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로그인
교컴 키우기 자발적 후원 |
많이 본 글
댓글 많은 글
- 1페임랩(Fame Lab) 학습지
- 2새 책! 『육식, 노예제, 성별위계를 거부한 생태적 저항의 화신, 벤저민 레이』 글·그림 데이비드 레스터, 마커스 레디커·폴 불 엮음, 김정연 옮김, 신은주 감수
- 3새 책! 『죽음의 왕, 대서양의 해적들』 글·그림 데이비드 레스터, 글 마커스 레디커, 폴 불 엮음, 김정연 옮김, 신은주 감수
- 4마음 속 우편함
- 5스무가지 조언
- 6종이 아치 트러스 구조물 제작 활동지 및 도안
- 7사랑의 다른 말
- 8강한 구조물과 제작(학습지)
- 92024 공연봄날이 4.24.(수) 첫 공연의 막을 올립니다.
- 10새 책! 『객체란 무엇인가 : 운동적 과정 객체론』 토머스 네일 지음, 김효진 옮김
|
span> |
교컴 포토갤러리 |
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소모적인 일에 너무 진지하게 매달리는 김선생님께
내 교직 평생 흔들림 없는 모토는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나를 온전히 몰입시키며 나를 소모시키는 일은 대충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잘 지켜왔다고 생각한다. 13년 전 토론문화시범학교를 운영해 보고 싶은 욕심에 연구부장을 자원했었다. 그리고 두 해 전, '교사학습공동체'를 운영해보고 싶어서 다시 연구부장에 지원했다. 부장교사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내 기준에 따라 형식적으로 대충 할 일과, 정성을 기울여야 할 일을 구분하여 처리했다.
소모적인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의 기준은 무엇인가? 이것에 정확한 기준이란 없다. 경력이 몇 년만 되어도 직관으로 알 수 있다. 이 일이 누구를 위한 일인가? 아이들의 전인적 발달을 위해 필요한 일인가? 내 성장에 보탬이 되는 일인가? ... 이런 정도만 자문해 보아도 전심을 다해 몰입할 일인지, 아니면 형식적으로 때울 일인지 구분이 된다고 생각한다.
누가 보아도 소모적인 일에 진지하게 몰입하는 동료교사를 본다. 그에게도 이유는 있을 것이다. 승진에 대한 유혹일 수도 있고, 아니면 천성이 너무도 긍정적이어서 불만없이 일을 처리하는 스타일이거나, 단순히 일 자체에 대한 성취감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내가 할 뿐이라는 '희생과 헌신'의 발로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희생과 헌신이 내면화되어 어떤 일이든 거부하지 못하고 '과묵하고 성실하게 맡은 바 업무를 잘 처리'하는 교사들은 대체로 학교에서는 '솔선수범하는 모범교사'라는 평을 듣는다. 학교장의 입장에서는 이런 교사를 선호한다. 신기하게도 한 학교에 두 어 명 꼭 있다. 승진을 목적으로 그리하는 것이라면 말릴 생각은 없지만, 아마도 이런 분이 나중에 교장이 되면 틀림없이 '어떤 일이든 자신의 명을 거역하지 않고 헌신과 희생으로 감당하는' 교사를 원할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헌신과 희생, 근면과 성실, 과묵한 실천... 한 때 좋은 교사의 표본처럼 여겨졌던 이런 덕목들에 대하여 유감을 표하는 이유는, 방향없는 헌신이, 따져묻지 않는 맹목적 성실함이 잘못된 권위와 관행을 온존 강화하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잘못된 권위와 관행이 지속되는 것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이것에 대한 문제의식 없이 '과묵하고 성실하게 수행하는' 교사들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는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교사들인데 '바쁘다'고 반복하기 전에 정말 필요한 일에 과몰입하고 있지 않은지 묻고 싶다. 그러므로 난 많은 교사들이 어떤 일을 하게 될 때 반드시 그것이 누구를 위한 일인지, 학생들의 전인적 발달에 기여하는 일인지, 그것이 아니라면 최소한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인지를 따져보라 권하고 싶다.
이렇게 해서 아이들과 별로 관계없으나, 교사들을 과도하게 소모시키는 온갖 업무들이 드러났으면 좋겠다. 거듭 말하지만, 난 '누가 보아도 소모적인 일을 진지하게 수행하는 교사'들이 이제부터는 그 일의 필요에 대해 꼼꼼하게 따져물어 더 이상은 그 자신을 소모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소모적인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의 기준은 무엇인가? 이것에 정확한 기준이란 없다. 경력이 몇 년만 되어도 직관으로 알 수 있다. 이 일이 누구를 위한 일인가? 아이들의 전인적 발달을 위해 필요한 일인가? 내 성장에 보탬이 되는 일인가? ... 이런 정도만 자문해 보아도 전심을 다해 몰입할 일인지, 아니면 형식적으로 때울 일인지 구분이 된다고 생각한다.
누가 보아도 소모적인 일에 진지하게 몰입하는 동료교사를 본다. 그에게도 이유는 있을 것이다. 승진에 대한 유혹일 수도 있고, 아니면 천성이 너무도 긍정적이어서 불만없이 일을 처리하는 스타일이거나, 단순히 일 자체에 대한 성취감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내가 할 뿐이라는 '희생과 헌신'의 발로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희생과 헌신이 내면화되어 어떤 일이든 거부하지 못하고 '과묵하고 성실하게 맡은 바 업무를 잘 처리'하는 교사들은 대체로 학교에서는 '솔선수범하는 모범교사'라는 평을 듣는다. 학교장의 입장에서는 이런 교사를 선호한다. 신기하게도 한 학교에 두 어 명 꼭 있다. 승진을 목적으로 그리하는 것이라면 말릴 생각은 없지만, 아마도 이런 분이 나중에 교장이 되면 틀림없이 '어떤 일이든 자신의 명을 거역하지 않고 헌신과 희생으로 감당하는' 교사를 원할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헌신과 희생, 근면과 성실, 과묵한 실천... 한 때 좋은 교사의 표본처럼 여겨졌던 이런 덕목들에 대하여 유감을 표하는 이유는, 방향없는 헌신이, 따져묻지 않는 맹목적 성실함이 잘못된 권위와 관행을 온존 강화하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잘못된 권위와 관행이 지속되는 것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이것에 대한 문제의식 없이 '과묵하고 성실하게 수행하는' 교사들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는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교사들인데 '바쁘다'고 반복하기 전에 정말 필요한 일에 과몰입하고 있지 않은지 묻고 싶다. 그러므로 난 많은 교사들이 어떤 일을 하게 될 때 반드시 그것이 누구를 위한 일인지, 학생들의 전인적 발달에 기여하는 일인지, 그것이 아니라면 최소한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인지를 따져보라 권하고 싶다.
이렇게 해서 아이들과 별로 관계없으나, 교사들을 과도하게 소모시키는 온갖 업무들이 드러났으면 좋겠다. 거듭 말하지만, 난 '누가 보아도 소모적인 일을 진지하게 수행하는 교사'들이 이제부터는 그 일의 필요에 대해 꼼꼼하게 따져물어 더 이상은 그 자신을 소모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교컴지기
댓글 2개
| 엮인글 0개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 날짜 |
---|---|---|---|---|
오마이뉴스 기사로 보는 교컴지기 칼럼 모음 | 교컴지기 | 151378 | 2012.11.15 14:23 | |
교육희망 칼럼 모음 | 교컴지기 | 147354 | 2013.05.09 23:21 | |
교컴지기 일곱 번째 단행본 '교육사유' 출간 [18+16] | 교컴지기 | 164935 | 2014.01.14 22:23 | |
[신간] 아이들은 한 명 한 명 빛나야 한다 [1] | 교컴지기 | 90603 | 2019.10.23 16:05 | |
[교컴지기 신간] 교사, 책을 들다 [1] | 교컴지기 | 63350 | 2021.06.26 14:17 | |
[교컴지기 새책]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 | 교컴지기 | 44189 | 2023.02.19 07:04 | |
427 | [사회문화] 박사학위 환경미화원 지원자와 전문대졸 미네르바 | 교컴지기 | 7285 | 2009.01.10 12:52 |
426 | [교사론] 아이에게 더 넓고 깊은 시야를 제공하기 | 교컴지기 | 7282 | 2014.08.06 15:19 |
425 | [교육철학] 인간 행동의 변화를 야기하는 근원, 동기 | 교컴지기 | 7247 | 2013.09.30 11:01 |
424 | [교육정책] OO고등학교 김 선생님께, 사실은 초중고 모든 선생님들께 | 교컴지기 | 7243 | 2019.04.19 09:00 |
423 | [교육정책] 교사들의 명함을 만들어준다는 서울교육청 | 교컴지기 | 7242 | 2013.05.20 23:20 |
422 | [교육과정] 교육과정 재개념주의자들 이야기(3) | 교컴지기 | 7239 | 2013.08.23 22:29 |
421 | [교사론] 수석교사와 수업전문성 [1] | 교컴지기 | 7236 | 2012.11.13 10:40 |
420 | [교사론] 치유적 글쓰기 [4+5] | 교컴지기 | 7234 | 2013.06.27 10:57 |
419 | [책이야기]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매우 비판적으로 읽기 | 교컴지기 | 7234 | 2016.09.08 08:39 |
418 | [교수학습] 수업담화, 수업에 접근하는 또 하나의 관점 [3+3] | 교컴지기 | 7230 | 2013.04.10 08:59 |
417 | [교육정책] 교육 전문직 인사비리, 생길 수밖에 없다 [1] | 교컴지기 | 7224 | 2013.02.15 20:21 |
416 | [교육사회] 교육 황폐화를 막는 방법 | 교컴지기 | 7222 | 2013.06.13 08:46 |
415 | [교육정책] 새 정부 교육정책 성공을 위한 서울교육청의 제안 | 교컴지기 | 7222 | 2017.08.09 15:48 |
414 | [교육정책] 단위 수업 당 학생 수는 몇 명을 초과할 수 없다라는 규정 [2] | 교컴지기 | 7212 | 2018.05.13 11:33 |
413 | [책이야기] ‘교사로 살기’에 관한 고백적 서사 | 교컴지기 | 7201 | 2015.11.12 17:52 |
412 | [교원단체] 교컴 역사 속으로, 프롤로그 | 교컴지기 | 7200 | 2015.08.30 05:14 |
>> | [교사론] 소모적인 일에 너무 진지하게 매달리는 김선생님께 [2] | 교컴지기 | 7196 | 2013.07.10 11:01 |
410 | [교육정책] 교육혁신에 대하여 비교하며 읽는 글 [2] | 교컴지기 | 7182 | 2014.08.12 08:57 |
409 | [교육과정] 교육과정 개정에 앞서, 대통령의 교육공약을 실천하라 | 교컴지기 | 7180 | 2014.09.14 14:51 |
408 | [사회문화] 부모 교육학(1) - '과잉'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 | 교컴지기 | 7140 | 2014.01.29 09:17 |
407 | [책이야기] 나를 기다리는 아이들, 너희들 때문에 이 책을 썼다 [2] | 교컴지기 | 7133 | 2014.12.07 19:43 |
406 | [교사론] 오늘도 너무 바빠 종종 걸음 중이신 김선생님께 | 교컴지기 | 7105 | 2013.07.11 09:35 |
405 | [교육사회] 교육, 과잉이 고통을 부른다 [1+1] | 교컴지기 | 7098 | 2013.06.24 10:54 |
404 | [정치경제] 새누리당의 승리, 이미지 전략에서 앞섰다 | 교컴지기 | 7094 | 2012.12.24 09:40 |
403 | [교원단체] 참교육 실현의 토대 전교조 합법화(98.3) | 함영기 | 7064 | 2003.04.22 09:51 |
402 | [사회문화] 교육과 게임의 법칙 | 교컴지기 | 7049 | 2017.06.30 08:26 |
401 | [교사론] 들어가기, 나오기, 거리두기 [2+1] | 교컴지기 | 7042 | 2015.08.23 11:46 |
400 | [교육철학] 교육은 본래 시민의 의무이자 권리였다 [1] | 교컴지기 | 7042 | 2013.08.05 11:01 |
399 | [교육정책] 전망은 지극히 간결하고 단순한 곳에 | 교컴지기 | 7029 | 2014.07.24 15:34 |
398 | [교육정책] 배움의 공간에 대한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 | 교컴지기 | 7026 | 2019.03.29 09: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