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7년째 접어들고 있는 내 교직경력.

횟수가 중요한게 아닌 듯 싶다. 그냥 내가 매 순간마다 교직에 최선을 다 하고 있는가? 이게 일단 제일 중요하게 생각되는 요즘이다. 성대가 약해서 택한 전담-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수학과 맞춤형 이동식 수업을 채택한 학교로 난 학년에서 성적이 많이 부족한 아이들을 8개월째 만나고 있다. 4번정도의 진단평가와 그 외 시험을 합해서 4기 정도로 나눠서 이뤄지는 이 시스템은 교대시절에 수학이란 과목을 심화로 택한 것 밖에 없는 내겐 사실 도전이나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백방 설명해도 아이들이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윽박도 질러보고 달래보기도 하고

 그리고 어느 순간 생각해보니 영어란 과목을 공부할 때 내 자신을 생각해 봤다.

그것은 매일같이 조금씩 공부해야 만이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봤다. 모두가 수학을 다 잘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적어도 이 수학시간에 재밌게 보내려면 한번 좋아는 해 보자고.( 보통 수학을 못하면 다른 과목 성적도 그렇게 썩 좋은 편이 아니라서- 내가 생각하는 바는 그러면 적어도 한 과목에 자신감이 붙으면 다른 과목도 서서히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 그럴려면 단 1년동안 내게 주어진 시간이지만 일주일간의 수업 20개를 생각해 봐야 한다. 중등이 아니기에 주의집중이 부족한 초등 2~6학년인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재밌게 가르칠 수 있을까?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정말 강의식 수업도 많이 해 봤고(그래서 아마 목이 나아지지 않은 점도 맞는 듯 하고)  너무 재미없어 하는 친구들에게 사탕이나 초코릿으로 유도도 해보고, 아침이나 오후에 와서 공부하는 친구들에겐 상점도 주어 보고 등등. 그리고 부지런히 수학과 관련된 원격연수나 책도 뒤적여 보고 연수도 참여해 보고. 등등

  그런데 어젠 오랫만에 한라산 중턱에 자리잡은 과학교육원에서 하는 중등선생님의 <학교에서 만들어가는 수학 문화>란 주제의 연수에 참여를 하고 엄청난 쇼크를 받았다.  강의해 주신 분은 중문중 김영관선생님이신데 첫 마디가 그리고 원고에 쓰인 내용이 이것이다.

 "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 하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아이다. 이 아이는 누구나 노래를 다 잘 부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략) 그러면 수학은 모두가 잘 해야 하는가? 정말로 모두가 수학을 잘 해야만 하는가? 수학을 못하지만 수학을 좋아할 수는 없을까? (중략) 그러면 선생님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는 수학선생님의 역할은 수학에서 재미있고 아름다운 부분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때로는 직접 생활 속에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서 제공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아이들에게 수학이란 과목을 느끼게 해 주라는 것.

선생님께서는 수학교과실, 수학 벽화 그리기, 시에르핀스키 피라미드 만들기, 수학책갈피, 티셔츠에 대한 설명으로 2시간동안 자신의 체험담을 우리에게 전해주시는데 정말이지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힘이 있고 무엇보다 지루하지 않게 얼마나 많이 웃었는지 모르겠다.

 수학을 느끼게 하라.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고 다른 영역에서도 이와 같이 행하면 될 일인데, 사실 힘들다는 핑계로 내 스스로가 많이 게을렀던 것 같다. 단 1명의 아이가 봐서 느낄 수 있다면...이게 진정한 교육의 힘이란 생각과 함께 요즘 학교에서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정신없이 하루가 가고 있었던 찰나에 이 연수는 내게 또 하나의 보약이 아니였다 싶다.  (Math is beautif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