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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국어 교과서에 할 말 있다

교컴지기 | 2013.12.10 09:50 | 조회 6853 | 공감 0 | 비공감 0
국어 교과서 유감

유감은 국어 교과서에서 비롯되었지만, 이것은 '국어교육 방식' 일반에 대한 내 생각이다. 가끔 아이들의 교과서를 들춰볼 때가 있다. 왜 수학 선생이 다른 교과에 신경쓰냐고 묻는 분은 안 계시리라 믿는다. 당연히 여러 교과서들을 보면 수학을 가르칠 때 훨씬 도움이 된다. 

아래 사진은 비상교육 출판사에서 나온 중학교 3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이다. 오해하지 마시길. 비상교육의 교과서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아니다. 나는 그나마 비상교육에 나온 교과서가 잘 집필되었다고 생각하며, 내가 가르치는 수학은 몇 년째 그 출판사의 것을 고집하고 있다. 단지 예를 들기 위해 참고했을 뿐임을 밝힌다. 국어 교과서의 이곳 저곳을 뒤적거리다가 중학교 3학년쯤 된 아이들을 향한 국어교육의 목적은 무엇일까? 그리고 교육방식은 아이들의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할까에 생각이 미쳤다.

거의 모든 국어 교과서가 그런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본문 옆에 주석 혹은 학습자에게 묻는 질문을 위한 여백이 마련돼 있다. 가령 "이 글을 쓴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하여 보자."라든지, "사람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둥굴레의 열매는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가?"와 같은 것들이다. 

나는 국어교육의 목적을 두 가지로 생각한다. 하나는 '바른 언어 생활을 익혀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는 것', 또 하나는 '문학적 감상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단순한 문학적 감상 능력을 넘어 '문학적 상상 및 표현 능력'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국어 교과서를 통해 제시되는 텍스트는 위와 같은 목적을 잘 이룰 수 있는 것들로 선정됐을 것이란 믿음이 있다. 이는 집필자들의 전문성에 대한 믿음이다. 

그런데 본문 옆에 깨알 같이 써 주는 보충 설명이나 학습자에게 주는 질문의 의의는 무엇일까? 아마도 텍스트를 글쓴이의 의도에 가깝게 읽게 해주려는 배려인듯 하다. 그런데 내 시각에서 이런 과잉 친절은 오히려 학습자의 무한한 상상력을 방해할 것 같다. 좋은 작품을 읽은 사람들이 모두 꼭 같은 느낌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작품에 이입되어 천갈래 만갈래의 상상을 통해 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것은 국어교육에서 더없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텍스트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지 명쾌하게 가르쳐 주는 것이 아이들의 문학적 소양을 키울 수 있을까? 아니면 텍스트에 대한 의미 분석을 최소화하고 많은 부분 아이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좋을까? 

둥굴레의 사진을 컬러로 실어주고 본문 밖에서 "둥굴레의 열매는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가?"와 같은 질문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사진이 없었다면 아이들은 텍스트에서 주는 감흥을 따라가면서 머릿속으로 둥굴레를 상상했을 것이다. 이것이 정말 생물적 의미의 둥굴레와 거리가 멀다해서 잘못된 일일까? 이와 같은 과잉 친절은 상상보다 '관찰'에 초점을 둔 교육으로 이끌고 있다. 

언젠가 한 번 내 수업 풍경을 고백한 적이 있다. 어떤 수업 장면에서 교사의 설명을 최소화하고 "자, 한 번 생각 좀 해볼까?, 철수가 좀더 깊게 생각해보겠니? " 이렇게 말했더니 철수가 말하기를 "선생님, 왜 저보고 생각하라고 해요? 짜증나게..." 이렇게 받았었다는 이야기. 생각(사유)이 짜증스러운 지경에 이른 요즘의 이 사태를 두고 여러 원인을 지목할 수 있을 것이다. 터치하고 쓰다듬기만 하면 되는 스마트폰은 아이들의 깊은 사유를 앗아간다. 아이들 주변의 온갖 미디어는 또 어떤가? 확실히 아이들을 단순 미디어 소비자로 전락하게 하는 요소들은 많다. 생각없이 살아도 큰 불편없다고 생각하는 요즘 아이들이다.   

이럴 때 국어교육에 대한 내 관심과 애정은 각별할 수 밖에 없다. 지나치게 화려한 교과서 구성과 빈번하게 등장하는 사진, 삽화, 본문 옆에 쓰여진 주석과 학습자를 향한 질문들을 보고 이것이야말로 과거 '밑줄 쫙, 돼지 꼬리 땡땡'에서 벗어나지 못한 '텍스트 분석 위주'의 국어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이러한 분석적 텍스트 이해 방식이 향하고 있는 곳은 '시험'이었다. 하나로 정해진 분석은 시험에서 우열을 가르기 좋다. 그런데 왜 하나의 텍스트에서 하나의 모범적인 분석만 나와야 할까? 아이들의 상상력이 난무해야 할 문학적 텍스트는 무엇인가 시간을 정해 놓고 '해결해야 할 과제'처럼 주어진다. 아이들이 문학에서 멀어져간다. 이것이 내 불만이고, 걱정이다.

아무리 정보화시대 아이들이고 이미지에 익숙한 아이들이라고 하지만, 그리고 텍스트가 이미지와 영상을 모두 해석하면서 문해 능력을 키워야 하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하지만, 교과서 전반을 통틀어 그럴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것이 내가 가진 유감이다. 절반 정도는 그냥 하얀 종이에 텍스트만 나와 있으면 좋겠다. 어느 정도는 선생님의 안내 없이, 독후감 노트 없이 그냥 읽었으면 좋겠다. 그냥 읽는 것이다. 상상은 각자의 몫이다. 이러면 좋은 국어교육에서 멀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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