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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모든 착각에는 근거가 있다. 그래서 무섭다.
불통
모든 착각은 근거를 가진다. 그래서 무섭다. 이 불통의 사태를 해소하는 단 하나의 방법은 자리를 바꾸어 보는 것이다.
어떤 이는 여기 제시된 그림이 소통의 필요를 강조하기 위해 동원된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실은 이 그림보다 훨씬 심각한 불통 상황이다. 이 그림은 현실을 간명하게 드러내준 것에 불과하다.
많은 사람들이 고착화된 신념, 굴하지 않는 확신을 가지고 타자를 바라본다. 이런 분들은 토론에서 이기기 위해 진심어린 노력을 한다. 왜냐하면 토론에서 승리하는 것은 의사결정 권한을 가지는 것이고 때에 따라 인적, 물적 자원을 독식하는 결과를 낳게 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토론에 능하다고 알려진 사람들의 특징은 '구분'과 '부각'이다. 상대와 나의 차이를 구분하여 명쾌하게 드러내고 상대의 취약점을 공격하며 나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방식이다. 이 경우 토론에 진 사람은 바로 승복하고 협력하는 것이 아니다. 잠시 물러나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일뿐. 그래서 지나친 확신은 독이 될 수 있다.
세상 모든 지식은 통약불가하다.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고 내 주장을 펼치기 위하여 동원되는 훼손할 수 없는 지적 정초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상대와 의견을 같이하는 부분을 합의하고, 합의할 수 없는 것들은 잠시 보류하면서 지평을 넓혀갈 뿐.
이때 필요한 것은 개방성이다. 어떤 지식도 오류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어떤 주장도 다른 주장에 의해 뒤집힐 수 있는 지식이며 그래서 늘 지식은 '잠재적' 성격을 갖는다는 것.
그래서 토론을 잘 하는 방법은, 차이를 부각하여 논파하기보다 이야기 간의 공통점을 파악하고 협력의 여지를 잘 발굴하는 것이다. 토론에서 늘 승리하지만 그때마다 사람을 잃어가는 방식으로는 지평의 확대를 기대할 수 없다.
옳다고 믿는 것을 주장하여 설득시키거나, (상대가 공부가 부족하여 이해하지 못한다고 단정하고) 계몽하려 하지 말라. 단지 견해를 밝히고 우리는 사회적 맥락에 따라 끊임없이 검증을 받는 것이고 그에 따라 다수가 합의한 지식과 정보가 좀더 일반성을 획득하며 쌓여 가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쌓인 지식도 누군가 적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지식에 의해 부정 당하거나 섞이거나 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 간다.
확신을 말하기 전에 상대의 입장에 서 보면 의외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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