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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초임 선생님들께
올해 연수원에서 신규교사 연수를 받고 발령받으신 젊은 선생님을 다시 만났다. 연수 협력학교에 강의를 갔다가 강의 후에 남아 잠깐 대화를 나누었다. 선생님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기세다. 이야기를 요약하면 이렇다
.
- 연수원에서 강의를 들을 때 '나도 아이들을 존중하고 허용적이며, 소통 중심으로 대해야지'라고 마음 먹고 실제 발령받았을 때 그렇게 했다.
- 그랬더니 아이들이 젊은 교사라고 만만하게 보고 마구 들이대더라.
- 소수의 아이들은 좋아했고, 잘 따라주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너무 힘들었다.
- 선배교사들도 아이들은 초장에 잡아야지 만만해 보이면 평생이 피곤하다고 조언하더라.
- 그래서 권위적인 교사로 거듭나기로 결심했다.
초임교사 때 자칫 빠질 수 있는 함정이자 경로이다. 이렇게 교사들은 부지불식간에 아이들을 통제와 관리의 대상으로 인식해 간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그 경험을 기록해보라고 했다. 교사로서 아주 소중한 성장의 기록이 될 것이라 했다. 일단 아이들과의 관계가 어려워진 상태에서 이 방법, 저 방법 써 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기본과 원칙을 다시 세우는 것이다.
교육적 상황에서 교사의 역할로 '들어가기, 나오기, 거리두기'를 강조하곤 하는데 이 중 가장 어려운 것이 거리두기인 듯 하다. 좋은 권위는 교사와 학생이 서로의 위치와 역할을 존중하는 데서 나온다. 허용과 소통은 물론 중요한 덕목이지만 전반적인 상황 관리를 할 수 없는 상태에서는 쉬운 교사로 알고 만만하게 대할 수도 있다. 사실 경력 교사라 하더라도 그런 위험은 늘 상존한다.
실패의 경험을 두려워 하지 말라. 아이들과의 관계 파탄이 올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이것을 나의 능력 탓으로 돌려 자책하지 말라. 주변의 탁월하고 능력이 충만한 교사를 너무 부러워 말라. 성공적인 사례를 반복하여 들으면 초라한 자신을 보며 무기력에 빠질 수 있다.
선배교사들은 초임교사들에게 아이들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팁을 중심으로 조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문제 학생을 다루는 법, 학부모 민원을 피해가는 법, 학급을 잘 관리하는 법, 나아가 승진하는 법까지 왜곡된 과잉 친절을 베풀지 말라. 그것은 그 교사가 깨지고 넘어지고 일어서면서 배워갈거다.
그보다는 '함께 공부하자'고 권하라. 좋은 책들을 읽고 대화를 나누라. 그것이 가장 좋은 조력이다. 당장은 아이들을 제대로 관리하고 통제하지 못해 힘들 수 있겠지만 아이들과의 관계맺음이 어디 매뉴얼로 되는 일이던가? 역동적이며 비예측적인 교육상황에 대한 이해가 서면 그때부턴 본인의 판단이 가능해진다.
교사의 성장은 눈에 보이지 않게 일어난다. 다시말해 관찰이 힘들다. 관찰이 힘든 것은 느끼는거다. 교육은 가시적 결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감을 통해 체험하고 성장하는 지속적 과정이다. 그런 과정은 쉽게 드러나지 않으니 그냥 통한다는 느낌으로 가는 거다. 교육은 기다림을 희망으로 만드는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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