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민주적 의사소통의 장, 학교
경기도교육청이 40개의 초중고등학교에 대하여 ‘학교민주주의 모델학교’로 지정했다고 한다. '학교민주주의'는 식상함과 신선함의 이중성이 교차하는 어휘이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라는 측면에서 식상함이요, '지금이야말로 학교민주주의를 바짝 거론할 때'라는 측면에서 신선함이다. 난 신선함에 무게를 둔다. 민주적 학교운영은 '학교혁신'의 가장 중요한 전제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꽤 진전되었다고 하는 요즘, 아직도 학교 사회는 구성원 간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갈등과 괴로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혁신학교'에서도 '소통'의 문제가 심각하여 구성원들이 소진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통하지 않는 학교에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발견된다.
- 공식적인 정보 유통의 양이 줄어든다.
- 전체 구성원의 뜻과 다른 의사결정이 자주 일어난다.
- 무슨 일을 하든지 책임을 면할 방도부터 생각한다.
- 구성원들의 자발성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 교직원회의 등 공식 조직이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 대화보다 문서, 과정보다 성과를 중시한다.
교사와 학생 모두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르침과 배움의 장에 민주적 소통이 절실하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문제들이 의사소통의 부재, 관리자의 독단적 결정, 대화의 회피에서 야기된다.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책임을 면할 방도부터 생각하는 방식의 학교는 살아 있는 조직이라 할 수 없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추진하는 학교민주주의 모델학교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 구성원들의 충만한 의사소통을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의사결정을 지향하는 학교가 되기를 희망한다. 활발한 의사소통은 구성원의 참여 동기를 부추긴다. 아무리 좋은 계획도 구성원들의 자발성에 기초하지 않으면 추진 과정에 힘이 붙을 수 없다. 학교민주주주의 실현은 학교 활동의 계획 단계에부터 실행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구성원의 자발적 참여를 촉진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경기도교육청의 '학교민주주의 모델학교'라는 의미 있는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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