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딸 미나(가명·7)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김모(35·대전 중구 유천동)씨는 요즘 아침마다 전쟁을 치른다.

미나는 학교에 가기 싫다고 버티고 김씨는 억지로라도 딸을 학교에 보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어떤 때는 배가 아프다고 데굴데굴 구르고 구역질을 하기도 한다. 병원에 데리고 가면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고 며칠 전에는 \"오늘은 학교에 가지 말자\"고 하자 아이가 금새 멀쩡해졌다.

새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교실과 친구, 교사 등 모든 것이 낯설어서 당연한 일이지만 자칫 방치해두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심해지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공부에도 재미를 붙이지 못하게 되고 아예 학교 자체를 거부하는 \'등교 거부 증후군\'을 보인다.

▲\"우리아이 학교 가기 정말 싫어해요\"학교를 처음 다니는 초등 1학년들에게 많다.

아이는 실제로 고통을 느끼고 아파한다. 엄마랑 떨어지는데 대한 \'불안\'이 신체 이상으로 나타난 것으로 이른바 \'분리 불안\'이다.

학교 자체를 싫어한다기 보다는 엄마와 분리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불안해한다.

이럴 때는 주위에서 따뜻한 격려로 아이의 마음을 다독여서 불안한 마음을 없애주는 게 좋다.

학교에서 어떤 친구를 알게 됐는지, 학교·교실 모습이 어떻게 생겼는지, 수업 시간에 어떤 것을 배웠는지 등을 꼼꼼히 물어보면서 학교와 아이 간의 거리를 줄여준다.

학교 준비물을 챙길 때도 이제 컸으니 혼자서 하라고 내버려 두지 말고 처음 한두 달 정도는 거들어 줄 필요가 있다.

환경도 낯선데 모든 것을 혼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아이의 부담감이 너무 크다책가방에 아이가 좋아하는 소지품이나 사진 등을 넣어주면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

자녀의 분리 불안은 부모가 불안해하는 경우에도 일어날 수 있어 부모의 느긋한 마음과 인내, 냉정한 태도가 필요하다.

▲\"내아이가 친구가 없어요\"학년이 바뀔 때마다 친구를 사귀는데 유독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있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내성적이거나 서서히 적응하는 기질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또래관계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하는 현상은 최근 들어 더욱 심해지고 있는데, 핵가족과 맞벌이 등으로 조부모 밑에서 자라거나 형제나 사촌, 이웃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는 일이 줄어든 것과 관련이 깊다.

이럴 때는 부모와 자녀 간에 긴밀한 관계 형성을 할 필요가 있다. 가령 자녀와 함께 산책을 나가거나 운동·놀이를 하는 등의 끈끈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아이의 사회성을 키워줘야 한다. 부모와 자녀 간의 신뢰가 커지면 또래와의 신뢰도 커질 수 있다.

아이가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관계를 맺는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아이의 장점을 찾아내 칭찬해 주고, 아이가 말할 때 눈을 맞추고 들어 주는 등 일상생활에서 존중받는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 주면 아이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또 자녀와 또래 관계를 다룬 책을 함께 읽으며 정서적인 부분을 얘기해 주고 대화를 나누는 것은 관계 맺는 기술을 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생일 파티 등을 이유로 사귀고 싶어하는 친구를 집으로 초대하는 것은 즉각적인 효과가 있으면서도 손쉬운 방법이다.

또한 농구처럼 팀워크를 요구하는 운동을 같이 하거나, 잘 할 수 있는 장기를 하나 정도 가질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도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서 친구를 잘 사귈 수 있게 해주는 방법중 하나이다.

▲\"우리아이만 공부가 힘든가요\"학교생활에 어느정도 익숙해져 있는 초등학교 3~6학년 아이들도 학교 가기를 거부한다.

이때는 공부에 대한 부담감과 자신감 상실이 주된 원인인데 부모가 이를 모르고 무턱대고 아이를 나무라면 오히려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더 잃게 해 역효과를 낸다.

자신의 아이에서 이런 증상이 오면 부모가 우선 대화를 통해서 아이가 무엇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지, 어떤 과목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런 다음 \"다른 아이들도 공부가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로 엄마랑 이렇게 해 보면 잘 할 수 있을 거야\"라는 식으로 격려하면서 자신감을 북돋워줘야 한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점수나 결과만을 가지고 아이를 다그치거나 부담을 줘서는 절대 안된다\"며 \"무조건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번에는 60점을 받았으니까 다음에는 65점을 노려 보자\' 등의 말로 아이에게 맞는 기준을 정해서 공부를 하도록 유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충청투데이 유순상 기자 / 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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