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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초등교사 선발을 대폭 축소한단다
작년에 졸저 '교육사유'를 세상에 내어 놓고, 다시 읽어보면서 민망했던 적이 많다. 진지하게 비판하되,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겠다는 것이 글쓰기에 임하는 생각이었는데 여기저기 근거가 부족한 예단과, 단정, 그리고 내가 싫어하는 확신 같은 것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당시 내가 했던 예측을 끌어와서 한마디 하고 싶다.
"현재 아주 완만하게나마 학급 당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다. 두 가지 요인이 있다. 하나는 정책적으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다. 학교를 신설하고 학생들을 분산 배치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인구의 자연감소'이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상황은 사실 인구감소분에 의한 것들이다.
당신이 만약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교육정책가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인구의 자연감소에 따른 학생 수 감축 효과도 노리고 동시에 새로운 시설 투자를 거듭하여 학급당 학생 수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는가? 아니면 '적정 수'를 유지하면서 경제적 효과를 함께 보려 할 것인가? 물으나 마나한 질문이다. 당연히 후자이다. 적정 수를 유지하기 위한 경제활동 가운데 한 가지가 작은 학교 통폐합이요, 교사를 증원하지 않는 것이다. 혹은 언제라도 해고 가능한 비정규직 교사의 수를 늘려가는 것이다." (교육사유, 2014; 77-78족)
내년 초등교사 선발 인원을 대폭 축소한다고 한다. 예비교사들이 당혹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현직 초등교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정원을 축소하면 학급 수를 줄여야 하고, 과원이 발생하는 학교가 나오며 원치않는 전보를 당해야 하고, 더 나아가 학급 당 학생 수는 줄어들지 않거나 오히려 늘어난다. 교사들의 근무여건, 학생들의 학습여건이 개선되기는 커녕 퇴행한다는 얘기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가 현실에서는 이렇듯 예비교사들의 입직 조건 대폭 악화와 나쁜 교육여건의 지속으로 이어진다. 시도별로도 꽤 큰 편차가 있다. 대구의 경우 2015년 임용예정자를 199명 뽑았는데 2016년 예정자는 단지 50만만 뽑는다. 25% 수준이다. 광주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122명에서 20명으로 줄어든다. 고작 16% 정도이다. 한편 이 와중에도 증원되는 곳이 있다. 충남은 468명에서 500명으로 늘어난다. 이해가 힘든 곳도 있다. 세종의 경우 2017년까지 한 해에 열 개 이상의 신설학교가 생기는데 초등교사 모집 인원은 141명에서 70명으로 줄이고 있다.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무슨 사정들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보도에 따르면 "교육부가 줄어드는 학생수에 맞게 초등교사 정원을 감축하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간단히 말해 "예산절감"하겠다는 얘기다. 여러 연구와 경험을 종합해 보면, 교육여건과 수업의 질을 높이는 방법 중 으뜸은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것이다. 아직도 우린 OECD 국가중 가장 많은 학급당 학생 수, 교사 일인당 학생 수를 유지한다. 그러므로 교사의 정원을 늘여야 할 때, 혹은 최소한 유지해야 할 때 줄이자고 드는 것은 교육여건의 개선에 역행하는 처사이다.
그런데 이 문제는 예비교사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든지, 현직교사들의 업무강도가 완화되지 않는다든지 하는 소극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들이 보장받아야 할 수업의 질이 낮아진다는 데에 그 심각성이 있다. 그러므로 학부모와 시민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것은 물론, 획기적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 이제 수업의 질은 교사와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습자의 보호자인 학부모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요구하고, 현실참여를 통해 개선해야 하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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