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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너의 목소리가 들려

교컴지기 | 2014.01.28 09:52 | 조회 6738 | 공감 1 | 비공감 0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구성되는 '사회화'는 학교의 중요한 기능이자 책무이다. 물론 '사회화'라는 어휘는 하나로 인식되지 않는다. 이 어휘를 말하는 사람들의 입장과 처지에 따라 결이 다른 해석이 있다.

어떤 이는 '사회화'되었다는 것을 '모나지 않게 사회에 잘 적응할 능력을 획득하였다'로 해석한다. 이 입장에서는 주장과 개성이 몹시 강하여, 주변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 사회화가 덜 되었다고 한다. 거의 모든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소망하는 바이기도 하다. 대인 관계든, 남녀 관계든 원만하게 잘 풀어가는 사람, 부모들은 자녀가 성장하면 '편안한 생활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간혹, 자녀가 부모에게 저항하거나, 사회 비판적인 말을 하면 더럭 겁이 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당장이 문제가 아니라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긴장과 갈등의 상태로' 살아가게 될까봐 그것을 걱정한다. 미디어는 부적응 자녀, 부적응 부모, 부적응 부부, 심지어 부적응 교사를 동원하여 계도하고 훈육하며 마침내 '달라지는(자신의 장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이 말하는 '달라졌어요'는 결국 부적응 상태에서 적응의 상태로 변화되었다는, 위의 표현을 빌면 '사회화'된 것이다. 

('우리 OO가 달라졌어요' 문제와 관련해서는 따로 할 얘기가 많다. 나는 아무리 의뢰자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 해도 관찰 카메라를 통해 온 국민이 그들의 사적 일상을 들여다 볼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드라마틱한 편집으로 한 시간 안에 문제적 인간들이 '변화됨'을 보아야 하는 입장은 더욱 당혹스럽다. 그들이 즐겨쓰는 말, '심리학적으로도' 이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한 방법도 아니다.)

부모에게, 교사에게 순종적이지 못한 아이들을 잘 계도하고 훈육하여 마침내 '순한 양처럼 된 상태'를 보고, 달라졌다고 하는 것 속에는 보이지 않는 은밀한 폭력이 숨어 있다. 기성의 권위에 저항하는 것을 악으로 규정하고 그것을 순화하는 과정에서 주체의 특별함과 개성이 모두 말살되는 것, 바로 이것이 폭력이다. 아울러 그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보호자(사실은 권력자)가 바라는 것을 눈치빠르게 인식하고 그의 기대에 따른 행동을 함으로써 더 수월한 방법으로 원하는 자원을 획득하는 교환과 거래의 논리가 숨어 있다. 그리고 상당 수 심리학자들, 달라졌어요의 전문가들은 이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들이 사회화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 '정상화'의 다른 표현이며, 정상화는 '저항에서 순종으로' 변화되었음을 말한다. 여기서 개성이 떨어지고, 주장이 멀리 도망가며 결국 '그 자신'의 목소리는 허공 속으로 사라진다. 

학교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에 교사들이 모범생을 일컫는 대표적 언술, '과묵하게 맡은 바 일을 잘 처리함' 이 속에는 교사가 기대하는 사회화의 과정이 그대로 들어 있다. '과묵할 것, 주어진 일은 책임있게 완수할 것'이 바로 그것인데 이것은 누구의 논리인가? 이렇게 왜곡된 사회화를 받아들인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결국 그들 역시 제 목소리를 갖지 못한다. 

10년 전만 해도 학급회의를 통하여 곧잘 자기들의 이야기를 펼치고, 급우들과 토론과 협상을 하던 아이들이 오늘날 학급회의 능력을 완벽하게 상실해 가고 있다. 고작 일년에 한 번 수련회나 수학여행 전에 '반티'를 맞출 때만 극도의 관심을 보인다. 이것을 보고 오랜만에 학급회의가 활성화되었다고 자평하는 담임교사가 있다. 그런데 이것은 진정한 소통이 아니라 '소비적 관심'의 반영일 뿐이다. 

사회는 가장 중립적인 상태로 이상적 인간관계가 이루어지는 곳이 아니다. 또 모든 인간들이 낱낱으로 개별화되어 자신만 성실하게 살면 행복해질 수 있는 곳은 더욱 아니다. 그곳에는 서로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생기는 긴장과 갈등이 있고, 그들이 위임한 권력을 행사하는 '국가'가있다. 종종 국가 권력은 시민의 삶 속에 파고 들어 '순종적으로 살기를' 강요하고, 국가적 과업에 토달지 말고 과묵하게 맡은 바 일을 잘 처리할 때 불편한 삶을 살지 않게된다는 것을 다양한 방법으로 시연한다. 사실상 국가에 의해 관리, 통제되는 미디어는 이를 교묘하게 포장하여 대중들을 현혹한다. 

이런 측면들을 생각하면, 사회화의 가장 핵심적 요체는 '적응'이 아닌, '내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내 목소리를 갖지 못한 성인들이 권력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지고,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보지 못하며, 결과적으로 얼마나 피폐하고 보잘 것 없는 삶을 살고 있는가?

지금 아이들에게 '네가 편안하려면 잘 적응해', '모난 돌이 정 맞아'라는 기형적 사회화의 길로 인도하는 말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우린 그들에게 '네 목소리를 내어 봐', '담대하게 비판해 봐'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작금의 정치 상황을 보고 너무 개탄하지 말라. 스펙의 노예가 되도록 강요하면서 민주 시민도 되거라? 이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신화였다. 민주주의의 길이, 민주 시민을 길러내는 일은 생각만큼 쉬운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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