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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가르칠 수 있는가

섬쌤 | 2015.03.23 08:59 | 조회 4216 | 공감 0 | 비공감 0
*철학교육이 주제이나 교육의 본질과 연관된 글입니다.

철학을 가르칠 수 있는가
- 레오나르드 넬슨의 강연문 <소크라테스의 방법>1)을 바탕으로

1922년 12월 11일, 괴팅겐 교육학회에서 넬슨이 강연을 했다. 그는 철학하는 것을 가르치는 방법으로서 ‘소크라테스의 방법’을 청중에게 소개했다. 철학을 가르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하며 그에 대해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을 하다가 마지막에는 학교교육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므로 ‘비(非)소크라테스적 방식의 수업이 성공하도록 해주는 마음의 성숙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이란 질문에 대한 답을 수학계에서 찾아달라고 간청을 한다. ‘소크라테스의 방법’을 예찬하는 그가 왜 이런 비관적인 말을 하게 된 것일까. 강연이 끝나고 청중들이 웅성거림 끝에 한숨을 쉬는 모습을 떠올리며 그의 사유를 따라가 본다.

철학을 가르치는 수업 장면을 떠올려 보라고 하면 흔히 소크라테스에서부터 데카르트, 칸트 등이 세운 이론을 교사가 설명하는 모습을 생각한다. 넬슨은 이것을 독단론이라고 부르며 이런저런 사람이 이런저런 것을 철학적 진리라고 간주하고 있다는 사실만 전달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평한다. 독단적인 가르침을 통해서 저 높은 영역으로 날아오르는 것은 쉽지만 결국 학생으로 하여금 철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는 철학은 오로지 ‘소크라테스의 방법’으로만 가르칠 수 있다고 하며 그 방법이란 무지한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은, 자신이 알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그것, 그것을 실지로는 알고 있다는 것을 깨닫도록 강요함으로써, 무지한 학생들을 가르치려는 소크라테스의 계획을 실천에 옮기는 문자 그대로의 수단이라고 한다. 

넬슨은 자신의 주장대로 수업을 했다. 과연 어떻게 됐을까. 다음은 그의 강연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그의 수업 모습이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질문 가진 사람 있나?” 한 학생이 질문을 한다. “개념이란 무엇인가?” 이에 교사는 대답을 하지 않는다. 철학적 질문도 하지 않는다. 다만 학생들끼리 질문과 대답이 이루어지도록 상호작용을 준비할 뿐이다. 그는 나온 질문을 토론에 부친다. 이 상황에서 학생들이 초점을 벗어난 새로운 질문을 하기도 하고 전체가 침묵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토론의 열기는 이어지고, 점점 더 표적을 잃은 질문들이 쉬지 않고 쏟아진다. 처음에는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덤비던 학생들조차 혼란에 빠진다. 이런 가운데 교사는 이성의 자기-확신에 대한 믿음과 영혼의 자기충족적인 능력에 대한 외경심을 갖고 견뎌내어야 한다. 시간을 절약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자신의 질문을 제대로 진술하는 수고를 대신 해주어서는 안된다.

상상만으로도 답답하다. 교사가 무지를 깨우치기 위해 질문을 하다보면 학생들은 자신의 사고를 명료하게 하기는커녕, 사고에 의해서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하려는 자신의 능력을 도둑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을 가르치는 교사는 학생들을 혼란과 절망에 빠트릴 수 있는 용기를 갖고 학생들이 지혜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 시험해야 한다고 넬슨은 말한다. 철학은 지혜를 사랑하기에 강철 같은 의지로 그를 추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의 지식이 형편없는 것임을 알고 나면, 그리고 남의 도움 없이 자신의 노력만으로는 몇 발짝 나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나면, 지치고 늘어져서 노력을 포기한다. 모든 학생들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공동의 과제를 추구하려 하지 않기에 수업은 갈수록 의지의 시험대가 된다. 이것이 철학교육에서 ‘소크라테스의 방법’을 사용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넬슨에게는 철학을 하는 방법을 가르쳐줄 수 없는 것이 철학교육이 가진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철학교육을 통해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철학적 진리에 대한 인식의 원천을 외부의 자극에 의해서 통찰하기를 원하지만 그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학교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넬슨의 주장을 정리해보면 철학은 자신 안에 있는 지혜를 찾도록 하는 ‘소크라테스의 방법’을 통해 가르치는 것이 가능하지만, 학교교육이라는 특수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학교교육은 ‘특수 상황’인 것인가? 그 해답의 실마리는 플라톤의 대화편 중 ‘테아이테토스’에 등장하는 소크라테스의 일화에 있다. 젊은 수학자 테아이테토스는 “지식이란 무엇인가?”라는 소크라테스의 질문에 대답하다 결국 그에게 혼란스러움을 호소한다. 그에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방법을 산파의 그것에 비교하며 자신은 다른 이의 (지혜의) 출산을 도울 뿐이라고 한다. 그러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이 필요 없는 사람에 대해 언급한다. 바로 내부에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사람이다. 소크라테스는 그런 이들을 다른 소피스트들과 연결시켜준다. 소크라테스조차도 자신의 방법을 통해 모든 이를 철학의 길로 인도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학교라는 공간은 모든 이를 받아들여야만 한다. 이 점에서 넬슨은 철학교육은 불가능하다고 하는 것이다.

이 강연에서 넬슨은 철학과 수학을 자주 비교한다. 그 둘은 자매 학문이지만 매우 큰 차이점을 지니는데 수학은 철학과 달리 수학적 원리들에 이르는 탐구의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그 원리들을 따라갈 수 있다. 쉽게 표현하자면 수학 교과서의 나온 공식이 만들어진 원리를 모르더라도 문제를 해결할 때 오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학 역시 그 원리들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철학과 마찬가지의 이유에서 ‘소크라테스의 방법’이 필수이다. 결국 학교교육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학 수업은 가능하지만 참된 수학자가 되도록 하는 수업은 불가능한 것이다. 
넬슨은 강연의 끝 무렵에 자신이 답을 찾지 못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비(非)소크라테스적 방식의 수업이 성공하도록 해주는 마음의 성숙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위대한 학자의 제자가 더욱 성숙했던 것처럼 학생이 이해의 깊이를 갖도록 만들어주는 마음의 성숙은 무엇인가. 그는 철학은 그에 답할 수 없으니 수학의 특성을 바탕으로 수학자들이 이 질문에 답해달라고 부탁한다.

그가 질문한지 백년 가까이 되어가는 지금, 우리는 그에 답할 수 있는가? 학생들로 하여금 지혜를 사랑하게 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그에게는 철학자가 되도록 교육할 수 있을까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에 답하기 전에 나는 그에게 반문하고 싶다. 모든 사람이 철학자가 될 필요가 있는가? 넬슨의 질문은 학교라는 틀 안의 모든 이에게 교육을 해야 한다는 상황에서만 유효한 것이다. 최근 다중지능이론을 비롯하여 뇌과학에서도 밝혀지는 것처럼 인간이 가진 잠재력은 각자마다 분야가 다르다. 여러 개의 강이 모여 하나의 바다를 이루는 것처럼 철학, 수학뿐만 아니라 음악, 미술, 문학 등을 통해서 지혜를 찾으면 되지 않을까. 그러기에 모두가 철학자가 될 수는 없을까 라는 질문의 틀에서 벗어난다면 충분히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다. 지금처럼 학생들에게 같은 과정 안에서 경쟁하도록 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신의 강점을 중심으로 지혜의 길을 안내해줄 수 있다면 더욱 많은 이들이 지혜를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이는 철학은 가르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는 없다. 그에 답하기 위해서 프랑스의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를 예로 들고 싶다. 바칼로레아는 철학과 논술을 필수로 하여 인간정신과 도덕·정치·사회·경제 등 다방면에 걸친 독서량과 자신의 생각, 논리적 글쓰기 능력을 요구하는 시험2)이다. 단기간에 시험을 위한 준비만으로는 좋은 결과를 내기가 힘들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 시험이 제도화된 시기가 1902년이다. 그로부터 백년이 지나는 동안 이 제도는 프랑스의 문화에 큰 영향을 주었고, 현재는 시험 대상자뿐만 아니라 국민들 중 다수가 그 해 출제되는 문제에 관심을 보인다. 철학적 물음이 일상화가 된 것이다. 이에 비해 ‘소크라테스의 방법’은 즉각적으로,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이루어진다. 그로 인한 생각의 과부하를 견뎌낼 수 있는 이는 많지 않다. 짧은 기간의 철학교육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지혜를 사랑하는 문화가 형성된다면 더욱 많은 이들이 철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묻고 싶다. 우리 사회에서 점점 질문이 사라지고 있다. 사유가 사라지고 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주어진 보기 중에서 답을 고르는 삶에 익숙해져 있다. 우리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인 학교는 수업에서부터 일상까지 독단론으로 넘쳐난다. 각자가 답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가 제시하는 답에 맞춰 살아간다. 정말 이래도 괜찮은 것인가. 많은 이가 질문과 생각을 품고 있는 세상, 그것을 자유롭게 나누는 세상이 된다면 우리 사회에도 지혜가 깃들지 않을까.

1. 김안중 교수가 번역한 넬슨의 강연문에서 발췌한 문장을 중심으로 논리를 전개하였다.
2. [네이버 지식백과] 바칼로레아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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