제를 낼 때 학생들로부터 자주 듣는 말이다. 그 말에는 성적에 반영되지 않으면, 적당히 하겠다는 뜻이 들어있다.
이러다 보니 상당수 교사들은 말썽없이 ‘조용히’ 수업을 이끌어 가는 데 우선순위를 둔다. 학생들도 이런 예체능교육이 즐거울 리 없다. ㄱ고 1년 이아무개(16)군은 “학교의 예체능수업이 창의성이나 정서 함양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같지는 않다”며 “어떨 때는 입시공부에 방해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한겨레 김종태 기자 jt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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