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읽는 즐거운 교실..

사실 난 첫 아이가 돌을 넘어서면서 그림책과 친해지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역시 그림이 있는 책보다는 그림이 없는 책들이야 말로 진짜 책이라고..나도 모르게 무의식 속에 생각해왔던 것 같다.  그러던 내가 아이를 위해 이런저런 책들을 보던 중.. 그림책에 대해 새로운 면모를 알게 되었다.

아.. 그림책으로도 내가 원하는 것을 이렇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들게 하는 책이 앤서니 브라운의 '우리 아빠가 최고야' 였다.  이 책은 두 돌조차 되지 않은 아이가 열광하는 책이기도 하지만 나 역시 그림책이 가진 마력에 충분히 끌릴 수 있는 책이기도 했다. 글자는 사실 몇자되지 않지만, 그 강렬했던 느낌.. 이로 인해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돼지책' 등을 학교도서관에서 찾아 읽어보면서 그림책으로도 충분히 수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고릴라'는 담임을 맡고 있었던 2학년 아이들에게 다 대여해주고 수업중에 함께 이야기 나눠보기도 했었다.

그러나, 난 그림책을 거기까지 활용했을 뿐이었던 것이다.  '그림책 읽는 즐거운 교실'은 내가 느꼈던 강렬했던 느낌들을 또 다른 선생님들(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은 한 발 더 앞서 나가 구체적인 여러 활동들을 통해 교실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잘 요리한 책이었다.  이제 우리는 차려놓은 음식을 먹을 일만 남은..

저학년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에게 더 유용하게 쓰이게 될 것 같다. 그렇다고 고학년에게 유용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본문에도 나오지만.. 앤서니브라운의 "돼지책"에서 엄마가 "너희들은 돼지들이야"하며 집을 나가는 그 장면은 어른인 나에게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구구절절 긴말이 필요없는 이 그림책 한 권이면 고학년에게도 지은이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에 그치지 않고 그 느낌을 함께 나눠볼 수 있도록 이야기하고, 다양한 활동들로 표현해낼 수 있다면 다른 어떤 수업보다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