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공부하는 교사를 위하여
공부하는 교사를 위하여
당연한 이야기지만 공부는 필요와 의지가 만나 이뤄진다. 그리고 공부가 내 삶의 과정에 자양분이 될 것이란 믿음에서 더욱 동기화된다. 필요는 하지만 의지나 열정이 없는 경우,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 열정은 강하지만 필요와 동떨어진 경우 관념적, 사변적 공부로 빠지기 쉽다. 이 경계와 간격을 잘 이해하고 본인의 공부를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적 거리둠'의 개념을 이해한다는 것은 바로 이 미묘한 간극을 내적으로 조절할 능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혼자 하는 공부는 혼자 알아서 하면 되지만, 훈련이 돼 있지 않은 경우 생명력을 갖기 힙들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공부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많은 학습공동체들이 운영되고 있다. 함께 공부하는 과정은 '자율과 책임'이 버팀목이 된다. 자율은 이끄는 자의 몫이 아니라 구성원이 스스로 발휘하는 덕목이다.책임은 함께 공부하는 동료를 위하여 발휘하는 덕목이다.
누군가는 리더가 좀더 강력하게 이끌어 주기를 희망할 수 있지만, 좋은 공부에서는 자연스러운 접속과 분기를 거듭하면서 구성원의 의식이 발달하고 성장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교사들은 그러한 능력과 역량을 갖추었다고 믿는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교육과정 재구성은 각기 다른 방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나는 피터즈가 말하는 교과의 내면화, 그 중요성에서 나온다. 또 하나는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의 현재진행적, 미래지향적 성격에서 나온다. 연중 변화무쌍한 교실 사태 속에서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창조적 사유를 해갈때 그 과정을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라고 사고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교육과정 재구성이 '만들어주는 교육과정'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보는 시각으로 이것은 내가 한 말이다.
교사들과 공부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당장의 쓸모'와 연결한다. 아마도 지금은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갈증과 기법에 대한 쓸모로 인해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교사들이 많을 것이다. 전혀 잘못된 접근은 아니지만 '당장의 쓸모'에 집착하는 경우 오히려 탈전문화의 길로 빠질 수 있다는 역설이 생겨난다. '어떻게'와 '무엇을 왜'라고 하는 개념은 화학적으로 붙어 있어야 힘을 발휘한다. 여기서 다시, '시간적 거리둠'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당장의 쓸모를 찾아 공부를 시작했다고 할지라도 상관없다. 좋은 공부는 당장의 쓸모와 장차 가져야 할 안목과 통찰을 내적으로 섞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공부 동기야 말로 여러 층위에서 형성된다. 공부를 이끄는 사람들은 이러한 필요와 동기, 그리고 방향을 고민할 때 한 걸음 더 들어간 사유를 해야 한다. 어제 서울교육연수원에서 가졌던 <교육학_이론과 실천> 세미나에 함께 한 열 세 분의 구성원들은 서로 좋은 자극을 주고 받았다. 앞으로 이 모임의 지속가능성은 당장의 쓸모가 어떻게 '왜'로 이끌려지는지 이해되는 과정에서 담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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