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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교육은 정말 우수한가?

섬쌤 | 2015.08.16 23:02 | 조회 5321 | 공감 0 | 비공감 0

이른 새벽부터 분주했다.

여덟시까지 학교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차가운 공기를 가로지르며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어제 미리 방문했던지라 어렵지 않게 길을 찾았다.

학교가 가까워질 즈음부터 여기저기 학생들이 보였다.



걸어다니는 학생만큼 자전거로 등교하는 학생도 많다.

부모와 함께 등교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아주 어린 아이도 혼자 걸어간다.


어제 받은 시간표에는 1교시가 프랑스어 수업이라고 적혀 있었다.

안내받은 대로 찾아갔더니 두 명의 교사가 있었다.

그들에게는 사전에 참관하겠다고 양해를 구하지 않아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그런 걱정은 기우라는 듯 프랑스어 교사가 나를 환대했다.

개학한 지 얼마되지 않아 어제 첫 시간으로 프랑스 마켓에 들렸고, 실내에서 하는 수업은 오늘이 처음이라고.

그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한 해 동안 수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안내할 거라고 했다.

오전 7:59  Map



수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복도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볼 때마다 느끼지만 우리 학교와는 구조와 디자인이 영 딴판이다.

곳곳에서 안락함과 자유로움이 공존한다.


수업시간이 다가오는데 학생도, 교사도 보이지 않는다.

내가 교실을 착각했나 생각할 무렵 종이 울렸다.

그제서야 한 두명씩 모습을 드러냈다.


1교시(08:15~09:00) - 프랑스어


학생은 모두 열세 명이었다.

남자 셋, 여자 열.

나중에 교사가 말해주길 제1외국어는 3학년때 선택한다고 한다. 

영어, 독어, 불어 등 다섯 가지 언어 중 하나를 선택하는데 한 언어당 열 명 이상이 선택하면 개설된다고 한다. 


학생들이 뒤쪽부터 앉는 건 비슷하구나.

여자애들이 집단 형성해서 다니는 것도.



평균적인 국내 고학년보다 손도 많이 들고 참여도가 높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매우 정적이다.

핀란드 특유의 조용한 문화가 엿보인다.

(참고로 핀란드인은 낯선 이를 경계한다. 이 문화를 모르는 경우 무시받는다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이다.)

낙서를 하거나 친구들과 장난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하지만 웃는 모습도 보기 어렵다.

교사의 진행과 다르게 교과서를 미리 살펴보는 아이들이 있다.


교사가 단어를 말하니 따라 말한다.

교사가 교과서를 꺼내준다.

교과서를 보며 단어를 적는다.

수업 방식 자체는 큰 차이가 없다.

교사가 말하는 경우가 2/3을 차지한다.

수업이 끝날 때쯤 되니 하품을 하며 시계를 쳐다보는 아이들이 많다.


후반부에 짝끼리 말판놀이를 시작하니 분위기가 살아난다.

학생들이 말판놀이를 하는 동안 교사가 교실을 나섰다.

그러자 학생들이 좀 더 소란스러워졌다.

남자 아이들은 일어서서도 놀고 여자 아이들은 말수가 많아졌다.

교사가 돌아오니 차츰 분위기가 정리됐다.

그러나 우리 만큼 누군가가 무서워서 한 순간에 조용해지는 상황은 아니었다. 


숙제는 일 년 동안 수업을 통해 이루고 싶은 자신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오전 9:02  Map


쉬는 시간마다 교사도 학생도 교실에서 자취를 감춘다.

종이 울리면 그제서야 모이기 시작한다.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넸지만 받아주는 아이가 거의 없다.

한 번 쳐다보고 자기 갈 길을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늘 내가 참관할 학급은 5학년 중 하나다.

남자 여덟명, 여자 열네명.

총 스물두 명으로 이루어졌다.

핀란드는 한 교사가 한 학급을 졸업할 때까지 맡는다.

내가 참관한 학급은 이미 같은 교사와 학생끼리 5년째 지내는 중이다.


2교시(09:15~10:00) - 수학

학급에서 선거를 했다.

후보는 총 두 명.

긴 절차 없이 투표가 시작됐다.

투표용지로 빈 종이를 나눠주고 그 곳에 이름을 적는, 우리와 같은 방식이다.

학생들이 수학 문제를 푸는 동안 교사가 표를 확인하고 당선자를 발표했다.

결과를 들은 학생들이 약간 떠들썩해지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지난 시간에 배운 수학을 점검하는데 덧셈, 뺄셈, 곱셈이다.

그것도 두 자리수.

이제야 세 자리수끼리의 계산을 배운다.

학생 스스로 교과서의 문제를 풀고 교실 한 구석에 있는 답지를 보며 채점을 한다.

크게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은 보이지 않은다.


교사가 학생들 앞에서 한국에 대해 소개할 기회를 줬다.

앞에 서서 인사를 하니 형식적인 박수가 돌아왔다.

독일에서 했던 대로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는지 물어보고, 그들이 아는 대기업과 지리적 위치, 몇 가지 특성 등에 대해 설명했다.

영어를 모르는 학생이 많아 학생 중 두 명이 통역했다.

더딘 진행에 수업이 더욱 늘어졌다.

눈으로 호기심을 표현하는 학생도 있었지만 교사가 이내 중단했다.

여러 모로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었다.

오전 10:17  Map


3교시(09:15~10:00) - 음악


몇 명의 학생들이 음악실까지 안내해주었다.

가는 동안 말을 붙여보려고 했는데 길게 가지 않았다.

적응하기 힘들다.


음악실에 도착하니 교사가 환영해주었다.

처음 만난 교사는 전 시간까지 수업이 있고, 다음 시간은 다른 학교에서 수업을 한다고 했다.

쉬는 시간 동안 교수학습과정안을 작성하고 있었다.

우리와 다르게 틀이 없고 오로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함이었다.







이어 다른 음악교사를 만났다.

그녀 역시 오늘 참관을 요청했음에도 흔쾌히 허락했다.

경력이 10년 정도 된 비교적 젊은 교사다.

이번 수업이 학년도가 새로 시작한 후 첫 시간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미 4년째 그들을 가르치고 있어 익숙하다고 했다.

내가 핀란드의 수업이 생각보다 정적이라고 하니, 음악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생기가 넘친다고 했다.

과연 얼마나 다를까.


교사가 문 앞에서 한 명 한 명에게 인사를 건넨다.

좀 더 학생과의 관계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새 학년도가 시작한지 3일 째라 첫수업인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그럴까. 

이번 수업도 교사의 발언 비중이 현저히 많다.

다른 수업보다는 적었지만.



네 박자 장단에 맞춰 이름을 부르는 놀이를 하니 분위기가 좀 더 화기애애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비교하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조용하다.

우리 학생들이었으면 꺄르르 웃으면서 장난쳤을텐데.


자유롭게 교과서를 살펴보는 시간을 주니 이제야 좀 시끌벅적하다.

하지만 수업을 벗어나진 않는다.

교과서를 보며 함께 노래부르거나 친구들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함께 노래를 부르는데 곡도 소리도 잔잔하다.

반주기에서 신나는 곡이 흘러나와 모두가 함께 따라 불렀다.

여전히 소리는 크지 않다.

오전 11:23  Map


4교시(11:15~12:00) - 모국어


시간표 상으로는 12시까지지만 20분만 수업하고 점심을 먹으러 간다.

그래서 정해진 점심시간은 30분이더라도 한 시간 가량으로 늘린다.

요령껏 시간을 조절하는 건 비슷하구나.



교사가 몇 가지 설명을 하고 함께 교과서를 읽기 시작했다.

교사가 이름을 부르면 불린 학생이 읽는 방식이다.

우리네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고, 오히려 더욱 차분하다.

오후 12:15  Map


점심시간 동안 모두가 밖에서 놀다 시간에 맞춰 들어온다.

뚸어노느라 얼굴이 빨개진 애들이 대부분이다.

오후 12:36  Map


5교시(12:30~15:15) - 종교


점심시간 이후여서 그럴까.

학생들이 좀 더 활발하다.



수업 도입부에 한 학생이 앞으로 나와 자신이 촬영한 사진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이야기를 했다.

이런 이야기 나눔이 종종 있나 보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수업보다는 좀 더 생기가 있다.


우리에게는 없는 과목인 종교다.

설명을 듣다보니 종교보다는 과학 수업에 가까웠다.

나중에 교사가 말해주길 오늘은 과학의 입장에서 본 우주의 탄생에 대해 알아보았고, 다음 시간에는 종교의 입장에서 살펴볼 거라고 했다.

맹목적으로 종교의 입장을 강요하기보다는 여러 의견을 보여주고 학생들이 선택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우주의 탄생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교사의 설명이 주로 이어졌다.

한 명씩 의견을 발표하다가 두 명의 여학생이 서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전체 앞에서 학생끼리 토의하는 건 처음 본다.

이렇게 말을 잘할 수 있건만, 여기도 다들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뺏긴 건 아닐까.


수업은 딴전이고 그림그리기에 열중인 아이들이 늘어간다.

마지막 즈음에는 1/3 정도가 다른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그림에 집중했다.


모든 수업이 끝나자마자 서로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교실을 나선다.

오후 1:15  Map


학생들이 하교하고 담임 교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어땠냐고 묻는 교사에게 조심스럽게 내가 생각했던 핀란드 교육과는 다르다고 답했다.

학생간의 토론이나 활동이 중심일 거라고 짐작했는데 교사의 설명이 중심이었다고.

또한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너무 정적이라고.

하지만 그 와중에도 학생 대부분이 수업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은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정적이라는 내 말에 교사가 놀래며 이 아이들은 활발한 아이들이라고 했다.

물론 평소에 토론이나 학생 간 활동을 하는 편이지만 오늘은 적었다고 했다.

자신의 교육 방법과 학생 분위기가 핀란드의 평균이라고 말했다.


내가 방문한 학교는 실습전담학교다.

당장 2주 후에도 예비교사가 이 학교에서 경험을 쌓는다.

참관을 마치고 핀란드에서 유학한 지인들에게 내가 본 학교의 모습이 일반적이냐고 물었다.

한국인들이 예상하는 것과는 달리, 그 모습이 보통의 학교라는 답을 듣고 멍해졌다.


물론 하루만 참관을 해서 그 나라의 교육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의견을 짧게 정리하면 학교 안에서 행해지는 활동 자체는 아주 다르지는 않다는 것이다.

결국 사회에 팽배한 과도한 경쟁과 교육에 대한 무지한 관료들이 큰 차이를 만듦을 알 수 있었다.


다음 주에 한 번 더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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