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1
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10년 동안 들어온 상투적인 말
신고
인쇄
스크랩
10년 동안 비슷한 패턴, '끓여 먹으면 안전합니다'
새로운 원인, '가창오리'... AI에 대한 생각
미디어는 연일 조류 인플루엔자(AI) 소식을 전한다. 패턴은 비슷하다. 어디서 발견, 반경 몇 킬로, 살처분, 끓여 먹으면 안전, 철새... 이런 어휘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조합되어 뉴스 하나가 만들어진다. 화면은 살처분 하는 모습, 철새가 이동하는 모습을 반복하여 보여준다. 자세히 보면 꽤 진정성이 없다. 통과의례처럼, 이 사태가 지나갈 때까지 그냥 같은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특히 정부 관계자의 인터뷰를 통해 '끓여 먹으면 절대 안전하다'는 뉴스를 반복적으로 내보낸다. 그 말을 하는 정부 관계자나 뉴스를 내보내는 언론사 모두 참으로 한심하다. 이것은 닭, 오리 고기 등을 익히지 않고(날로) 먹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전제하는 데, 아직 닭이나 오리를 날로 먹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끓여 먹으면 안전하다'는 말을 계속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문제에 관하여 '대책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다. 그저 닭, 오리 소비가 줄어 이 분야 산업이 침체되지 않을까 하는 경제적 고려만 담겨 있다. 이것은 축산농을 존중하는 방법도 아니다. 이 문제가 어제 오늘 비롯된 것도 아니고 그동안 자주 반복됐으며, 어떤 해는 가금류의 상당 부분을 살처분할 정도로 나라 전역을 휩쓸고 지나가는 데 그동안 깊이 있는 연구를 하고 있는지, 어떤지조차 알 수가 없다. 그냥 끓여 먹으라니... 언제까지 이 말을 듣고 있어야 할지 모르겠다.
한 걸은 더 나아가 이제 철새가 AI 전파의 원인이라 한다. 급기야 '가창오리'를 언급한다. 뉴스의 내용을 보면 대략 이렇다. "가창오리 7만여마리가 전북 동림저수지에서 충남 금강호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돼 고병원성 AI 확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가창오리의 군무를 본 사람이라면 그 무질서 속의 질서가 빚어내는 아름다움에 넋을 잃는다. 그런데 가창오리가 원인이라 하면 그 아름다운 군무는 순식간에 '공포의 새춤'이 된다. 지금 그런 꼴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내놓을 대책은 무엇인가? 역시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자포자기성 책임전가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7만 여마리의 이동을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없으니, 결국 이 역시 '대책없음'을 드러내는 대표적 본보기이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문명화가 거듭될 수록 왜 이런 전염병이 생기는지, 근본 원인은 무엇이고, 사태가 발생했을 때 끓어먹는 것 말고 어떤 생태학적, 사회역사적 요인이 있는지 바로 그것이다. 그것을 말해주는 전문가는 없으니 그게 답답한 것이다.
가창오리의 모습은 대략 이렇다. 저작권 문제로 사진을 직접 올려드릴 수 없으니 아래 링크를 통해서 감상해 보시기 바란다.
http://www.jntv.go.kr/isn/board/data/ecologyEx/img_2010111913464589.jpg
결국, 이 분들은 처음 AI 발병이 확인된 2003년 이후 10년이 지나도록 이 문제에 대하여 보이는 것을 넘어서는 고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된다. 10년 동안 '끓어 먹으면 안전' 이것만 외치다가 이제는 '가창오리'를 들먹인다. 아, 가창오리라니 10만 마리가 군무를 추고 몇 만 마리가 한꺼번에 공중으로 이동하는 가창오리라니. 그럼 이 문제는 정말 답이 없는 거네.
새로운 원인, '가창오리'... AI에 대한 생각
미디어는 연일 조류 인플루엔자(AI) 소식을 전한다. 패턴은 비슷하다. 어디서 발견, 반경 몇 킬로, 살처분, 끓여 먹으면 안전, 철새... 이런 어휘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조합되어 뉴스 하나가 만들어진다. 화면은 살처분 하는 모습, 철새가 이동하는 모습을 반복하여 보여준다. 자세히 보면 꽤 진정성이 없다. 통과의례처럼, 이 사태가 지나갈 때까지 그냥 같은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특히 정부 관계자의 인터뷰를 통해 '끓여 먹으면 절대 안전하다'는 뉴스를 반복적으로 내보낸다. 그 말을 하는 정부 관계자나 뉴스를 내보내는 언론사 모두 참으로 한심하다. 이것은 닭, 오리 고기 등을 익히지 않고(날로) 먹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전제하는 데, 아직 닭이나 오리를 날로 먹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끓여 먹으면 안전하다'는 말을 계속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문제에 관하여 '대책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다. 그저 닭, 오리 소비가 줄어 이 분야 산업이 침체되지 않을까 하는 경제적 고려만 담겨 있다. 이것은 축산농을 존중하는 방법도 아니다. 이 문제가 어제 오늘 비롯된 것도 아니고 그동안 자주 반복됐으며, 어떤 해는 가금류의 상당 부분을 살처분할 정도로 나라 전역을 휩쓸고 지나가는 데 그동안 깊이 있는 연구를 하고 있는지, 어떤지조차 알 수가 없다. 그냥 끓여 먹으라니... 언제까지 이 말을 듣고 있어야 할지 모르겠다.
한 걸은 더 나아가 이제 철새가 AI 전파의 원인이라 한다. 급기야 '가창오리'를 언급한다. 뉴스의 내용을 보면 대략 이렇다. "가창오리 7만여마리가 전북 동림저수지에서 충남 금강호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돼 고병원성 AI 확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가창오리의 군무를 본 사람이라면 그 무질서 속의 질서가 빚어내는 아름다움에 넋을 잃는다. 그런데 가창오리가 원인이라 하면 그 아름다운 군무는 순식간에 '공포의 새춤'이 된다. 지금 그런 꼴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내놓을 대책은 무엇인가? 역시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자포자기성 책임전가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7만 여마리의 이동을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없으니, 결국 이 역시 '대책없음'을 드러내는 대표적 본보기이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문명화가 거듭될 수록 왜 이런 전염병이 생기는지, 근본 원인은 무엇이고, 사태가 발생했을 때 끓어먹는 것 말고 어떤 생태학적, 사회역사적 요인이 있는지 바로 그것이다. 그것을 말해주는 전문가는 없으니 그게 답답한 것이다.
가창오리의 모습은 대략 이렇다. 저작권 문제로 사진을 직접 올려드릴 수 없으니 아래 링크를 통해서 감상해 보시기 바란다.
http://www.jntv.go.kr/isn/board/data/ecologyEx/img_2010111913464589.jpg
결국, 이 분들은 처음 AI 발병이 확인된 2003년 이후 10년이 지나도록 이 문제에 대하여 보이는 것을 넘어서는 고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된다. 10년 동안 '끓어 먹으면 안전' 이것만 외치다가 이제는 '가창오리'를 들먹인다. 아, 가창오리라니 10만 마리가 군무를 추고 몇 만 마리가 한꺼번에 공중으로 이동하는 가창오리라니. 그럼 이 문제는 정말 답이 없는 거네.
교컴지기
댓글 0개
| 엮인글 0개
613개(12/21페이지)
|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 날짜 |
|---|---|---|---|---|
|
[교컴지기 새책]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
  |
교컴지기 | 43554 | 2023.02.19 07:04 |
|
|
[교컴지기 신간] 교사, 책을 들다
[1] |
교컴지기 | 63039 | 2021.06.26 14:17 |
|
|
[신간] 아이들은 한 명 한 명 빛나야 한다
[1] |
교컴지기 | 90311 | 2019.10.23 16:05 |
|
|
교컴지기 일곱 번째 단행본 '교육사유' 출간
[18+16] |
교컴지기 | 164684 | 2014.01.14 22:23 |
|
|
교육희망 칼럼 모음
|
교컴지기 | 147005 | 2013.05.09 23:21 |
|
|
오마이뉴스 기사로 보는 교컴지기 칼럼 모음
|
교컴지기 | 151131 | 2012.11.15 14:23 |
| 277 | [교육정책] ‘선행학습 금지법’에 할 말 있다(진보교육 52호) [1+1] | 교컴지기 | 8846 | 2014.05.05 12:59 |
| 276 | [사회문화] 수많은 '필연'들이 종적을 감출 것인가? | 교컴지기 | 6436 | 2014.05.04 15:06 |
| 275 | [사회문화] 너의 목소리가 들려(민들레 92호) [1] | 교컴지기 | 8657 | 2014.04.28 17:38 |
| 274 | [사회문화] 세월호 참사와 리더십의 부재 [1+1] | 교컴지기 | 7543 | 2014.04.21 13:12 |
| 273 |
[책이야기] 교육사유가 교육희망에 소개됐습니다
[1] |
교컴지기 | 8102 | 2014.03.25 16:19 |
| 272 | [정치경제] 규제개혁에 대한 합리적 의심 | 교컴지기 | 6271 | 2014.03.25 10:56 |
| 271 | [책이야기] <교육사유>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YES24 서평) [3+3] | 교컴지기 | 16302 | 2014.03.23 17:45 |
| 270 | [교사론] 새학교 첫날, 기억을 붙잡다 [3+2] | 교컴지기 | 7551 | 2014.03.04 03:39 |
| 269 | [교사론] 내일 개학이다. 난 준비가 돼 있지 않다. 그러나 준비 했다. [2] | 교컴지기 | 13369 | 2014.03.02 10:29 |
| 268 | [교사론] 새학기 상상 [1] | 교컴지기 | 6125 | 2014.02.28 12:41 |
| 267 | [교육정책] 선행학습 해소는 시스템과 문화의 혁신으로부터 | 교컴지기 | 5816 | 2014.02.19 17:08 |
| 266 |
[교수학습] 수업에 관한 통념을 깨는 작은 실천
|
교컴지기 | 9893 | 2014.02.07 11:52 |
| 265 | [교육과정] 교육과정 재구성의 전제들 [2] | 교컴지기 | 12855 | 2014.02.06 10:38 |
| 264 | [교육사회] 성(性) 상품화의 소비자가 된 아이들 | 교컴지기 | 7412 | 2014.02.05 13:04 |
| 263 | [사회문화] 부모 교육학(2) - 잘못된 설득 네 가지 [1+1] | 교컴지기 | 7544 | 2014.02.04 10:31 |
| 262 | [사회문화] 부모 교육학(1) - '과잉'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 | 교컴지기 | 7132 | 2014.01.29 09:17 |
| 261 | [교육사회] 너의 목소리가 들려 [1+2] | 교컴지기 | 6732 | 2014.01.28 09:52 |
| >> |
[사회문화] 10년 동안 들어온 상투적인 말
|
교컴지기 | 7754 | 2014.01.27 09:14 |
| 259 | [교육과정] 교과서의 지위를 다시 생각함(2) | 교컴지기 | 6141 | 2014.01.20 09:32 |
| 258 | [교육과정] 교과서의 지위를 다시 생각함 [1+1] | 교컴지기 | 6732 | 2014.01.19 19:29 |
| 257 | [교육사회] 해체와 재구성을 통한 일상적 이해 뒤엎기 [3] | 교컴지기 | 9237 | 2014.01.18 08:29 |
| 256 |
[교수학습] '학습효율성' 신화로부터 벗어나기
[2] |
교컴지기 | 12285 | 2014.01.13 13:30 |
| 255 | [교수학습] 선생님 수학공부는 왜 해요? | 교컴지기 | 8575 | 2014.01.12 11:10 |
| 254 | [교육과정] 우리사회 독특한 문화현상, 교과서 문제 | 교컴지기 | 6454 | 2014.01.08 10:03 |
| 253 | [교육철학] 이론과 실천, 멀고도 가까운 거리 [1] | 교컴지기 | 7792 | 2014.01.07 15:11 |
| 252 | [교육사회] 불편한 진실, 의무교육과 아동노동 [7+2] | 교컴지기 | 7902 | 2014.01.03 13:34 |
| 251 | [교육철학] 공허한 레토릭, 아이들이 백지 상태라는. | 교컴지기 | 6484 | 2013.12.31 09:35 |
| 250 | [교수학습] 수업설계와 개연성 | 교컴지기 | 7560 | 2013.12.27 13:31 |
| 249 | [교육사회] 가부장제를 새로운 형태로 경험하기 | 교컴지기 | 6270 | 2013.12.23 15:41 |
| 248 | [교육사회] 이성간 윤리거리 30 cm, 학교는 지금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가? [2+1] | 교컴지기 | 7829 | 2013.12.23 15:4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