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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학교에서 수업을 했어요

섬쌤 | 2015.07.08 19:18 | 조회 4318 | 공감 0 | 비공감 0

6월 16일부터 유럽을 여행중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독일의 학교에서 수업을 했지요.

그 경험담을 나눕니다 ^^

--------------------------------------


아침 7시가 되기도 전에 출근길을 나섰다.

학교가 슐레스비히에 있기도 하지만 첫 수업이 8시에 시작하기 때문이다.

얼마 만의 학교인가.

그것도 먼 타국땅에서.


가는 동안 학생과 수업에 대해 Lotta에게 질문을 했다.

그런 나를 보며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여줬다.

그래.

비록 휴직 중이지만 나는 교사다.

세상 어디에서든 아이들은 똑같겠지.



전교생이 300명 정도의 작은 학교다.

10살부터 17살까지 학생들이 다니고 한 반에도 여러 나이의 학생이 섞여 있다.

가장 먼저 Teacher's Room에 들어갔다.

우리의 교무실이나 협의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가장 큰 차이는 컴퓨터가 보이지 않고 따로 자리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Lotta가 알림판에 한국에서 온 항수라며 적었다.

이미 웹사이트를 통해 알려진 후라 만나는 교사들마다 반갑게 인사를 해주었다.

심지어 교장도 나를 찾아와 환영한다며 악수를 청했다.

교장이 편하게 Teacher's Room에 드나드는데 다른 교사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 신기했다.

독일에서는 교장도 최소 다섯 시간 수업을 한다. 

그렇게 해야 교장이 학교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우리는 수업을 하는 교장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인데 말이다. 


모두가 편하게 돌아다니며 챙겨온 아침을 먹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업무를 함께 했다.

8시가 될 무렵 출근 시간의 혼잡함이 느껴졌지만 조급함이 보이지는 않았다.

네 명의 영어 교사가 함께 수업할 것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이제 시작이구나.


복도에서 아이들이 교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교사가 문을 열어줘야 비로소 교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첫 수업은 14-16세 학생들이 모여 있는 학급이었다.

시작하기 전에 교사가 영어 사전, 교과서 등을 꺼내라고 하고 없는 학생들을 채근했다.

교실 전체가 경직되어 있고 학생들의 표정도 밝지 않았다.


수업을 시작하며 교사가 나를 소개했다.

그리고 나를 교실 앞에 서게 하더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응?

이정도 당황스러움이야 뭐.


학생들을 이렇게 만나는 것이 얼마만인가.

어떻게 해야할 지 내 몸이 기억하고 있다.

그들의 눈빛을 읽는다.

낯선 동양인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에 초점이 잡혀 있다.

이럴 때 질문을 던지며 그들을 상황 속으로 빠져들게 해야 한다.


"제가 어디에서 왔을까요?"(물론 이 모든 대화는 영어로 하거나 독일어를 교사가 영어로 통역해준 것이다.)

중국, 일본, 타이, 베트남 다양하게 나왔지만 한국은 나오지 않았다.

좀 더 기다렸더니 드디어 Korea를 외치는 학생이 있었다.


다행히 교실 벽에 세계전도가 붙어 있었다.

그곳으로 가서 한국을 가리키며 이렇게 먼 곳의 작은 나라라고 이야기했다.

그들이 잘 알만한 북한이나 삼성, 현대 등의 회사 이름을 대며 짧게 설명했다.

다행히 이 반은 얼마 전에 북한에 대한 수업을 해서 이해도가 높았다.

5분 정도 설명을 했을까?

영어 실력이 부족한 나로서는 학생들의 흥미를 유지시키기 어려워 질문을 받는 것으로 방식을 바꿨다.


질문이 별로 없을 거라던 Lotta와 교사의 예상과는 달리 많은 아이들이 손을 들었다.

영어를 잘 하는 학생만 질문을 하다가 점점 많은 아이들이 다양한 질문을 했다.

궁금한 게 많았나보다.

남한과 북한의 관계, 한국의 문화, 음식, 물가 등 한국에 관한 것부터

어떻게 내가 이 학교에 오게 됐는지, 어떤 방식으로 여행을 하는지 등을 묻기도 했다.

한 학생이 나이를 물어보자 맞춰보라니까 아무도 맞추질 못했다.

심지어 19살이냐고 묻는 학생도 있었다.

29살이라니까 깜짝 놀랬다.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며.

서양인 눈에는 아시아인이 어리게 보인다고 하지만 너무 했다.

내 대답이 끝나자마자 교사가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시아인은 밥과 채소를 많이 먹어 어려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 글쎄요.


학생들의 질문이 잦아들자 교사가 나보고 학생에게 질문해도 좋다고 했다.

실례되는 내용인 것 같아 망설였지만 괜찮다는 그녀의 말에 용기를 냈다.

너희들 중 대부분이 아니라고 대답할 것 같다고 뜸을 들이고 물었다.

"학교를 좋아하니?"

다들 웃는다.

아니라는 뜻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해달라고 하니 특정 수업을 하는 날만 좋다고 했다.

그래도 일주일 중 마음에 드는 날이 하루라도 있다니 참 다행이다.


학생들과 제법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은데 수업이 끝나지 않았다.

교사가 이번 수업에 해야 할 몫이 있어 여기까지만 하자고 했다.

수업을 참관하기 위해 빈 자리로 들어갔다.

시계를 보니 수업을 시작한 지 50분 정도가 지나있었다.

블럭타임제로 하는구나.


수업의 진행은 우리와 큰 차이가 없었다.

예전에 치룬 시험지를 나눠주고, 과제를 확인하고,

간단한 영어 표현에 대해 특정 학생에게 질문해서 대답하게 하고.

잡담하는 학생을 꾸짖거나 자리를 바꾸고.

음.

학생들이 학교를 싫어할 만 하구나.

교사와 학생 사이의 관계나 공감 정도가 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보다는 수업 참여도가 높은 편이다.

훗날 여행을 위해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학생도 있었으니.


프로젝트 과제를 확인하는 동안

옆에 앉은 여학생이 자신이 그린 그림과 작성한 노랫말을 나에게 보여줬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모둠끼리 4일 정도 시간을 함께 


수업을 마치고 조용히 있던 한 학생이 나에게 다가와 질문을 했다.

하루 동안 함께 있는 거냐고.

아니라고 하니 같이 있었으면 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수줍게 돌아서는 그를 보며 고마움에 가슴이 뭉클했다.


쉬는 시간은 20분이다.

미리 사온 빵으로 허기를 달래며 쉬고 있는데 한 교사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연세가 있어 보이는 여자 분이었는데 카우치 서핑에 무척 흥미를 보였다.

자신도 그를 통해 여행을 하고 싶은데 나를 만났다고.

그러고보니 여행 중에 나이가 지긋한 여행객들을 제법 봤다.

나보다도 큰 배낭을 메고 다니는 이도 있었다.

나도 그럴 수 있을까.


두 번째 시간은 10~12세 학생들이 대상이다.

이전처럼 간단하게 한국에 대해 설명하고 질문을 받았다.

금방 질문이 동이 났다.

영어를 잘 몰라서 였을까?



교사가 그리기 활동을 진행하는 동안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리기를 시작하자마자 아이들이 내 주변을 감쌌다.

단어로라도 말해보려고 노력하는 아이도 있었고

열심히 고민해서 질문을 들고 온 아이도 있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으면 선생님에게 독일어로 물어보기도 했다.

별 거 아닌 질문을 던진 후 대답을 들으면 해맑게 웃었다.

답보다는 외국인과 이야기 나눈 것 자체가 좋은가보다.

한 아이가 Hello를 한글로 써달라고 했다.

처음보는 한글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이런저런 단어를 물어봤다.

옆에서 따라 쓰는 아이가 점점 늘었다.

그 중 한 아이는 무척이나 호기심을 보여 더욱 자세히 가르쳐줬다.

그 아이는 쉬는 시간에 Teacher's Room까지 찾아와 전화번호까지 받아갔다.


아이들과 즐겁게 이야기하는 중에 교사가 다른 교실로 옮길 시간이라고 했다.

자기들이 빽빽하게 내 스케쥴을 짜뒀다며 웃었다.

아쉬웠지만 아이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옆 교실로 이동했다.


그곳에서는 다른 교사와 학생이 수업을 하고 있었다.

14~16세 학급이었는데 지금까지 들어간 반 중에 가장 경직된 상태였다.

내가 수업을 하는 동안에도 교사와 학생 간의 힘겨루기가 있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이 학교에서 가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학급이라고 했다.

내 눈에는 하고 싶은 말이 가득한 반이었는데.


하지만 이 학생들에게도 외국인은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한 번 트인 말문은 연달아 이어졌다.

흐름이 활발해진다 싶으면 교사가 태도를 좋게 하라고 막았다.

그럴 때마다 학생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대화의 흐름을 바꿈으로써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소란스러움인데.

무척이나 아쉬웠다.


수업이 끝날 즈음 학생들에게 두 가지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나는 한국 학생들이 스스로를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초등학생조차도 세 시에 수업이 끝나고 많은 아이들이 저녁까지 학원을 다닌다.

심한 경우에는 밤 10시, 11시까지도 학원을 다니거나 숙제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학생들이 말도 안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희들은 비록 학교 다니기가 싫더라도 자유시간이 많으니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내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고 고백했다.

학생들은 충분히 잘하면서 우리를 약올리나 하는 표정이었다.

하긴, 그들 입장에는 내가 잘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먼 나라까지 와서 영어로 수업을 하니까.

하지만 영어로 내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면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나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사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모든 이들이 영어를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하지만 넓은 세상을 마음껏 누비고 싶다면 영어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현재 세상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언어니까.

영어 교육은 정확성이 중요하지 않다.

다른 나라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게 만드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


마지막 시간은 다른 10~12세 반이다.

조금이라도 빨리 말한다 싶으면 아이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매우 천천히 말했다.

좋아하는 음식, 색깔, 동물 등 귀여운 질문이 이어졌다.

아이들은 어디나 똑같구나.

한 학생이 생일을 물어봤다.

오늘이라고 하니 다들 깜짝 놀랬다.

교사가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자며 아이들을 일으켜 세웠다.

지난 번에 'Happy Birthday To You'를 배웠다고 했다.

함께 박수를 치며 흐뭇하게 듣고 있는데 마치자마자 독일의 '생일 축하 노래'도 불러주었다.

타국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축가를 들을 줄이야.

평생 잊지 못하겠구나.


이 반 학생들은 특히 한글에 관심을 보였다.

한 아이가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써달라고 부탁했다.

교사가 그 아이의 이름의 철자를 하나하나 부르려고 하길래

한글은 듣는 소리를 모두 표현할 수 있으니 그냥 말해보라고 했다.

부르는 대로 한글로 옮겨주니 다들 무척이나 신기해했다.

모든 학생들이 손을 들어 자신의 이름도 써달라고 했다.

각자의 이름을 칠판 가득 써주었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받아적었다.


두 시간 동안 학생들과 질문을 주고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마칠 때 즈음에 한 교사가 사진을 찍자며 카메라를 들고 교실로 들어왔다.

교실 안에서 한두 장 찍더니 밖에 나가서 찍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했다.

그 말에 아이들이 와 하고 소리쳤다.

역시 학생들에겐 수업 시간에 밖으로 나가는 게 최고다.



기분 좋을 만큼 따사로운 햇살 아래에서 아이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학교 홈페이지에 올릴 것이라고 했다.

나에게 이런 기회를 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언제 또 이런 생일을 보낼 수 있을까.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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