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이가 책을 읽다가 갑자기 안압지는 언제 발굴했냐고 물었다.
음.... 갑자기 식은 땀이....
내가 아무리 역사를 가르치지만...
그건 모르겠어서...
모르는 것을 직접 찾아보는 것이 진짜 공부이니, 한번 찾아봐.
마침 브리태니커 27권이 통째로 탑재된 PMP를 사주었었다.
우성이가 찾아봤다.
별 건 없었다. 1970년대 발굴했다는 말만...
아빠에게도 안압지에 대하여 물었던 모양이다.
10월 2, 3일 연휴동안 어딜갈까? 하는 나의 질문에
남편은 우성이가 궁금해하는 안압지를 가보자고 했다.
가만히 생각하니, 나도 안압지 가본 지가 까마득했다.
이상하다.
경주의 다른 곳은 여기저기 자주 가본 것 같은데...
게으름을 피우다 2일날 느즈막히 출발했다.
야경의 안압지는 환상이었다.
난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고,
우성이는 아빠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니고 있었다.
사진을 찍다 문득 우성이를 찾아보니,
어떤 노여사가 우성이에게 안압지에 대하여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안압지의 연못은 백제의 궁남지에서 보듯,
삼국통일 후 신라가 백제에서 최고의 연못 설계자를 불러와서 한 것이고,
석축은 고구려가 삼국 중의 최고였기 때문에 고구려 최고 기술자를 불러와서 만든 것이란다.\"
설명을 끝낸 노여사는 눈부신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이 아이는 상당히 많은 것을 알고 있네요. 어디서 오셨서요?\"
\"아... 우린.... 대...구에서 왔어요.\"
\"아... 그렇군요... 정말 기특한 아이예요.\"
전후 사정을 모르는 내가 남편에게 물어보니....
\"우성이가 안압지에 대하여 나름대로 설명하는데, 정말 잘 하더라...\"
너무 역사에 편중된 것 같아서 걱정이지만, 어쩌랴...
엄마도 역사를 가르치고, 아빠도 역사선생님인 것을.... ㅡㅡ;
역사를 좋아하는 아들이 그렇게 반갑지만은 않다.
그래서 어제 과학분야에 대한 책을 30만원어치 주문해 버렸다.....ㅡㅡ;
#22
#23
#27
#28
#29
#32
#33
#34
손각대로 야경찍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더군요. ^^