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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허영과 냉소에 빠지지 않기

교컴지기 | 2015.04.21 09:06 | 조회 7901 | 공감 1 | 비공감 0

다른 이야기를 양쪽 방향에서 동시에 들었다. "운동하는 방식으로 행정을 하려 하면 안 되지요.", "운동할 때의 그 마음 잃지 말고 행정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이 두 가지의 이야기는 각기 향하는 곳은 다르지만 같은 요구이다. 이런 저런 과정을 거쳐 일(혹은 삶)의 근거지가 바뀌게 됐을 때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정체성의 혼란을 견디다가 철학자 김영민의 이야기를 떠 올린다. 

 

"나는 지금도 먼 이국에서 낭보를 띄워 주곤 했던 갈색폭격기 차범근의 활약을 기억한다. 적지(敵地)의 현장에서 온몸으로 뛰고 피하고 부딪치고 넘어지면서 이룬 그 정직한 성취를 기억한다. 말없이 정직하던 그의 근육을 기억한다. 적들을 기민하게 공대해야만 살아남는 승부의 현장 속에서 온몸으로 공대하던 그의 정직한 몸을 기억한다(공부론, 김영민, 35쪽)."

 

아이들과 했던 수업, 함께 청소하며, 무엇인가를 함께 먹던 풍경은 아직 내 맘 속에 예리하게 남아 있다. 물론 혹자는 아직 교사의 물이 덜 빠졌다고 할 수도 있겠고, 아마추어라고 핀잔을 줄 수 있을 터이다. 한편, 아이들과 지내면서 발생하는 교사의 존재론적 고통에 벌써 둔감해 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이 있다. 그러나 교사들이 경험하는 고통은 변화의 근원이자 시발점이라는 것은 잊지 않고 있다. 주말 동안 여러 통의 전화를 주고 받으면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고민해 보았다. 문제는 교사의 물이 신속하게 빠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그 실존적 호흡을 기억하는 것이다. 운동이든, 행정이든 막론하고 나의 기여로 타인의 삶을 유익하게 하는 것, 그쪽을 향하기로 한다.

 

한달 반 남짓,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다. 불철저한 업무추진 과정을 확인하고 사실판단을 해야 했던 일, 안팎으로 들려오는 이야기를 접하고 수습해야 했던 일, 말 한 마디로 가외 업무를 맡게되거나, 혹은 누군가에게 예기치 못한 에너지를 쏟게해야 하는 일 등등이 이곳 일상이다. 혁신하라고, 변화하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내 경험 속에서 구호로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또한 획기적으로 이뤄진 일치고 생명력을 가지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활 시위가 당겨진 상태에서 호흡이 멈추고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는 일, 다시 철학자 김영민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이불발(引而不發: 당기되 쏘지 않는 일)'의 경지에 드는 일일 것이며 마치 '알면서 모른 체하기' 처럼 그저 알기도 아니며 그냥 모르기도 아닌 것을 이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내공이라는 것, 지금 내가 아는 것은 그것 뿐이다. 

 

어제, 일요일 연수원에 나왔다. 더러 토요일에 출근하여 근무하는 분들이 있다. 일요일에도 출근하는 경우란 아주 급박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는 경우다. 내 경우 급박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라기보다는, 글을 써야 하는 데 필요한 문헌들이 집과 목동 연구실과 이곳 연수원에 흩어져 있는 관계로, 그리고 무엇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혼돈의 상태여서... 일단 필요한 자료들이 가장 많은 곳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어쨌든 쓸만큼 쓰고 평일 퇴근 시간 언저리에서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한 시간, 평일보다 차는 밀리지 않았지만 나에게는 몇 시간을 관통하는 잡생각이 들어왔다. 잘라 말하여 그것은 '절대 고독감' 같은 것이었는데, 앞으로 내 일의 청사진을 밝히고, 난관을 헤쳐가며 실천에 옮기는 사이, 나를 스스로 (혹은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고 다시 재충전시킬 방법이 쉽게 떠오르지 않아서였다. 고백하건대 난 상황 적응력이 빠른 편이다. 그러나 적응이 빠른 만큼 만만치 않은 존재의 쓸쓸함에 시달린다. 대개는 혼자 극복하지만 이런 경우, 태평양 한 가운데나 저 몽골의 끝이 보이지 않는 고비사막에 던져진 기분이다.

 

그동안 나를 찾았던 많은 벗들이, 나로부터 궁금증을 해소하고, 위로받고, 그것을 에너지로 문제를 해결했거나, 성실한 삶을 살고 있다는 보고를 받으면 그것으로 족했다. 그런데 정작 그것이 내 문제였을 때, 누굴 찾아야 할지 막막했다. 그동안 그래왔듯이, 교사공동체를 만들고 이끌어 올 때 그 자체가 처음이라서 어디 참고할 것도, 물어볼 사람도 없는 가운데, 내 실험이 곧 이 바닥 문법이 되었던 그 경험이 오늘 좀 더 큰 무게와 압박감으로 떡하니 버티고 있다. 

 

다만, 생각하고 경계한다. 공부 좀 했다 하여 '지적 허영과 상황에 대한 냉소'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세상 만물이 나를 중심으로 돌지 않는 다는 것을 안 것은 이미 오래 전일 터. 한낱 미물과도 섞이고 교통하여 삶이 엮어 지듯, 어려운 상황일 수록, 내 한계를 절감할 수록, 희망도 공존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무엇인가에 막히고 한계를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무엇을 극복하고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밝히는 푯대로 인식하면 될 일이다. 때로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목소리 높여 싸우거나, 그리하여 상대를 논파하여 내 의사를 관철하는 것이 중요한만큼, 주변과 호흡하고 지평을 확대하는 것이 더 잘 이기는 궁극의 문법일지도 모르겠다.

 

분주한 업무 속에 잠시 짬이 난 사이, 김영민의 공부론을 집어 들었다가 잡생각에 빠져 잡설을 늘어 놓았다. 두루 용서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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