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예절이 없다고들 말한다.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고, 부모에게도 버릇없이 굴기 일쑤라고들 한다. 공공장소에서도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떠들고, 조용히 하라는 어른들의 말도 무시한다고 혀를 찬다.

요즘 예절교육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예절이 구시대의 관습이며, 번거로운 절차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방학 때 열리는 예절교육 캠프가 곧 마감이 되는 것도 에절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을 잘 보여준다.

예절은 아이와 아이를 둘러싼 사회 환경과 소통의 기본이 된다. 지리산 청학동 몽양당 훈장을 맡고 있으며, 방송 출연도 잦아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김봉곤 훈장은 “예절이라는 것은 큰절하고, 한복입고 하는 것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자리, 어떤 시간,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적절하게 몸을 제어하는 것을 뜻한다”고 말한다. 예절은 바로 “대인관리이자 자기관리”라는 것이다. “남을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는 것이 첫째 문제고, 그 마음가짐을 드러내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 둘째 문제다.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그것을 표현할 줄 모른다면 결국 아이는 예절을 모르는 아이, 버릇없는 아이로 남들에게 비쳐져 사회 생활에도 문제를 겪는다.” 김 훈장의 말이다.

결국 예절교육은 다른 사람을 공경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르치는 인성교육과 통한다. 김 훈장은 “남을 공경하는 마음이 없는 예절이 바로 허례허식”이라며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마음 공부를 시키는 것이 예절교육의 가장 기본”이라고 했다.

예절교육은 아이의 사회성을 높이고, 자신감을 키워주는 훈련이기도 하다. 어떻게 행동해야 남들에게 호감을 주는지를 아는 아이들은 좀 더 자신있게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예절교육기관 예지원의 정영순씨는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예절을 지켜야 한다’고 강압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그 관계를 풀어서 설명해 주고 어떤 몸가짐이 가장 조화로운지를 설명해 주면 아이들이 금방 예절을 이해한다”고 전한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남들에게 호감을 주는지, 자기 자신의 품위를 높일 수 있는지를 이해하고 나면 아이들도 예절을 앞장서서 지킨다.” 정씨가 권유하는 자녀 예절교육 방법이다.

예절교육 전문가들은 아이들에게 예절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부모들부터 모범을 보이는 것이 가장 좋다고 강조한다. 정영순씨는 “아이들이 예절이 없다며 강의를 들으러 오는 부모들이 오히려 예의가 없는 경우가 훨씬 많다”며 “부모들이 먼저 다른 사람들과 아이에게 예절을 지키는 모습을 보인다면 아이들도 금방 본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예절문화원 남상민 원장도 “예절 교육에서는 가정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며,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부모들부터 몸가짐을 바로 한다면 예절교육이 그렇게 어렵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