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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마음에 몸을 붙이기
한동안 내비게이션을 업데이트하지 않았더니 새로 난 길에서는 내비가 길 안내를 못한다. 시간을 좀 내어 내비 지도 정보를 업데이트한 후 자동차에 올라 SD카드를 삽입하고 시동을 거는 순간, 평소 듣지 못하던 소리로 "SD 카드를 읽을 수 없습니다!"라는 음성이 나온다. 작동은 제대로 하는 것 같은데 1분마다 이 소리가 나온다.
그것도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부드러운 목소리가 아니라 기계 자체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음성으로 말이다. SD카드에 문제가 있는 줄 알고 새것을 하나 구입하여 지도 정보를 담았지만 마찬가지다. 내비를 꺼도 시동이 걸린 상태에서는 이 소리가 나오니 며칠 동안 아주 신경이 쓰여서 죽을뻔 했다.
그러니 이건 카드 문제가 아니라 내비에서 카드를 인식하는 하드웨어상의 문제라고 판단하고 소비자 상담실에 전화를 걸었더니 "블랙박스는 확인해 보셨습니까? 해당 내비는 화면으로만 안내하고 기계 자체 음성은 제공하지 않는 모델입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점심 시간에 주차장에 가서 블랙박스의 전원을 차단하고 시동을 걸어 보았다.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블랙박스에 있는 마이크로 SD카드에 문제가 있어 그곳의 안내음으로 나왔던 거다.
청년기의 전반부까지 공학도의 인생을 살았건만, 이후 교육공학을 하면서 정보기기와 친밀한 인생을 살았건만, 도대체 이런 사소하기 짝이 없는 문제조차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다니... 나름 '합리적 사고' 방법에 기대어, 해결이 되지 않을 때마다 하나씩 체크해 나가면서 원인에 근접해 나간다고 생각했는데, 참 어이가 없다.
처음 SD 카드 자체의 문제인지, 하드웨어와 버전이 맞지 않았는지, 새로 구입한 카드가 전용카드가 아니라서 그런지, 펌웨어가 업그레이드되지 않아서 그런건지 며칠간 짬을 내어 확인하면서 좁혀들어가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한 방 맞은 기분이다.
처음 내비에만 집중하여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것은, 그럴만한 상황 즉 지도를 업데이트하자마자 그 소리가 나왔으므로 그렇게 인식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런저런 조치가 거듭될 수록 해결이 되지 않았다면 바로 '사고의 확장'을 가져 왔어야 했다. 자동차에서 기계음이 방출될 수 있는 장치를 스캔했더라면 조기에 원인 파악을 했을 수도 있었다. 며칠 동안 그 신경 거슬리는 이상한 멘트를 매 일분마다 반복적으로 듣지 않았어도 될 일이었다.
그러니 우리네 인생은 얼마나 많은 경우에 '확장된 사고'로 나아갈 생각을 못하고 그저 익숙한 사고 체계 안에서 맴돌고 있을까를 생각한다. 얼마 전에도 '확증편향'이니 '선택인지'와 같은 말을 써대면서 아는 척을 한 것이 부끄럽다. 보다 넓은 시야에서 사태를 조망하는 것, 함부로 예단하거나, 무리하게 해석하려 들지 않는 것, 내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사태는 늘 있을 수 있다는 것, 생각이 막혔을 때 잠시 뒤로 물러서 주변을 살피는 것 등등 평소에 떠들어왔던 대로만 정신을 챙겼더라면 몇분 사이에 해결가능한 일을 일주일 가까이 끌었다.
반성하건대 입으로는 사유의 중요성을 떠들면서, 주변을 살피며 타인의 의견을 청취하고, 내 사고의 성장을 가져오는 지평의 확대를 주문했건만, 정작 나는 마음에 몸을 붙이지 못하는 고리타분한 심신이원론에 빠져있었던 것은 아닐까 매우 심하게 자책한다. 이 사태를 간단하게라도 정리하지 않으면 몸이 마음을 용서하지 않을 것 같아 적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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