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에 읽을 좋은 책 뭐 없나요?

함박눈이 소복소복 내리는 겨울밤, 따뜻한 아랫목에 이불 덮고 앉아
좋은 책을 만나는 즐거움을 그 어느 것에 비할까.
추운 겨울방학도 그 계절에 맞는 책이 있기에 즐거움과 보람이 더욱 커진다.

‘어린이도서연구회’와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이
겨울방학을 맞아,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권장도서 목록을 내놓았다.
겨울이라는 계절에 맞는 우리 창작 도서를 비롯해 옛이야기, 역사, 과학책들을
유아, 초등, 청소년 등 연령층별로 골고루 망라했다.

어린이도서연구회의 추천목록을 보면 우리 옛이야기, 풍습, 역사를 소재로 한 책들이 많이 보인다.

유아용 〈토끼의 소원〉(재미마주), 〈훨훨 간다〉(국민서관), 초등 저학년용 〈똥떡〉(언어세상), 초등 고학년용 〈신선이 되고 싶은 화가 장승업〉(아이세움), 청소년용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현암사), 〈한국사 편지 1~5〉(웅진) 등이 그것이다. 〈토끼의 소원〉은 토끼, 호랑이 등 옛이야기의 친근한 동물들을 우리 민화의 해학스러운 필치에 담은 창작 그림동화다. 〈훨훨 간다〉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형식을 빌린 재미있는 그림책이고, 〈똥떡〉은 아이가 재래식 화장실에 빠지면 떡을 만들어 이웃에 돌리던 옛 풍습을 그리고 있다.

유아용 〈파랑이와 노랑이〉(물구나무), 초등 저학년용 〈화요일의 두꺼비〉(사계절), 초등 중학년용 〈새끼개〉(낮은산)는 아이의 ‘상대방 처지에서 생각하기’에 도움이 된다.

〈파랑이와…〉는 파랑색과 노랑색의 우정을 소재로 색의 조화를 익힐 수 있게 했으며, 〈화요일의…〉는 서로 천적관계인 올빼미와 두꺼비가 서서히 친구가 돼가는 과정을 밝은 감각으로 그렸다. 또 〈새끼개〉는 애완동물 강아지의 시각에서, 어른들의 사랑이 강아지한테는 괴로움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준다.

겨울에 맞는 책으로 유아에겐 〈야, 발자국이다〉(보리), 초등 저학년에겐 〈감기 걸린 날〉(보림)을 추천하고 있다. 〈야, 발자국이다〉는 눈 위에 남겨진 동물들의 발자국을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감기…〉는 오리털 파카와 오리에 얽힌 이야기를 따뜻하게 담았다.

또 초등 중학년용 〈밤하늘 별 이야기〉(진선)는 겨울철 별자리 상식을, 초등 고학년용 〈야! 가자 남극으로〉(창비)는 남극에 관한 상식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준다. 바나나가 흔치 않은 시절에 생긴 소동을 유쾌하게 그린 초등 3~4학년용 〈바나나가 뭐예유〉(시공주니어), 부모의 별거와 관련된 아이의 심리묘사 등 3가지 사연을 담은 초등 높은학년용 〈읽어버린 겨울방학〉(소년한길)도 권장도서 목록에 넣었다.

아이의 좋은 독서습관에 대해 하지숙 어린이도서연구회 사무국장은 “책을 읽을 때는 단순히 이야기만을 좇기보다, 책의 주제를 이해하고 책 속에 나오는 여러 상황과 문제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해 보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며 “유아나 초등학생에게는 쉽게 손이 닿는 곳에 책을 놓아주고, 잠자기 전 1시간 등 규칙적으로 시간을 정해줘 독서 습관을 길러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 부모가 아이들 책에 관심을 갖고 함께 읽어주는 태도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읽혀본 다음 반응이 좋은 책들 가운데 엄선해 〈자연을 꿈꾸는 뒷간〉(들녘), 〈통계 속의 재미있는 세상이야기〉(통계청) 등 33권을 분야별로 추천했다.

김종태 기자 jt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