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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청소하는 아이들
학생들이 학교에서 하는 청소에 대하여 교육적 의미를 부여하는 교사도 있고, 이제 학생들은 공부에만 전념하게 하고 청소는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자는 교사도 있다. 실제 많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청소를 기피하는 화장실이나 일부 구역은 외부 용역을 맡기기도 한다.
내가 담임을 맡고 있는 반도 청소를 한다. 한 번에 6명을 배정하여 일주일씩 돌아가며 한다. 대개 청소를 지도하는 방법은 두 가지인 것 같다. 모두에게 구역을 할당하여 본인의 구역만 깨끗하게 청소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고, 그냥 교실에 청소 당번을 풀어 놓고 알아서 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명확하게 자기 구역이 할당되기를 원한다. 교사들도 일일이 구역을 정해주고 정확하게 점검하고 책임을 묻는 방식의 청소 지도를 선호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내 경우는 '풀어 놓고 알아서 해라' 쪽이다. 예컨대 6명을 그냥 교실에 풀어 놓고 나도 이것저것 정돈하고 참여하는 스타일이다. 물론 처음에는 제대로 안 된다. 무척이나 인내가 필요한 방법이다. 일일이 구역을 할당하면 교사나 학생이나 번거롭지가 않아서 좋긴 한데, 아이들에게는 오직 개인적인 과제만 있고 공동의 과제가 없으니 청소가 협동적 과정이라기보다는 개인 과제를 처리하듯 진행된다.
그 결과 요즘 아이들 대부분은 정확하게 무엇을 하라고 꼭 짚어주지 않으면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이 습관은 그대로 성인이 될 때까지 간다. 내가 구역을 일일이 할당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이것이 꼭 방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실은 더 신경이 쓰이고 만만치 않은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담임이 청소 감독자가 아니라 한 명의 참여자로 마인드를 바꾸는 문제도 쉽지 않다.
그러나 일단 아이들에게 청소해야 할 분량과 인원, 시간 정도를 전달하고 스스로 역할분담을 해 보라고 하면 이내 자기들 수준에서 가장 공평한 방법으로 구역을 나눈다. 이렇게 상호의존하고 협동했을 때 더 좋은 효과가 나도록 유도하고 촉진하는 것이 담임의 몫이라 생각한다. 아이들 입장에서 담임에게 요청하는 바가 있으면 나는 기꺼이 그 부분을 맡아서 한 몫 거들면 된다.
문제는 청소라는 행위에 대한 해석의 문제이다. 책임을 할당하여 효율적으로 해치워야 할 과제로 접근할 것인가, 주변과 어울려 상호 의사소통하고 역할을 정하는 사회화의 과정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청소를 사회화의 과정으로 접근하는 경우 엄청난 인내가 필요하다. 서로 의논하고 역할을 분담하고 활동을 지속시키기까지 몇 주 이상, 어떤 경우에는 몇 달이 걸리기까지 한다. 한 학기가 지나도록 진전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은 이 방법을 써 왔다. 다른 반과 비교하여 깨끗하기로 말하면 큰 차이는 없었다.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교사의 마음이 아이들에게도 여유로움을 줄 수 있고, 그들끼리 소통할 기회를 마련해 준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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