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 운영을 중심으로 한

학급운영 연간 계획

광주 ○○중 박춘애선생님 자료

1. 학급운영 계획

1) 학교, 교사, 아이들의 특성

광주시에서 비교적 신흥 주택지안에 위치한 29개학급 규모의 남녀공학인 학교이다. 다른 학교와 특별히 구별되는 특징은 없으며, 제도교육에 충실한 평범한 학교이다. 다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열의를 가지고 움직이는 교사는 몇몇이 있으나, 고민을 하면서도 그것을 해결할 구체적인 대안을 찾지 못하거나 알더라도 실천 의지가 부족한 편이다.

아이들은 학교 근처에 살고 있으며 아버지가 안계시는 학생이 3명이고 이혼을 했거나 하는 학생은 없다. 경제적인 배경은 아주 상류층의 학생은 없고 중상 정도의 학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나머지는 하류층의 학생들이다.

첫 만남에서 너무 유연하게 만나서인지 비교적 활발하고 자기 표현을 잘 하는 편이다.

초등학교 때 소위 문제아라고 꼽혔던 학생이 3명 정도 있고 자신을  드러내기를 꺼려서 교사나 친구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학생이 서너명 정도이다.

2) 담임교사의 특징

경력 3년째에 담임은 올해가 두 번째이다. 작년에는 1학년 남학생, 올해는 1학년 여학생이다. 시람과 사귀는 기술은 비교적 좋지만 끈기있게 만나지 못한다. 두 아이의 가정주부로 시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열성적인 활동은 불가능하지만 가족의 배려로 역경을 헤쳐나가고 있다.

3) 학급운영의 목표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할 줄 아는 아이들이 되게 한다.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능동적인 삶을 살아가게 한다.

4) 교사의 목표

∘아이들의 내면의 세계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한다.

∘아이들을 통하여 배우는 자세를 견지하고 도움이 되는 것은 기록이나 자료로 꼭 남겨두도록 노력한다.

∘교단일기를 생활화하여 아이들의 누가기록과 자신의 반성의 기회로 삼는다.

5) 학급운영의 원칙

∘스스로 하게 한다.

∘결정된 일이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부족한 점은 끊임없이 개선하고 고쳐나간다.

∘편애하지 않는다.

∘일관성을 유지한다.

6) 학급운영의 방법

모든 학급의 일은 두레장을 중심으로 두레에서 해결하게 한다. 두레는 아이들의 자발성과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취미별 두레로 구성한다.

∘두레활동 : 학생들의 취미를 중심으로 8개의 두레를 구성하고 두레장을 중심으로 학급전반의 업무를 관장하게 한다.(아침자습 운영, 청소, 학급의 업무분담, 학습활동 등)

∘상담 : 두레상담과 개인상담

∘두레일기 : 두레별로 일기를 쓰고 교사가 답을 해준다. 학생 개인의 고민에 대해 알 수 있고 교사의 의도를 답을 통해 수시로 전달할 수 있다. 단, 두레원 모두에게 공개된다는 것을 의식하여 솔직한 자기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가급적 솔직한 이야기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일일훈화 : 아이들이 가장 민감해 하는 문제를 자료나 노래 구호 등을 이용하여 짤막하게 실시한다.

∘두레일기 : 두레별로 두레일기를 쓰게 하고 성의있게 읽고 서로의 감정을 공유한다.

7) 연간 계획

▣ 3월 ― 나를 알리고 너를 알자

󰁾 행사, 학급활동 : 교사의 학급 운영관 소개, 자기 소개, 선관위 구성, 학급임원 선출, 임원 면담, 학부모 통신, 임시 청소구역 배정, 급훈과 내규 정하기, 두레활동에 대한 이해와 두레 구성, 두레면담, 나 알리기, 가정방문, 생일잔치(두레노래, 구호, 약속 발표), 두레일기 지도 등

󰁾 두레활동 중점 : 만남을 주제로 한 것들

󰁾 기타 : 친구들의 장점을 먼저 알려고 노력하자. 못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을 먼저 이야기하자.

▣ 4월 ― 움트는 새싹처럼 푸른 마음과 실력을 다지자

󰁾 행사, 학급활동 : 두레상담, 소풍, 두레 단합대회

󰁾 두레활동 중점 : 친구들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활동(아침자율학습 시간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가장 마음에 드는 친구를 이유와 함께 써보기, 마음이 가장 따뜻한 친구는, 분리수거를 가장 잘하는 친구, 옆 친구 그려보기 등), 과목별 학습활동

▣ 5월 ― 오늘의 나는 어떻게 있을까

󰁾 행사, 학급활동 :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중간고사, 체육대회, 5.18, 성적상담, 학부모 통신, 생일 잔치 등

󰁾 두레활동 중점 : 감사의 마음(스승, 어버이, 사회의 정의를 위해 살다 간 많은 사람들에 대해), 부모님과 스승님께 편지 쓰기와 대화하기, 5.18을 생각하는 활동

▣ 6월 ― 하나되는 우리들

󰁾 학급, 학교행사 : 일상적인 두레 활동의 강화, 부적응 학생 지도, 생일잔치

󰁾 두레활동 중점 : 1학기를 마무리하는 특집 마련하기.

                  글쓰기­공동 시나리오 쓰기

                  연극­극 꾸미기

                  환경­폐품 활용 대잔치

                  노래­좋은 노래 발표회

                  독서­독서왕 뽑기, 퀴즈대회

                  그리기­으뜸상 뽑고 시상하기 등

▣ 7월 ― 1학기를 반성하고 더 나은 모습으로

󰁾 행사, 학급활동 : 기말고사, 방학, 평가, 학부모 통신, 두레 특집 잔치 등

󰁾 두레활동 중점 : 1학기의 반성과 평가

󰁾 기타 : 두레별 방학 계획 세우기

▣ 8월 ― 방학, 2학기 계획

󰁾 2학기에 구성된 자신의 두레원에게 편지쓰기

▣ 9월 ― 새로운 두레를 나의 품으로

󰁾 새로이 구성된 두레의 2학기 계획 세우기

󰁾 봉사활동 계획 세우기

󰁾 1학기에 부족한 점(친구관계, 성적, 두레활동 등)점검하기

▣ 10월 ― 실력있는 학급을 위하여

󰁾 학교, 학급행사 : 중간고사, 추계소풍, 봉사활동

󰁾 두레활동 중점 : 중간고사에 대비한 학습체계 갖추기

                  봉사활동에 대한 사전 교육, 봉사활동을 다녀와서 느낌 나누기와 소감쓰기 등의 정리

󰁾 성적상담

▣ 11월 ― 언제나 하나되는 우리

󰁾 학교, 학급행사 : 생일 잔치

󰁾 두레활동 중점 : 두레 보고서 쓰기, 두레활동의 성과 정리하기

▣ 12, 1, 2월 ― 더욱 성숙한 우리로 태어나기 위하여

󰁾 학교, 학급행사 : 기말고사, 방학, 학급 마무리잔치, 문집 만들기

󰁾 두레활동 중점 : 1년을 마무리 하며 친구와 편지쓰기, 학급 마무리잔치 준비

2. 학급운영

1) 두레구성

처음에 시작할 때는 ‘모둠’이란 명칭을 사용했는데 농경문화 속에서 이어져 내려온 ‘두레’라는 명칭이 제기되고 모둠보다는 더 생산적이고 서로 협동하며 더불어 사는 학급을 만들고자 하는 우리의 뜻과도 일치하여 두레로 결정되었다.

1학기

중학교에 갓 입학한 신입생들은 객관적인 가정환경 정도만을 파악할 수 있을 뿐이어서 1학기의 두레구성은 시간이 많이 걸렸다. 먼저, 자기 소개서를 제출하게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평소에 관심이 있어 하는 부분이나 취미, 특기 등을 기록하였다. 그리고 3월 한 달 동안은 행동성향을 관찰하여 적극적, 소극적인 아이와 지도력이 있는 아이, 재능을 갖추고 있는 아이들을 분류하고 3월 말에 두레를 구성하였다. 먼저 아이들에게 두레구성의 목적과 형식을 설명하고 만들었으면 하는 두레를 적게 하였더니 대략 8개 정도로 압축이 되었고 나의 의도와도 맞아 떨어져 이것을 뒷 게시판에 붙여 놓고 자신이 들어가고 싶은 두레에 이름을 직접 적게 하였다. 그랬더니 자신의 취미나 특기와는 무관하게 친한 친구 따라 무작정 정하는 아이들이 많이 생겨 재차 두레의 의미와 두레에서 자신의 역할을 가지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을 다시 일러주고 재조정하게 하였다. 이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나의 분류표에 의한 개인면담을 실시하여 스스로 옮겨 가게끔 유도하였다. 1학기가 끝나고 돌이켜보니 처음에 나의 분류가 엄청나게 빗나간 아이도 있었지만, 빈약한 자료와 최대한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원칙으로 두레구성에 많은 문제를 내포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막상 두레활동을 시작하고 보니 우려에서 그칠 것이라는 희망으로 나를 안심시켜 주었다.

2학기

2학기 두레는 구성시기를 두고 많은 생각을 하다가 2학기를 안정적으로 사작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으로 여름방학 전에 구성하였다. 모르는 상태에서 구성했던 1학기때보다 많은 정보와 아이들의 경험 속에서 구성한 2학기 두레는 한결 수월하였다.

먼저, 1학기의 두레와 새로이 있었으면 하는 두레 등을 상의하게 하고 역시 8개의 두레로 압축하고 제안자가 조직하고자 하는 두레의 성격을 알리는 내용의 알림장을 뒷게시판에 게시하였다. 그러면 아이들은 여기에 자신의 이름과 가입동기, 각오 등을 적는다. 이렇게 모아진 제안서를 가지고 개인면담을 실시하여 인원을 조정하였다.

다만, 2학기에는 1학기와 거의 유사한 틀로 이루어졌지만 학습활동의 부족한 점을 보충하고 1년간의 성과를 문집으로 만들기 위하여 편집과 총무를 두고 과목부장 중심의 학습체계를 두레중심으로 하였다. 시사두레는 관심있는 친구들이 많아 새로 만들었는데 경쟁도 치열하여 조정하는데 애를 먹었다. 아쉬운 점은 1학기의 활동이 돋보였던 환경두레가  지나치게 고생을 많이한다는 생각과 헌신적으로 나서는 사람이 없어(실제 1학기때 환경두레는 두레장의 헌신적인 활동이 없었으면 불가능 했을 것이다.)조직하지 못한 것이 반성과 함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2) 두레가 구성되면

두레구성이 완료되면 가장 먼저 두레장을 두레원의 투표로 뽑게 하고 두레명, 두레구호, 두레노래, 두레각오 등을 정하고 각자 두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정리한다. 완성이 되면 두레 소개서를 작성하게 하여 뒷면 게시판에 부착하고 두레일기에도 붙이게한다. 지나친 의욕으로 나를 당황하게 한 두레도 있었지만 처음에 정해진 일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활동은 이루어졌다.

3)두레 중심으로 이루어진 활동들

두레일기

두레일기는 흔히 여러 교사들이 많이 하는 모둠일기의 형식이다. 두레별로 한 권의 공책을 마련하고 순서를 정하여 돌아가면서 하루씩 쓰는 것이다. 두레원끼리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담임의 정보처역활로 아주 요긴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일일이 시간을 내어서 하는 상담은 늘 부담으로 남아 있으면서 지속성을 가지고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레일기를 통하여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써줄 수 있는 기회가 자연스럽게 생겨 끈기가 부족한 나에게는 참으로 요긴하였다. 다만, 그날 그날의 일기에 담임이 성실하게 응답해주면 효과는 배가되고 더욱 진실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으며 아이들 역시 담임이 써주는 답을 긴장된 모습으로 늘 기다리는 모습이어서 성실하게 읽고 답변을 해주는 것은 매우 소중한 일이라 생각되었다. 두레일기는 처음 시작할 때 담임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이기도 하지만 막상 해보면 큰 부담없이 할 수 있고 노력에 비해 많은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어서 많은 교사들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여 꼭 해보라고 권유하고 싶은 내용이다. 

아침자습

우리반의 아침시간 운영은 8시 10분까지 등교하여 30분까지 학교특색 사업인 일일한자와 영어를 쓰고 9시까지 두레활동을 한다. 아침 두레활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그날 숙제는 반드시 집에서 해 온다는 약속이 지켜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아이들 스스로 깨닫고 그것을 학급의 내규로 정하여 가능한 아침시간을 두레활동에 할애하려고 노력하였다.두레활동은 월초에 우리반 계획을 작성할때 날짜별로 담당할 두레의 번호를 예고 하면 그것에 맟추어 각 두레에서는 그 달의 두레활동 계획을 짠다.그리고 담당할 날이 되면 하교하기 전에 미리 다음날 두레활동의 주제를 칠판에 예고하고 간다. 학생들은 등교하여 이 주제를 가지고 개인별로 혹은 두레별로 두레활동에 들어가고 담당두레는 오늘의 으뜸작을 선정하여 뒷시판에 게시하고 나머지는 묶어서 보관한다. 오늘의 으뜸작으로 뽑힌 작품은 각 두레에서 가지고 있는 파일에 끼워 사물함위에 놓아두어 언제든지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시험기간에는 두레활동 시간을 시험공부하는 시간으로 활용하여 각 교과 부장들이 운영하였다.)

청소

1학기에는 환경두레, 2학기에는 총무두레에 청소의 모든 권한을 위임하였다. 2주일 간격으로 청소구역을 8개로 나누고(교실 쓸기, 닦기, 각종교구, 복도, 특별구역, 유리창을 두레별로 돌아가면서 맡는다. 그러면 두레에서는 두레장의 책임 아래 각 개인별 담당구역을 정해주고 그것을 우리반 명렬표에 표시한다. 청소가 잘 되지 않은 구역은 이 명렬표를 보고 담당두레에서 지적하여 시정하게 한다. 모두가 즐겁게 청소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담당두레의 노력은 눈물겨웠는데 예를 들면 청소 으뜸상 시상이라든가 쓰레기 분리수거를 위하여 일일이 쓰레기통을 쏟아 놓고 뒤지는 모범적인 모습은 다른 아이들에게 스스로 깨끗한 교실 만들기에 동참하게 하는 커다란 힘이 되었다.

독서록

아이들의 자랑거리의 하나가 독서록이다. 독서두레가 구성되면서 학급문고 만들기를 제안하였고 학교에서 나오는 권장도서와 각자의 집에서 가져오거나 새로이 사서 기증한 책들로 학급문고를 마련하였다.독서록의 양식을 마련하고 학교의 인쇄실에 협조로 개인 독서록을 마련하였다. 독서록 관리는 독서두레에서 담당하여 독서록 점검의 날을 정하고 최다 독서왕과 우수 독후감을 뽑아 게시하고 시상하였다. 여기에 재미를 붙여 여러 친구들이 책읽기에 열성인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생일잔치

놀이두레가 전반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발표하면 각 두레에서 해당된 역할을 담당한다. 생일카드는 컴퓨터두레가 맡고 반 전체가 쓰는 생일 축하 글은 공책 만한 크기의 종이에 각 자가 짤막한 글을 적어 코팅하여 준비하고 얼마간의 돈을 모아(약500원～1000원정도)생일선물과 장미꽃 한 송이를 산다. 그리고 두레별로 축하공연을 준비하는데 연극, 노래, 춤 등 다양한 장기를 두레별로 마련하여 생일 맞은 친구를 축하해준다. 특이한 것은 누구의 제안인지는 모르지만 생일축하곡과 함께 어머님의 은혜를 부른다. 놀고 즐기는 생일잔치가 아니라 부모님과 내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더할 수 없이 좋겠다.

학교생사와 관련하여

소풍이나 체육대회 등 학교에서 치러지는 모든 행사도 가급적 두레별로 준비한다. 특히 체육대회 때 가장행렬은 두레별 활동의 효과가 빛을 발한 대표적인 경우인데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주제를 4개의 주제로 나누고 1개의 주제를 2개의 두레가 맡아 준비하였다. 자신들의 취미에 맡게 서로 경쟁적으로 하는 바람에 내가 생각했던 수준보다 훨씬 좋은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때 아이들이 만들었던 섬 독도는 아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작품으로 우리반은 가장행렬에서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대상을 차지하였다.

그외 이뤄지는 일상 활동

일상적으로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일들도 가급적이면 두레의 책임 아래 진행하였다. 게시판관리, 일일한자영어 점검하기, 이 주일의 노래, 그날 과제 알려주기 등 작지만 하지 않으면 금방 빈자리가 크게 보이는 역할들을 자청하거나 혹은 책임으로 맡게 하여 이루어지게 했다.

게시판 관리

게시판은 학기초에만 잠깐 신경을 쓰고 나면 많은 부분이 방치되는데 게시판을 잘 활용하면 학급운영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우리반에서는 관리두레를 두었는데 2학기에는 시사두레가 만들어지면서 새소식란이 날마다 새로운 소식으로 가득 차 아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정치적인 사건에서 부터 연예인 소식에 이르기까지. 가끔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란을 만들어 두는데 지면토론이 너무 거세어지면 두레활동 시간에 그 문제를 토론하기도 한다.

일일한자영어

일 주일 단위로 검사날짜를 미리 예고하고 잘함, 보통, 못함으로 분리하여 누가기록하고 다음에 보충이 되면 수정해준다. 

이 주일의 노래

일 주일 단위로 이 주일의 노래를 정하고 종례시간 맨 마지막에 부른다. 노래두레의 일상활동이며 여기에 선정된 노래는 맨처음 교가로  부터 시작하여 애국가 4절까지 부르기 최신유행가요에 이르기까지 많은 노래가 불리워졌다. 아쉬운 점은 나의 게으름의 소치로 노래가 우리생활 속에서 어떤 의미로 자리매김되어야 할 것인가의 인식을 통일하지 못하여 다수결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에 밀려 좋은 노래들을 많이 선정하지 못한 것이다.

4) 두레운영에서 유의할 몇가지의 것들

① 학기초에 왜 두레를 구성하려고 하는지 담임의 학급운영관과 함께 아이들이 충분히 이해하도록 해야한다.

모든 학급의 일은 두레장을 중심으로 두레에서 해결한다는 것을 수시로 아이들에게 인식시키고 이것이 잘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인의식과 우리의 삶이 더불어 살아가는 삶임을 인식할 때 가능하며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 진다면 우리는 타율적으로 살아가는 학교생활이 아니라 스스로 주체가 되어 살아가는 삶이 가능함을 강조하고 그런 의미에서 두레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늘 강조하여 이야기한다. 

② 두레를 구성할때는 지나치게 활동력이 뛰어난 아이들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배려한다. 두레구성에서 이 점은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는데 지나치게 뛰어난 아이들로 구성된 두레가 생기면 그렇지 못한 두레는 상대적인 열등감으로 활동이 위축되어 반 전체에는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상담으로 아이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지도력과 활동력을 겸비한 아이들이 골고루 배치되어 이들을 중심으로 두레가 움직여 나갈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히 조정한다. 두레구성이 완결되어 명단이 발표된 이후에 문제가 있다 하여 구성원을 조정하면 원칙이 흐려져서 오히려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하므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좋겠다.

두레구성은 교사에 따라 여러가지 방식으로 구성이 가능하겠다. 다만, 취미별 구성의 장점은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두레활동에 참여하여 학급일의 한부분을 담당함으로써 내가 학급의 주인이라는 생각 갖게 하는 것이 좋았다. 하고 싶은 일을 중심으로 일상 두레활동이 이루어지게하고 여기에 기존의 부서체계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일들을 배치하면 한사람 한사람이 학급에서 자그마한 일이라도 다 맡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자발성을 유도하는데 효과적이었다.

③ 두레상담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

겉으로 느껴지지 않는 문제도 실제 이야기를 해보면 아이들은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도 오해가 쌓여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으로 두레활동이 위축되는 경우가 대단히 많이 발생한다. 같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만들어 서로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④ 두레활동이 저조한 두레는 성취감을

활동이 저조한 두레는 담임의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로 사기를 잃지 않도록 하고 작은 일거리라도 주어서 성취감을 느끼게한다.

⑤ 두레활동으로 얻어지는 성과는 정리를

아무리 보잘 것 없는 것이라도 아이들에게는 몹시 소중한 것이다. 두레활동을 통하여 얻어지는 작품들은 늘 나를 놀라게 하였는데 생각보다 아이들은 훨씬 더 창의적이고 기발하다는 것이다. 가끔 유치하다고 생각되어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것도 있지만 성과는 정리를 해 나감으로써 꼭 아이들에게 돌려주어야 의미가 있겠다. 우리반은 두개의 책꽂이가 있는데 하나는 각 두레별 파일 8개를 꽂아두는 것이고 하나는 각 자의 독서록 49권을 꽂아두는 것이다. 남는 칸은 우리반의 공동 자료를 꽂아 놓고 수시로 이용한다. 두레 파일에는 두레활동에서 얻어진 작품들이 정리되어 있고 독서록은 담당자가 수시로 점검한다. 이러한 자료가 모아져 학년을 마무리할 때 학급문집으로 꾸며진다면 더 없이 좋겠다. 두레활동의 중간 중간에 우리의 이런 노력이 책으로 엮어 진다는 것을 이야기 해주면 더 열심히 성의있게 참여하게 하는 효과도 있었다. 

5) 더 나은 학급운영을 위하여

학급운영을 하면서 무엇보다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정작 아이들과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본질적인 문제라거나 열악한 교육현실로 인해 빚어지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여기에서는 교사의 노력과 관심으로 그나마 개선될 수 있다고  느껴진 부분에 대해서만 언급한다.

늘 아이들과 함께한다.

아이들과 함께 하고자하는 교사의 의지가 없으면 좋은 계획이나 프로그램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요즘 아이들에게 교사의 말이 어디 먹히기나 하겠느냐고 우리는 늘상 이야기 하지만 대다수의 아이들은 신선한 학급운영에 목말라하고 있고 교사의 진정한 뜻이 제대로 전달되면 솜이 물을 빨아 먹듯 쉽게 동화되어 오리라 생각한다. 아이들의 순수한 감성을 믿고 접근하자.

시간이 나면 늘 교실에서 아이들과 수다 떨고 이야기 듣고 놀다 보면 의외의 정보도 얻게 되고 아이들의 진짜 모습을 그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우리 교사들의 잡무가 지금보다 줄어든다면 의욕적으로 학급운영을 하고자 하는 많은 교사들에게 크나 큰 힘이 될텐데 수업이 없는 시간은 늘상 교무실에 머물러도 끝이 없는 잡무로 인하여(실상 담임을 맡으면 잡무는 더 늘어난다.) 우리가 교실에서 아이들과 놀 수 있는 시간은 지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결국 교육개혁은 우리의 과제일 수밖에 없다. 

미리 세워지는 계획 속에서 알찬 학급운영은 가능하다.

미리 세워지는 계획이 없이 성과를 얻기는 힘들다. 지금도 아쉽게 생각되는 것은 나에게 풍부한 학급운영의 경험과 실제로 그에 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빨리, 더 다각도에서 주어졌더라면 하는 것이다. 학급운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최소한 그 전 방학중에는 그에 대한 구상이 이루어져야하는데 우리가 안고 있는 교육구조는 많은 것을 방해한다.(담임배정의 시기, 학교간 이동의 시기, 학년의 배정등)이러한 것은 단위학교의 노력으로 개선이 가능하리라 여겨지고 그에 따른 지속적인 문제의 제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알찬 학급운영은 교육여건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위에 제기한 문제들도 결국은 우리가 처한 교육현실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덧붙여 학생 수의 문제가 교육의 질을 저하시키는 크나 큰 요인임을 실감하였다. 우리반의 경우 6명씩 8개의 두레로 구성하였는데 이 8개의 두레를 세밀히 관리하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었다. 교육재정이  확보되어 학급당 인원수가 줄어든다면 효과가 얼마나 커질까?

또 한 가지는 아침에 이루어지는 두레활동을 지켜보면서 이렇게 하는 것이 과연 잘하는 것인지 성적을 제일이라고 믿고 있는 학부모와 학생 당사자와 동료교사는 이것을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것인지 늘 고민이 되었다. 성적위주의 학교교육이 지속되는 한 그만큼의 고민과 그것을 헤쳐나가기 위한 의지와 지속적인 대안의 모색이 절실히 요구된다.

교사가 가지고 있는 학급운영의 원칙이 의도적으로 반영되도록...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지만 곳곳에 교사의 개입이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아이들의 계획은 때로는 기발하고 참신성을 담고 있는 것이 많지만,여기에 교사가 내용성을 채워 주는 역할을 끊임없이 해가면 아이들은 그 과정에서 깨달음과 함께 다음의 활동에 서서히 반영해 나가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단, 교사가 주도적으로 이끌면 오히려 아이들의 자발성을 헤칠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너무 많은 욕심을 갖지 않기 바란다.

소모임을 조직화하자

올해 학급운영을 하면서 나에게 무엇보다 큰 힘이 되었던 것은 한달에 한번 갖는 학급운영 모임이었다. 여기에서 나는 거의 막내에 가까웠는데 선배교사들의 경험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는 그야말로 큰 힘이었다.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 학급에 맞게 적용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혼자 생각하면 거대하고 해결하기 힘든 일도 이 모임에서 이야기 하면 비교적 쉽게 해결되었다. 선배들의 영양분을 공급받는 것이 담임 초년병에게는 무엇보다 큰 힘이었다.

3. 마치면서

민주적인 원칙을 중시하겠다고 공언했음에도 때로는 가혹하게 독재(?)를 휘두른 나에게 가끔은 눈물겨운 감동을 안겨주며 나를 매료시킨 49명의 공주병환자들, 우리 아이들과 학급운영에 대해 끊임없는 충고와 격려를 아끼지 않은 학급운영모임의 여러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내년에는 좀 더 나은 학급운영과 아이들과 더불어 사는 나로 다시 태어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